2022. 10. 25. 15:56ㆍ대륙조선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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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10년 계유(1873) 5월 16일(계사) 맑음
10-05-16[12] 자경전에서 강관 김세균 등이 입시하여《시전》을 진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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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시(辰時).
상이 자경전에 나아갔다. 진강할 때에 입시하였다. 이때 입시한 강관 김세균(金世均), 참찬관 이돈하(李敦夏), 시독관 박제성(朴齊晟), 가주서 이범조(李範祖), 겸춘추 박봉진(朴鳳軫), 별겸춘추 김학진(金鶴鎭)이 각각 《시전》 제6권을 가지고 차례로 나와 엎드렸다.
..............
상이 이르기를,
“농공(農功)과 토리(土理)가 남북이 차이가 있는가?”
하니, 김세균이 아뢰기를,
“남북만 다름이 있을 뿐 아니라 산골과 평야도 다르며 바닷가는 풍토가 또 다른데, 대개 농공이 이루어지는 것이 북쪽이 조금 빠르고 남쪽이 약간 늦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평야는 토질이 비옥하고 산골은 토질이 척박하니 백성들의 고생이 의당 같지 않을 터이고, 바닷가는 만약 해일을 만나면 전혀 수확할 것이 없게 되니 어찌 고생스럽지 않겠는가?”
하니, 김세균이 아뢰기를,
“평야의 밭은 기름져서 거름을 주어 경작하기가 어렵지 않으나 산골의 밭은 높고 거칠어서 풀을 베어 기름진 토양을 만드는 데에 인력이 몇배나 더 듭니다. 바닷가는 농사짓기가 어려워 생활이 매우 형편이 없을 뿐만 아니라, 바다에 들어가 전복을 채취하는데 채취한 전복도 자신들은 오히려 먹지를 못하니 그 고생스러운 정상은 이루 말로 할 수가 없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이것이 이른바 ‘고생한 자는 못먹고 편한 자가 먹는다’는 것이다.”
하였다. 이돈하가 아뢰기를,
“일찍이 함도(鹹稻)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화곡(禾穀)과 차이가 없었으며 반드시 해변의 소금물이 들어오는 곳에 파종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 무성하게 성숙하여 그 이익이 매우 컸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참찬관은 보았는가?”
하니, 이돈하가 아뢰기를,
“신의 아비가 일찍이 인천(仁川)에 부임했을 때에 마침 연경(燕京)에 갔다가 온 사람을 인하여 이 종자를 몇 되쯤 나누어 받아서 시험삼아 포구에다 잘 파종하게 하였더니 가을에 과연 수확이 적지 않았습니다.”
하였다. 김세균이 아뢰기를,
“농사에 건파(乾播)하는 벼가 있습니다. 대개 파종을 하여 이앙을 하지 않고 풀만 제거해 주는데, 소출이 이앙하는 벼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물난리나 가뭄에 큰 피해를 입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그 전에는 모두 건파를 하였는데 이앙하는 법은 임란(壬亂) 뒤부터 시작된 것인가?”
하니, 김세균이 아뢰기를,
“전에부터 이런 말이 있었는데, 지난해에 대신이 연석(筵席)에서 아뢰어 물난리나 가뭄의 걱정을 면하기 위해 팔도에 신칙하여 건파를 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소출이 많지 않기 때문에 세상에서는 대부분 이앙을 하고 있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이앙과 건파가 어느 것이 더 나은가?”
하니, 김세균이 아뢰기를,
“건파는 가뭄이나 큰물에 큰 걱정이 없지만 곡식을 수확하는 것이 적고 김을 매는 일이 이앙보다 배나 더 힘이 듭니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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