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漢)나라 고조의 후손 중에 난(鸞)이란 자가 있고,

2022. 9. 6. 10:06고대사

 

고운당필기 제6권

일본에 유학을 전파한 왕인〔王仁〕

[DCI]ITKC_BT_1550A_0060_000_0570_2021_001_XML DCI복사 URL복사
한(漢)나라 고조의 후손 중에 난(鸞)이란 자가 있고, 난의 후손 중에 왕구(王狗)란 자가 있는데 떠돌아다니다가 백제에까지 이르렀으니, 왕구의 손자가 왕인(王仁)이다. 구소왕 때에 일본의 응신천황(應神天皇 오진 천황)이 사신을 보내어 백제에 문인을 청하자, 구소왕은 왕인을 일본에 파견하였다. 태자인 토도아랑자와 난파황자(難波皇子)가 그를 스승으로 삼아서 전적을 익혔으니 이가 일본 유풍(儒風)의 시조이다. 왕인이 난파황자가 황위에 즉위할 때에 〈난파진(難波津)〉이란 노래를 지으니 타국인으로서 화가(和歌)를 잘하였기에 사람들이 모두 특이하게 여겼다. 왕인의 후손 중에 문기촌최(文忌寸最), 파마소목(播磨少目), 무생연진상(武生連眞象)이란 자들이 있는데 모두 관직에 있었다. 일본 상정(向井) - 지명이다. - 의 북쪽에 동원대명신사(東原大明神社)라고 하는 신사가 있어서 왕인과 우두천황(牛頭天皇)을 제사하였다. 이런 기록이 일본인 양안상순(良安尙順)이 편찬한 《화한삼재도회(和漢三才圖會)》 중에 실려 있다.
왕인이 한나라 왕실의 후예로 외국의 경학 스승이 되어 유풍을 떨치고 죽어서는 사당에서 제향을 받았으니, 특이하다고 할 만하다. 그런데 그 사당에 배식하는 우두천황이라는 신(神)은 이상하다.
[주-D001] 구소왕(久素王) : 백제의 6대왕 구수왕(仇首王, 재위 214~234)을 잘못 표기한 것이다. 귀수왕(貴須王)이라고도 한다.[주-D002] 구소왕은 …… 파견하였다 : 《해동역사》에 의하면 백제에서 처음에 아직기(阿直岐)를 보내어 그가 태자의 스승이 되었는데, 아직기가 자신보다 더 훌륭한 왕인이란 학자가 있다고 고하자 일본에서 왕인을 보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주-D003] 토도아랑자(菟道雅郞子) : 토도치랑자(菟道稚郞子:우지노와키 이라쓰코)이다. 5세기 전반에 일본 제15대 응신천황과 궁주택원(宮主宅媛:미야누시 야카히메) 사이에서 황자로 태어났다. 응신 14년에 태자가 되었으나 후에 자살하였다. 제16대 인덕천황(仁德天皇:닌토쿠 천황)이 되는 난파황자의 이복형이다. 아직기와 왕인에게서 유학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