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6. 10:41ㆍ대륙조선 일반
다산시문집 제3권 / 시(詩)
홀곡행. 수안 태수에게 올리다[笏谷行 呈遂安守]
[DCI]ITKC_BT_1260A_0030_010_0990_2000_002_XML DCI복사 URL복사
언진산 산이 높고 홀곡은 골이 깊어 / 彦眞山高笏谷深
산이고 골짝이고 속은 다 황금이라네 / 山根谷隧皆黃金
모래와 물 거르면 별들이 빛나듯이 / 淘沙盝水星采現
무수한 사금들이 반짝반짝 나타나지 / 瓜子麩粒紛昭森
돈 구멍만 파고 보면 하늘 땅도 야위어지고 / 利竇一鑿混沌瘠
잘 든 도끼질 자주 하면 산신령도 쪼개지는 법 / 快斧爭飛巨靈劈
아래로 황천까지 위로는 하늘까지 / 下達黃泉上徹霄
구멍이 펑펑 뚫려 지맥이 끊어지네 / 洞穴睒睒絶地脈
살과 힘줄 다 찢기듯 골짝은 텅텅 비고 / 筋膚齧蝕交谽谺
해골 등뼈 앙상하듯 나뭇가지 비뚤어지며 / 髑髏脊䏰森杈枒
산의 정령 울어대며 나무 끝으로 오르고 / 山精啾喞著樹杪
낮도깨비 날뛰고 까마귀떼 까옥대네 / 鬼魅晝騁多啼鴉
사람백정 들고 일어나 구름처럼 모여들어 / 椎埋竊發蔚雲集
못된 것들 끌어들여 남몰래 숨겨 두고는 / 藏命匿姦潛引汲
팔천 개 구천 개나 구덩이를 파고서 / 穿窖鑿窨八九千
개미와 벌레처럼 한 고을을 이루었지 / 蜂屯蟻聚成遂邑
밤이면 떠들면서 노래하고 피리 불고 / 歌管嘲轟弄淸宵
꽃피는 아침이면 술 고기로 잔치하며 / 酒肉芬芳宴花朝
날마다 명기명창 그리로 모여드니 / 名娼妙妓日走萃
관서지방 고을들 몰골이 쓸쓸하다 / 西關郡縣色蕭條
농가에는 품팔이 갈 사람이 없어서 / 農家募雇無人應
돈 백 냥을 준다 해도 오지 않을 것이므로 / 日傭百錢猶不肯
마을은 다 깨지고 전답은 모두 묵어 / 村閭破析田疇蕪
쑥대밭 자갈밭이 되고야 말 것이네 / 蒿萊犖确成荒磴
산택의 생산물은 나라에서 관리해야지 / 山澤之利本宜榷
교활한 자 손아귀에 맡겨서야 될 것인가 / 豈令狡獪恣所專
새로 온 태수에게 백성들 기대 크니 / 太守新來民拭目
공이여 금구덩이 다 메우고 밭갈이나 독촉하구려 / 煩公夷坎塞礦催畊田
> 고전번역서 > 경세유표 > 경세유표 제7권 > 지관 수제 > 최종정보
그 사이에 편평한 언덕과 넓은 들판이 겨우 두어 곳 있고 그 나머지는 모두 광혈(礦穴)이 있는 곳이다. 강계(江界)의 은파동(銀坡洞)이 우연히 은점(銀店)이 되었으나, 남방 여러 산도 실상 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안(遂安) 언진산(彦眞山)이 우연히 금점(金店)이 되었으나, 남방 여러 산도 실상 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일찍이 곡산부(谷山府)를 다스렸는데 그 북쪽 마을 여러 산은 온통 은광(銀礦)이어서, 백성이 은덩이를 가지고 은점 설치를 청하는 자가 있었다. 내 생각에는 이미 관(官)에서 채굴하는 것이 아닐 뿐더러, 나라를 좀먹는다고 해서 채굴을 엄금하고 허가하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 성주(星州)와 창원(昌原)에는 모래를 일어서 얻는 금이 해마다 만(萬)을 헤아린다. 간사한 백성이 밤을 타 도굴하는데, 죽인다 해도 그만두지 않는다. 구리(銅)와 주석(朱錫)이 산출되는 것은 더구나 일정한 곳이 없어, 무릇 절골(折骨)된 사람이 백보(百步)를 나가지 않더라도 생동(生銅)을 캐니, 땅에 널려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나라에서 엄한 금령(禁令)을 내려 관에서 채굴하는 것도 허가하지 않는다. 그 까닭에는 몇 가지 이론이 있다. 첫째는 중국에서 알면 구색(求索)함이 끝이 없을까 두렵다는 것이고, 둘째는 무뢰배들이 모여들어서, 도망꾼을 감춰주고 간사한 자를 숨기는데, 이것들이 점점 많아지면 반란[不軌]을 도모하게 될까 염려스럽다는 것이며, 셋째는 군자의 도(道)는 이(利)를 물리치고 재물을 가벼이 여기는데, “취렴하는 신하는 도신(盜臣)만도 못하다.” 하여, 모든 사람들의 말이, “흥리(興利)하는 자는 모두 소인이다.”는 것이요, 넷째는, 놀고 있는 사람과 떠돌이 백성이 금은점(金銀店)을 의지할 곳으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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