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14. 00:10ㆍ대륙조선 일반
허백당시집 제14권 / 시(詩)
길에서 입거인을 만나다〔路逢入居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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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보지 못했는가 영호남에 인구가 넘쳐나서 / 君不見湖嶺人稠車接轂
천만 채의 가옥이 즐비하게 들어선 걸 / 比櫛魚鱗千萬屋
또 보지 못했는가 오랑캐와 인접한 국경 지역에 / 又不見龍荒朔野狄爲隣
초목만 우거지고 사람 하나 없던 것을 / 灌莽滿目空無人
동남쪽은 꽉 차 있고 서북쪽은 텅텅 비어 / 東南富實西北虛
변방 채울 사민 정책 늦출 수 없었기에 / 募民徙塞不可徐
소를 몰고 말을 타고 어린아이 둘러업고 / 驅牛乘馬聯襁褓
주현에서 밥을 대며 길 떠나게 재촉했지 / 州縣傳餐催上道
간장이 찢어질 듯 소리 죽여 흐느끼니 / 呑聲暗泣肝腸裂
이웃 사람 듣고서는 함께 오열하였었지 / 隣里聞之共嗚咽
천 리 먼 길 고생하며 황벽한 들에 와서 / 間關千里到窮郊
띠풀이랑 이엉 베어 울을 엮고 집을 지어 / 編籬作室誅蓬茅
쉬지 않고 부지런히 온갖 힘을 다 쏟아서 / 勤勞力役於其中
삼 년 동안 밭 일구며 농사일에 전력했지 / 三春畚鍤明農功
지난날의 갖은 고생 지금은 기쁨 되고 / 昔之愁苦今懽康
자루에 담던 식량 창고에 가득하니 / 昔之囊橐今囷倉
따순 옷과 배부르게 먹을 양식 갖췄는데 / 所須煖衣與飽食
무엇하러 동서남북 떠돌 일이 있겠는가 / 安用東西與南北
[주-D001] 입거인(入居人) :
조선 초기 국경 지역에 이주하여 살도록 한 백성을 가리킨다. 세종 때 새로 개척한 4군(郡)과 6진(鎭)에 하삼도(下三道)의 백성들을 이주시켰던 데서부터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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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백당보집 제3권 / 시(詩)
공조, 경조부와 함께 성안의 철거해야 할 민가를 자세히 조사하다〔同工曹京兆府看審城中可撤家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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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간인 도성 땅은 한수의 북쪽으로 / 根本神都漢水陰
청룡 백호 산이 두른 깊고도 아늑한 곳 / 山回龍虎窈而深
백 년 동안 연화 피어 대도회가 형성되니 / 百年煙火紛成聚
만 가옥에 노랫소리 종소리가 요란하네 / 萬屋歌鍾正鬧吟
번화한 저자에는 사람이 넘쳐나고 / 闤闠縱橫人似海
도로가 교차되어 땅값이 금값이라 / 街衢交錯土如金
다투어 비어 있는 땅 찾아 집을 짓고 / 爭尋隙壤開軒宇
깊은 산길 점유하여 숲 옆까지 이르렀네 / 分占幽蹊傍樹林
대궐을 내려다볼 마음 가진 게 아니라 / 不是有心臨魏闕
우연히 땅이 없어 층층 산을 끊은 건데 / 偶因無地斸層岑
어느 누가 풍수설을 제대로 알겠는가 / 誰人能解靑烏術
부질없이 흰머리를 슬퍼함이 부끄럽네 / 愧我空悲白髮簪
신체가 아직까지 건강함을 자신하고 / 自信形骸猶矍鑠
억지로 힘을 다해 험한 산에 오르노라 / 强扶筋力陟嶇嶔
중양절이 가까운데 높은 곳에 올라오니 / 重陽節近登高遠
들국화가 만개하여 마음껏 잔질하네 / 野菊花開滿意斟
친구들과 해후하여 취하도록 술 마시고 / 邂逅故人同酩酊
단란하게 둘러앉아 흉금을 터놓누나 / 團圝今日暢胸襟
공무를 빙자하여 아름다운 모임 갖고 / 却憑官事成佳會
저물녘에 거나하게 취해서 돌아오네 / 半醉歸來日欲沈
판윤 강용휴(姜用休), 좌윤 한사문(韓斯文), 참판 김군량(金君諒), 참의 민사건(閔師騫)과 함께하였다.
[주-D001] 성안의 …… 조사하다 :
이때는 성현이 한성부 판윤에 제수된 1499년(연산군5) 9월 무렵으로, 대궐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불법으로 들어선 민가를 철거하기 위해 조사에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1497년 5월과 1500년에도 정업원(淨業院) 북쪽 고개와 성균관 뒤편의 민가를 조사해서 철거하도록 조처하였던바, 대궐 뒤편 산등성에 들어선 무허가 주택은 여러 차례 문제시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燕山君日記 6年 3月 5日, 10日》
[주-D002] 부질없이 …… 부끄럽네 :
백발의 나이로 현지 조사를 나가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부끄럽다는 말이다.
[주-D003] 한사문(韓斯文) :
1446~1507. 본관은 청주(淸州), 자는 자예(子藝)이다. 익대 좌리 공신(翊戴佐理功臣) 한계희(韓繼禧)의 아들로 서천군(西川君)에 습봉(襲封)되었다.
[주-D004] 민사건(閔師騫) :
생몰년은 미상이다. 본관은 여흥(驪興), 자는 사효(思孝)이며, 부친은 민해(閔解)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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