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갓은 매미 날개보다 더 얇고 / 耽羅薄於蜩

2022. 9. 1. 17:26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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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집 4 / 영대정잡영(映帶亭雜咏)

갓을 노래한 연구(聯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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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밤에 연상각(烟湘閣) 모여 갓을 두고 시를 지었는데, () 자를 운자로 얻었다. 나이 순서로 번째 운자를 시작하기로 했는데, 나는 정사(丁巳)생이고, 청장(靑莊 이덕무 ) 신유(辛酉)생이며, 영재(泠齋 유득공 ) 무진(戊辰)생이다. 내가 마침내 먼저 시구를 불렀다.

 

포변이 주 나라 때 만든 거면 / 布弁周製歟
죽관은 한 나라 때 의식일까 - 연암 / 竹冠漢儀未
금화모는 우아한 멋 다하고 / 金華輸雅致
청약립은 시골 멋이 넘치네 - 이덕무 / 靑篛饒風味
백방립은 경아전(京衙前)의 근심거리요 / 白方畿吏愁
골소다는 고구려에서 귀하게 여겼지 - 유득공 / 骨多麗朝貴
둥근 갓양태는 부처의 광배(光背) 같고 / 旁圓佛放光
볼록한 갓모자 의서(醫書)에 그려진 위 같네 - 연암 / 中凸醫畵胃
갓을 두고 맹약한 것은 나라 사람부터이고 / 結盟越人自
갓을 씌워 싸움 금지한 기자국을 말함이라 - 이덕무 / 止鬪箕邦謂
그림쇠는 썼으되 곱자는 쓰지 않았고 / 以規不以矩
씨줄에다 또 날줄로 베처럼 짰네 - 유득공 / 有經復有緯
패랭이는 혹 이상하다 하겠지만 / 蔽陽或異件
절풍건은 점잖은 부류에 속하지 - 연암 / 折風是常彙
비 오면 쓰는 갈모는 도롱이 비슷하고 / 雨冒紙類萆
먼지 털면 휘양은 고슴도치 닮았네 - 이덕무 / 塵刷毛肖蝟
성한 갓과 찌부러진 갓은 실로 범군과 초왕 같고 / 成虧眞凡楚
좋은 갓과 거친 갓은 때로 경수와 위수 같네 - 유득공 / 精粗或涇渭
벼슬아친 뺨 왼쪽에 산호 매달았고 / 爵頰左綰瑚
선비는 턱 양쪽에 비단 끈 드리웠네 - 연암 / 儒頷雙緌緭
옻칠 말리는 건 비 오고 구름 낀 날 틈타고 / 燥髹乘雨霮
아교로 붙이는 건 불기운을 빌려야지 - 이덕무 / 緻膠藉火煟
제 혼자 단정히 쓰면 영락없는 일산이요 / 獨整儼華蓋
나란히 서게 되면 마주 대한 상위 같네 - 유득공 / 離立峙象魏
큰길에서 걸핏하면 서로 부딪치니 / 康莊動相觸
백성들 시비하느라 물 끓듯 하네 - 연암 / 黎黔鬧若沸
비스듬히 그림자 지면 피려는 연꽃 보는 / 仄影看卷荷
성글게 그늘 드리우면 그늘 우거진 팥배나무 같네 - 이덕무 / 疏陰怳棠芾
함께 식사할 땐 거치적거려 싫지만 / 共食礙堪嫌
측간에 갈 땐 벗어도 누가 비난하랴 - 유득공 / 如厠免何誹
왕기는 그림을 몹시 그르쳤고 / 王圻畵殊失
왜놈은 나무로 새기느라 힘만 빠졌네 - 연암 / 倭奴刻浪費

세상에 전하기를, 교역하던 한 왜인이 갓을 보고 좋아하면서 나무로 새겨야겠다고 여겨, 그 나라의 솜씨 좋은 장인이 나무로 새겼지만 끝내 완성하지 못했다고 한다.

반과산의 두보에겐 씌울 수 있어도 / 可加飯顆甫
상투 쫒은 위타에겐 어찌 도움이 되랴 - 이덕무 / 寧資椎髻尉
모자가 떨어진 벼슬아친 자랑할 만하지만 / 帽妥仕堪詫
비녀를 지탱할지 노인을 위로하긴 어렵구려 - 유득공 / 簪支老難慰
벽에 붙어 기대기에 불편하고 / 襯壁倚不便
문미(門楣)를 지날 땐 부딪칠까 두렵네 - 연암 / 過楣觸可畏
비구승이 쓴 건 엎어 논 사발처럼 둥글고 / 比邱圓覆盂
우바새(優婆塞) 얽어 어망처럼 엉성하네 - 이덕무 / 優婆疎結罻
좌중에 참석하면 주위를 산처럼 에워싸고 / 參座圍岌嶪
구경거리에 끼어들면 대숲처럼 무성하네 - 유득공 / 觀場簇蓊蔚
반쯤 파손된 갓을 협객은 일부러 애호하고 / 半挫俠故喜
쓰고 너무 가까이 가면 난쟁이가 꺼려하지 - 연암 / 太博矮所諱
고관은 붉은 명주실로 감아 근엄하고 / 達官儼朱線
사위는 노란 풀로 엮어 어여쁘네 이덕무 / 新壻姣黃卉
선비에겐 물총새 깃으로 만든 관이 어울리지 않는데 / 不稱士冠鷸
여자들도 비비 털로 다리를 달가워하랴 - 유득공 / 寧屑女髢狒
영달하면 종립()에다 갖신이 합당하고 / 達可鬃而鞾
궁색하면 전립(氈笠)에다 짚신이 합당하지 - 연암 / 窮可氈而屝
제주도 갓은 매미 날개보다 더 얇고 / 耽羅薄於蜩
고려 때 갓은 비취새처럼 파랗게 물들였지 - 이덕무 / 高麗染如翡
섬세한 빛깔은 아침 해처럼 눈에 가득하고 / 纖彩旭滿
둥근 그림자 정오엔 다리까지 덮치네 유득공 / 圓影午壓腓
저물녘 처마 밑처럼 거미나 하루살이가 뒤덮고 / 夕簷蒙蝣蛛
타작마당처럼 껑충대는 메뚜기를 머리에 이네 - 연암 / 秋場戴跳蜚
평평한 갓 천장은 하늘 구멍 메운 듯하고 / 平頂天穿補
검은 갓양태는 개기월식 같구나 - 이덕무 / 玄規月蝕旣
금작은 우전에게 더해졌고 / 金雀加優旃
옥로는 악의(樂毅)에게 내려졌네 - 유득공 / 玉鷺賜樂毅
이마가 꽉 조이면 죽사(竹絲)를 몸에 맞게 구부리고 / 額穹竹彎體
상투가 갑갑하면 모시로 하여 더운 기를 제거하네 - 연암 / 髻鬱紵泄氣
얼굴에 덮으면 잠시 잠을 즐길 수 있지만 / 面覆睡暫悅
옆에 끼고 담 넘자니 어찌 탄식이 나오지 않으랴 - 이덕무 / 腋挾超詎欷
먹으로 칠한 건 담제인(禫制人)을 위로하기 위함이요 / 墨塗慰服禫
은으로 꾸민 녹미 받음을 축하해서라네 - 유득공 / 銀飾賀祿餼
빨리 달리면 가는 휘파람과 서늘한 바람 일고 / 迅馳細嘯颸
갓 너머로 엿보려면 흐릿한 무늬 번지네 - 연암 / 閃睨潤纈霼
습기 찰세라 노끈으로 팽팽히 당겨 두고 / 恐濕撑繩糾
더럽혀질세라 갓집에 싸서 두네 - 이덕무 / 惜汚套匣衣
머리 뒤로 젖혀 쓰면 방탕해 보이고 / 岸腦則近蕩
이마 쪽으로 눌러 쓰면 성난 듯하네 - 유득공 / 貼額者若愾
머리 크기 다르지만 않다면 / 頭顱苟不異
친구 사이엔 빌려 줄 수도 있지 - 유득공 / 朋友可相乞

[-D001] 갓을 노래한 연구(聯句) :

유득공의 《영재집》 권1에도 같은 제목의 시가 수록되어 있는데 자구상 약간 차이가 있다. 이덕무의 《아정유고(雅正遺稿)》 권1에도 같은 제목의 시가 수록되어 있는데, 이덕무가 지은 14구만 수록되어 있으며 역시 자구상 약간 차이가 있다. 연암이나 홍대용, 이덕무 등은 갓을 쓰던 당시 풍속에 대해 비판적이었으며, 갓을 개량해야 할 것으로 보았다. 《연암집》 권15 열하일기 ‘동란섭필(銅蘭涉筆)’과 홍대용의 《연기(燕記)》 건복(巾服), 이덕무의 《앙엽기(盎葉記)》 8 입당개조(笠當改造), 입폐(笠弊), 논제립(論諸笠) 등 참조.

[-D002] 봄날 …… 불렀다. :

《영재집》에 수록된 ‘갓을 노래한 연구’의 서문은 이와 조금 다르다. 즉 “경인년(1770) 봄에 선귤당(蟬橘堂 : 이덕무의 서실)에 모여, 박연암, 이무관(李懋官 : 이덕무)과 함께 미운(未韻)을 다 써서 지었다.”고 하였다. 시구의 말미에 연암이 지은 것은 ‘燕’, 이덕무가 지은 것은 ‘懋’, 유득공이 지은 것은 ‘惠’로 표시되어 있다. 이에 따라 번역에서 각 시구 말미에 ‘燕’은 ‘- 연암’으로, ‘懋’는 ‘- 이덕무’로, ‘惠’는 ‘- 유득공’으로 보충해 두었다.

[-D003] 포변(布弁) :

상례(喪禮) 때 착용하는 것으로, 작변(爵弁)과 제도가 같으나 15승(升)의 베를 사용하며, 그 위에 환질(環絰)을 얹는다. 《禮記集說 卷48 曾子問》

[-D004] 죽관(竹冠) :

대나무 껍질이나 댓잎으로 만드는데, 사서(士庶)나 석도(釋道)가 주로 썼다. 언월관(偃月冠)과 고사관(高士冠)의 두 가지 식이 있다. 《朱子語類 卷91》

[-D005] 금화모(金華帽) :

금으로 만든 꽃으로 장식한 모자이다. 이백(李白)의 고구려(高句麗) 시에 “금화로 장식한 절풍모 썼는데, 흰말이 조금 멈칫거리며 빙빙 도네.〔金花折風帽 白馬小遲回〕” 하였다.

[-D006] 청약립(靑篛笠) :

푸른 조릿대로 만든 삿갓이다.

[-D007] 백방립(白方笠) :

방립(方笠)은 원래 서울의 아전들이 쓰던 모자로 검은색이었으나, 조선 중엽 이후 흰색으로 바뀌면서 상을 당한 사람들이 쓰는 것으로 되었다.

[-D008] 골소(骨蘇) …… 여겼지 :

골소는 고구려 때 귀인(貴人)들이 쓰던 고깔 모양의 모자로, 소골(蘇骨)이라고도 한다. 원문은 ‘骨多麗朝貴’인데, 《영재집》에는 ‘蘇骨麗朝貴’로 되어 있다. 원문의 ‘骨多'는 《주서(周書》 권49 〈이역열전(異域列傳)〉의 "骨蘇多以紫羅爲之"에서 부사로 쓰인 글자인 '多'까지 합하여 '骨蘇多'를 갓의 명칭으로 보아 생긴 오류인 듯하다.

[-D009] 갓을 …… 사람부터이고 :

《풍토기(風土記)》에 월 나라에서는 남과 처음 사귈 때의 예의로, 개와 닭을 잡아 제사 지내면서 “그대가 수레 타고 나는 갓 쓰고 있으면, 후일 만날 때 그대는 수레에서 내려 읍하라. 그대가 우산 쓰고 내가 말을 타고 있으면, 후일 만날 때 그대 위해 말에서 내릴 것이다.”라는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그 노래를 월요가(越謠歌)라고 한다. 《古詩紀 卷2》

[-D010] 갓을 …… 말함이라 :

우리나라 사람들이 싸움하기를 좋아하므로, 기자(箕子)가 우리나라에 와서 큰 갓과 긴 소매의 옷을 지어 입혀 백성들이 몸을 마음대로 활동하지 못하게 했으니, 이는 싸움을 금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盎葉記 8 笠爲雨具》

[-D011] 그림쇠는 …… 않았고 :

둥글기만 하고 모가 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장자(莊子)》 병무(騈拇)에서 천하의 사물 중에 “둥근 것은 그림쇠를 쓰지 않고도 스스로 둥글고, 모난 것은 곱자를 쓰지 않고도 스스로 모났다.〔圓者不以規 方者不以矩〕”고 한 데에 출처를 둔 표현이다.

[-D012] 그림쇠는 …… 짰네 :

원문은 ‘以規不以矩 有經復有緯’인데, 《영재집》에는 ‘怪彼倭帽兀 鄙哉滿冠緯’로 되어 있다.

[-D013] 절풍건(折風巾) :

고구려인들이 즐겨 썼던 것으로, 중국에 들어가 한위(漢魏) 시대에 유행했다. 《北史 卷94 高麗傳》

[-D014] 먼지 …… 닮았네 :

휘양은 방한용 털모자로, 연암의 양반전에 “옷소매로 휘양을 닦고, 먼지 털어 털 무늬를 일으킨다.〔袖刷毳冠 拂塵生波〕”고 하였다.

[-D015] 범군(凡君) 초왕(楚王) :

약소국인 범국(凡國)의 임금과 강대국인 초 나라의 임금처럼 형세가 판이하다는 뜻이다. 《장자》 전자방(田子方)에 초왕과 범군의 대화가 나온다. 범국은 세 번이나 망할 뻔했지만 그래도 범군은 참된 자아를 보존했는데, 초왕은 나라를 보존했어도 참된 자아를 보존하지는 못했다고 비판했다.

[-D016] 경수(涇水) 위수(渭水) :

중국의 강 이름으로, 경수는 흐리고 위수는 맑다.

[-D017] 성한 …… 같네 :

원문은 ‘成虧眞凡楚 精粗或涇渭’인데, 《영재집》에는 ‘風欹醉登峴 雪覆翁釣渭’로 되어 있다.

[-D018] 산호 :

원문은 ‘瑚’인데, 《영재집》에는 ‘珀’으로 되어 있다.

[-D019] 상위(象魏) :

고대 중국의 궁궐문 밖에 마주 보게 세운 한 쌍의 건물이다. 그곳에 교령(敎令)을 현시(懸示)했다고 한다. 《周禮 天官 太宰》

[-D020] 혼자…… 같네 :

원문은 ‘獨整儼華蓋 離立峙象魏’인데, 《영재집》에는 ‘何物人笑齊 小加史證魏’로 되어 있다.

[-D021] 비스듬히 …… 같네 :

‘그늘 우거진 팥배나무〔棠芾〕’는 《시경(詩經)》 소남(召南) 감당(甘棠)의 ‘蔽芾甘棠’이란 구절에서 나온 말이다. ‘蔽芾’의 풀이는 주석가에 따라 구구하다. 여기서는 초목이 무성해서 그늘이 짙은 모양으로 새겼다. 원문은 ‘仄影看卷荷 疏陰怳棠芾’인데, 《아정유고》에는 ‘護髮峙娑婆 俯肩蔭蔽芾’로 되어 있다. 《영재집》에는 ‘卷荷’가 ‘荷卷’으로 되어 있다.

[-D022] 거치적거려 싫지만 :

원문의 ‘堪’이 《영재집》에는 ‘似’로 되어 있다.

[-D023] 왕기(王圻) …… 그르쳤고 :

명(明) 나라 때 왕기가 편찬한 《삼재도회(三才圖會)》에 갓이 잘못 그려져 있다는 뜻이다.

[-D024] 반과산(飯顆山) 두보(杜甫) :

이백(李白)의 희증두보(戲贈杜甫) 시에 “반과산 정상에서 두보를 만났더니, 해가 정오라 머리에 삿갓 썼구려.〔飯顆山頭逢杜甫 頭戴笠子日正午〕” 하였다.

[-D025] 위타(尉陀) :

위타는 남월(南越)의 왕으로, 그 나라 습속에 따라 상투 머리를 하고 두 다리를 뻗고 앉아서 한(漢) 나라 사신 육가(陸賈)를 접견했다. 《說苑 奉使》

[-D026] 모자가 …… 만하지만 :

진(晉) 나라 때 맹가(孟嘉)가 9월 9일 중양절(重陽節)에 환온(桓溫)이 베푼 용산(龍山)의 연회에서 바람에 모자를 떨어뜨렸다는 고사를 말한 것이다. 《晉書 卷98 孟嘉傳》 그 이후 중양절에 높은 곳에 올라 모자를 떨어뜨리는 풍류가 생겨났다. 원문은 ‘帽妥仕堪詫’인데, 《영재집》에는 ‘巾妥仕頗矜’으로 되어 있다.

[-D027] 비녀를 …… 어렵구려 :

두보(杜甫)의 시 춘망(春望) 중에 “흰머리 긁적여 보니 더욱 짧아져, 전혀 비녀를 지탱하지 못하겠네.〔白頭搔更短 渾欲不勝簪〕”라고 한 시구를 말한 것이다.

[-D028] 우바새(優婆塞) …… 엉성하네 :

우바새는 속세에 있으면서 부처를 믿는 남자를 가리키는데, 거사(居士)라고도 한다. 원문은 ‘優婆疎結罻’인데, 《아정유고》에는 ‘頭陀疏結罻’로 되어 있다.

[-D029] 참석 :

원문은 ‘參’인데, 《영재집》에는 ‘赴’로 되어 있다.

[-D030] 반쯤 …… 애호하고 :

《사기(史記)》 권77 위공자열전(魏公子列傳)에 등장하는 후영(侯嬴)의 고사를 가리키는 듯하다. 후영은 비천한 문지기로서 다 떨어진 의관(衣冠) 차림으로 위 나라 공자 무기(無忌)의 수레에 선뜻 올라타고는 대연회에 참석했다.

[-D031] …… 꺼려하지 :

관장왜인(觀場矮人)이란 말이 있다. 난쟁이가 키 큰 사람들 틈에 끼여 구경거리를 보려 하나 잘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제대로 보지 못해 식견이 얕은 자를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D032] 고관은 …… 어여쁘네 :

첫째 구는 갓 중의 극상품(極上品)인 진사립(眞絲笠)을 가리키고, 둘째 구는 초립(草笠)을 말한다. 원문은 ‘達官儼朱線 新婿姣黃卉’인데, 《아정유고》에는 ‘取輕鋪玄鬃 憐細編黃卉’로 되어 있고, 《영재집》에는 ‘達官’이 ‘高官’으로 되어 있다.

[-D033] 선비에겐 …… 않는데 :

《춘추좌씨전》 희공(僖公) 24년 조에 정(鄭) 나라의 자장(子臧)이 송(宋) 나라로 달아나서 물총새의 깃을 모아 만든 관〔鷸冠〕을 쓰기를 좋아했으나, 이 소문을 들은 정백(鄭伯)이 법도에 어긋난 관을 쓴 것을 증오하여 도적을 시켜 그를 죽였다. 《춘추좌씨전》에서는 이 기사에 이어 논평을 가하면서, 《시경》 조풍(曹風) 후인(候人)의 “저와 같은 사람들은 그 옷이 어울리지 않도다.〔彼其之子 不稱其服〕”라는 구절을 인용하였다.

[-D034] 여자들도 …… 달가워하랴 :

비비(狒狒)는 원숭이의 일종으로, 머리털을 늘어뜨리고 빠르게 달린다고 한다. 《爾雅 釋獸》 다리는 여자들이 머리숱을 풍부하게 보이려고 덧넣었던 딴머리를 말한다. 또한 《시경》 용풍(鄘風) 군자해로(君子偕老)에 “검은 머리 구름 같으니, 다리를 달갑잖게 여기네.〔鬒髮如雲 不屑髢也〕”라고 하였다.

[-D035] 종립() :

말총으로 만든 갓이다.

[-D036] 전립(氈笠) :

짐승 털을 다져 넣어 만든 모자로, 벙거지라고도 한다.

[-D037] 섬세한 …… 덮치네 :

원문은 ‘纖彩旭滿眶 圓影午壓腓’인데, 《영재집》에는 ‘簪緇避漢溺 冠玉笑荊䠊’로 되어 있다.

[-D038] 거미나 하루살이 :

원문의 ‘蝣’가 《영재집》에는 ‘游’로 되어 있으나, 잘못이다.

[-D039] 금작(金雀) …… 더해졌고 :

금작은 갓 꼭대기의 장식물인 정자(頂子)의 일종인 듯하다. 《경국대전(經國大典)》에 의하면 대군(大君)은 금정자(金頂子)를 사용한다. 우전(優旃)은 진(秦) 나라의 배우인데, 우전에게 금작이 상으로 더해진 고사는 출처를 알 수 없다. 《영재집》에는 ‘우전’이 초(楚) 나라의 악공인 ‘우맹(優孟)’으로 되어 있다.

[-D040] 옥로(玉鷺) …… 내려졌네 :

옥로 역시 정자(頂子)의 일종이다. 옥로로 장식한 갓을 옥로립(玉鷺笠)이라 하는데, 장신(將臣)이 착용했다. 악의(樂毅)는 중국 전국(戰國) 시대 연(燕) 나라의 명장(名將)이다.

[-D041] 은으로 …… 축하해서라네 :

정 3 품 이상이 되면 은정자(銀頂子)로 갓 꼭대기를 장식하는 것을 가리키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