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12. 19:23ㆍ백두산
대한민국임시정부자료집 14 14권 한국광복군 Ⅴ > 『光復』第1卷 > 第1卷 第5 · 6期(1941. 8. 20)
제목 | 第1卷 第5 · 6期(1941. 8. 20) |
第1卷 第5 · 6期(1941. 8. 20)
일본은 어디로 갈것인가?
光(8월 5일)
독 · 소전쟁의 폭발은 확실히 국제대세에 일대 변화를 가져온 중대사건이다. 작년 8월 체결된 독 · 소상호불가침조약이 비정상적이었다면 이번 독 · 소전쟁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그러나 독 · 소전쟁의 폭발에 대해 세계 각국은 상당한 충격을 받았음에 분명하다. 독일과 소련 두 나라와 모두 조약을 맺고있는 일본이 받은 충격은 더욱 컷을 것이다. 독 · 소전쟁이 일본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近衛는 거의 매일 내각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정부와 대본영의 연락회의가 그치지 않았다. 그렇다고 특별한 결론이 나는 것도 없어 일본은 시종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였다. 그러다가 7월 2일 어전회의를 연 뒤에야 일본은 독 · 소전쟁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모호하게 내놓았다. 직후 松岡은 대외발표에서 “독 · 소전쟁은 양국간의 무력충돌이라 볼 수 없다. 양국간의 분쟁은 그 영향이 전 세계에 미치는 것이다. 나는 장래 일본이 극동방면에서 직접개입하게 될 초긴급한 정세가 발생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는 마치 적국의 어전회의에서 독 · 소전쟁에 참여하기로 결정하였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近衛의 연설은 비교적 애매모호하였다. “일본은 마땅히 자기의 길을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결코 타국의 행동을 따라하는 간단한 태도를 취하지 않을 것이다 …… 일본은 마땅히 자신의 역량을 기초로하고 국내의 자원에 의존해야 한다. 이외에 일본은 어떠한 믿을만한 역량이나 물질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근위 연설의 요점이다. 이는 곧 일본의 외교정책은 일본 자신의 이익을 출발점으로 하여 자주독립적인 외교를 추진할 것이며, 결코 조약의무의 속박에 매이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일본의 행동은 자유로운 것으로 삼국동맹이나 소 · 일중립협정의 구속을 받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결국 독 · 소전쟁에서 만일 소련이 실패하면 일본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소 · 일중립협정을 무시하고 북진정책을 집행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반대로 독일이 실패하여 패퇴하면 소 · 일중립협정이 규정한 의무를 이행할 수도 있다는 말인 것이다. 일본 정부당국자의 발언과 이후 적국 정부가 취한 태도를 분석해보면 7월 2일의 적국 어전회의에서는 대외방침을 확정하지 못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일본은 자국의 이익을 생각한다면 마땅히 정식으로 독 · 소전쟁에 참가하여 북진하든지 남진하든지 결정했을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들의 야심을 채우는 한편으로 축심국 동료의 기세를 살려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이미 중국침략전쟁의 소용돌이에 깊이 빠져있어 북진이나 남진 양쪽 모두 자신이 없다. 더구나 독 · 소전쟁의 앞날이 불투명하고 미국과 영국의 태도 또한 분명하게 드러나기 이전인 상황에서 일본은 정세의 변화를 관망하면서 기회를 보아 이익을 챙기려는 심산인 것이다.
독 · 소전쟁의 변화에 따라 유관 각국이 일본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때에 돌연 근위내각이 경질되었다. 개각 결과 근위의 영혼이라고도 할 수 있는 松岡이 물러나고 원래 상공대신이던 해군중장 豊田貞次郞이 외교를 관장하게 되었다. 풍전은 취임하자마자 월남을 침점하는 한편 대규모 육군을 동북으로 이동시켰다. 이는 일본이 사태의 변화를 관망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독 · 소전쟁에 정식으로 참가하는 행동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은 도대체 남북 병진하려는 것인가? 북진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남진하려는 것인가?
남양은 세계의 보고이다. 일본 해군당국은 남양을 일본의 생명선으로 간주하고 오래전부터 이른바 ‘동아공영권’의 범위에 포함시켰다. 당연히 일본은 남양을 점령하려 들 것이다. 시베리아는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일본은 바이칼호 동쪽을 완전히 장악하기 전에는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특히 블라디보스톡은 일본에게는 눈의 가시이다. 일본은 시베리아까지 ‘동아공영권’에 포함시키고 있다. 따라서 시베리아까지도 점령하려 들 것이다. 일본는 남진과 북진을 동시에 진행할 역량이 없음을 아쉬워하고 있다. 일본은 오랫동안 남양에 군침을 흘려왔으나 아직 기회를 잡지 못해 마수를 뻗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얼마 전 영국과 독일의 시리아 쟁탈전이 벌어져 독일의 세력이 지중해까지 위협하였다. 이에 일본은 기다리던 시기가 도래하였다는 환상에 빠져 마치 남양이 이미 손에 들어온 듯 좋아하였다. 그러나 청천벽력과 같은 독 · 소전쟁 발발 소식에 일본의 미몽은 산산이 부셔지고 말았다. 최근 일본은 정식으로 독 · 이의 편에 서기로 확정지은 뒤 영국과 미국을 견제한다는 명분으로 히틀러를 통해 비시정부를 압박하여 이른바 일 · 월연방협정을 체결하였다. 이후 일본은 아마 한걸음 더 나아가 버마-운남철도를 차단하도록 태국을 압박하여 중국의 대외교통선을 봉쇄하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행동의 실행여부는 전적으로 영국과 미국의 태도에 달린 것이다. 만일 영국과 미국이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면 일본은 더 이상 전진을 감행하지 못할 것이다.
현재 일본은 북진에 전혀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 소련은 제3차 5개년계획에서 극동방면에 서구 본부의 원조없이 단독으로 일본에 저항할 수 있는 강력한 국방군 건설을 결정하였다. 비록 소련의 제3차 5개년계획이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9 · 18사변 이후 소련은 극동의 방위력을 충실히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원래 계획한 바를 거의 완성하였다.
독 · 소전쟁이 시작된 이후 소련이 극동에서 빼내 서부전선에 투입한 군대는 그리 많지 않다. 일본이 진정 모험을 감행하여 북진한다면 반드시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현 단계의 정세를 관찰해 볼 때 일구는 잠시 적극적인 행위를 삼가고 영국과 미국의 태도를 살필 것이다. 그러면서 남양에 대해서는 점진정책을 취하고 다른 한편으로 북진을 준비하여 소련이 극동의 국방군을 서부전선으로 이동시킬 수 없도록 견제할 것이다. 이를 통해 일본은 독일의 소련침공을 돕고, 독 · 소전쟁의 전황에 현저한 변화가 있을 때를 기다려 소련에 침공할 것이다. 이렇게 하여 일본은 먼저 소련을 정복한 뒤 남진을 위한 철저한 준비를 진행할 것이다.
다만 현재 소련의 승패는 영국과 미국의 안위와 깊은 관계에 있다. 만약 소련이 독일과 일본에 굴복하게 되면 영 · 미는 독 · 소전쟁 이전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지금 독일은 서쪽으로부터 소련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만일 일본마저 나서 동방에서 소련을 공격한다면 영 · 미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중국이 이를 기회로 반공에 나서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일본이 남진이나 북진의 모험을 감행한다면 반드시 반침략국가의 포위공격을 받아 총체적인 붕괴에 빠질 것이다.
세계대세의 변화와 한국혁명의 재인식
金光
역사의 발전은 어둠에서 광명으로, 부자유에서 자유로, 불평등에서 평등으로, 강권세계에서 호혜평등의 공리세계로 진화하는 것이다. 역사발전의 추세에 순응하고 역사임무를 집행하는 자는 승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역사발전의 추세를 거스르는 자는 반드시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 도태될 것이다.
日寇와 독일 · 이탈리아는 모두 세계평화를 저해하는 죄악의 근원이며, 이들은 무한한 탐욕을 가진 침략국이다. 9 · 18사변 이후 세 축심국은 아시아와 유럽대륙에서 다투어 전쟁의 불길을 당기고 비열하고 치졸한 정치적 기만술과 광폭한 군사공격으로 찬란한 문명국들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저들은 폭력으로 세계의 문화와 정의를 파괴하고 전 세계를 패권통치하려 기도하고 있다. 갖가지 술수에 능하고 기회주의적 성향을 지닌 저들의 군사적 실력이 비록 대단하다고는 하지만 필경 저들은 역사발전의 추세에 어긋나는 암흑 속에 발을 디디고 있다. 역사를 거스르는 저들의 행동은 반드시 실패로 귀결될 것이다.
역사의 변화에 따라 인류의 정의와 평화를 지키려는 세력은 날로 팽창하고 있음에 비해 악랄한 침략자의 세력은 갈수록 쇠약해지고 있다. 세계의 대세는 날로 서광이 비추고 있다. 독 · 소전쟁이 발발한 이후 중 · 영 · 미 · 소의 연합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침략과 반침략의 양대 전선이 더욱 분명하게 구분되고 있는 것이다. 어느 진영이 최후의 승리를 거두게 될지는 이미 판가름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동아 피압박민족 공동의 적-일본제국주의는 중일전쟁의 수렁에 빠진데다 국제적인 반침략세력의 포위에 갇혀 궤멸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구는 일찍이 反共의 전위부대를 자임하였다. 독 · 이와 방공협정을 체결한 일구는 두 나라의 위세를 빌어 소련을 위협하고 시베리아 우랄산과 알타이산 동쪽의 토지는 모두 아시아에 속하며 일본문화를 확장할 영역이라고 공개적으로 표시하였다. 일본해군은 남양을 일본의 생명선으로 간주하고 오랫동안 남양점거를 기도하였다.
현재 일구의 짝인 히틀러는 과거에 맺은 방공협정의 기본정신을 이어받아 대거 소련을 침공하고 있다. 이는 일구가 북진하여 공동으로 소련을 제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혹은 남진정책을 실행하여 남양의 자원을 탈취하고 영 · 미 세력을 견제하여 맹우 히틀러의 소련침공에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독 · 소전쟁이 발발하자 관계국은 중립이든 비중립이든 거의 모두 태도를 분명히 하였다. 심지어는 축심국의 부용인 헝가리 · 스페인 · 루마니아 내지는 슬로바키아까지도 소련과 단교하거나 직접 참전하는 등 자신들의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공의 선봉-축심동맹의 거두인 일구는 방향을 잡지 못하고 배회하고 있다. 독 · 소전쟁이 발발한지 한 달이 다되어 가는 지금까지도 일구는 북진도 남진도 감행하지 못하고 중립을 선포하지 않은채 중립을 지키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일본은 왜 체면손상을 감수하면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일까? 현재 일구정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일구는 지난 4년간의 중국침략전쟁에서 인력 · 물력 · 재력을 거의 다 소모하였다. 국내의 공황상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북진을 감행할 힘이 없는 것이다. 만일 일구가 독 · 이 전선에 참가하는 모험의 일환으로 북진정책을 실행한다면 극동방면에서 단독으로 중 · 미 · 영 · 소 네 나라와 맞서야하는데 이는 곧 자살정책인 것이다. 남진하려 든다면 중 · 영 · 미는 물론이고 네덜란드와 전쟁을 벌여야 할 것이다.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일구가 남진을 실행한다면 일구의 해군은 태평양의 심해에 쳐박혀 영원히 햇빛을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일구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배회하고 있는 근본 원인이다.
그렇다면 일구는 시종 중립을 고수할 수 있을까? 일구가 계속 중립을 지킨다면 이는 동맹국에 대해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일구는 실제적인 정치관계와 국제환경의 영향으로 결코 축심국과의 관계를 벗어날 수 없다. 더구나 일구와 영 · 미간의 이해충돌은 더 이상 완화될 희망이 없어 보인다. 따라서 일구는 북진 아니면 남진을 감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북진이나 남진을 감행하는 순간 일구는 결국 총체적 붕괴의 길에 접어드는 것이다.
이상의 사실들로 보아 현재 이 단계는 우리 한족이 조국의 자주독립을 쟁취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이다. 만일 이 기회를 놓치게 되면 영원히 두 번째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 한국혁명 성패의 관건이 달린 이때에 즈음하여 우리는 한국혁명의 특수성과 기본조건을 깊이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하나의 공통된 목표아래 남북과 성별, 계급과 교파를 떠나 생사와 고난을 함께하며 민족의 최후승리를 쟁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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