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16. 10:52ㆍ백두산
동문선 제104권 / 치어(致語)
갑자년 임금을 맞을 때 교방의 치어[甲子年迎主敎坊致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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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金坵)
왕조에 입조하오니, 임금이 연회를 베풀어 주시고, 특히 우로의 은혜를 주시었으며, 우리 임금을 기다리다가 임금이 오시매, 우리가 다시 살게 되어, 모두 운예(雲霓 가뭄에 구름을 기다리는 것)의 희망을 위로(慰勞)하였사오니, 달리는 자 벋디디는 자 할 것 없이 춤추고 날뛰옵나이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주상 전하께옵서는 총명이 순 임금 같으시고, 지용이 탕 임금 같으시옵니다. 시기에 응하시어 계통을 여시니, 확실히 세상 어거하는 규범을 세우시옵고, 화호(和好)를 이어 백성을 쉬게 하시니, 깊이 이웃나라와 사귀는 도리를 얻었사옵니다. 옛날 청궁(靑宮)에 계실 때 몸소 조빙과 조근(朝覲)의 예를 닦으시와, 지금 왕위에 오르시매, 또 조칙으로써 부르심을 받으시었습니다. 그때에 조정의 의론이 시끄러웠고, 국민 대중의 감정이 흉흉하고 두려웠사옵니다만, 마음으로부터 과단을 내리시어, 조정의 계통을 크게 연장시켰습니다. 상설(霜雪) 만리의 길을 가시는 수고로움을 꺼리지 아니하시고, 풍운(風雲)이 마당에 가득 찬 모임에 나아가셨습니다. 이미 보시고 이미 보이심에 화한 얼굴 보시기를 금슬(琴瑟)과 같이 하시고, 무엇을 주실꼬, 무엇을 주실꼬 하여 후의를 가시시고 폐백으로써 드리었습니다. 정자에 올라가고 관에 머무르시며 길을 가심에 있어서 계칙(戒飭)함과 희생(餼生)과 대뢰(大牢)와 연기(演伎)의 즐거움도 이바지하는 것 같은 데 이르러서는 만상(萬狀)의 변화를 다하고, 일심의 좋은 것을 극진하게 하시었습니다. 예악으로써 보내 주시어 특수한 은총을 받으시고 돌아오며 화친하기로 약속하시고 태평을 이끌고 문득 이르러 오시니, 일이 천고에 이보다 더 큰 것이 없으시고 공이 백왕보다 더 높은 이가 없었나이다. 오직 인각(麟閣 공신의 그림 거는 각)의 대공신이요, 바로 봉지(鳳池 재상의 칭호)의 현상국(賢相國)이옵니다. 한 덕이 일찍이 하늘이 주심에 맞사옵고, 만기(萬機 만 가지 틀) 모두 성모(聖謨)에 합하였나이다. 군국의 부침이 가볍지 아니하오나, 교조(敎條)를 품하여 지키시옵나이다. 승여(乘輿)의 행차가 이미 돌아오심에 신기(神器)를 받들어서 맞이하옵나니, 어찌 힘쓰기를 전에 없게 한 것으로 그칠 뿐이겠나이까. 정성 다하기를 윗사람 받드는 데에 쏟고자 하였사옵니다. 이제 공을 같이한 무리와 같이, 삼가 님 맞는 의식을 닦으시옵니다. 붉은 멧부리와 푸른 멧부리에 태양 아래 오색의 비단 산이 솟아나옵고, 취화(翠華)ㆍ황옥(黃屋 전출)은 구름 사이로 옥련(玉輦)이 돌아옵나이다. 원란(鴛鸞 좌우의 보필)이 앞에서 인도하고 뒤에 따르오며, 비호(貔虎 무신)가 왼편에 둘러 있고, 오른편을 옹호하옵나이다. 생가(笙歌) 소리가 땅에 끓어오르니, 환성이 나라에 가득하옵고, 관민이 거리를 덮었으니, 기쁜 기운이 하늘에 떠오르나이다. 아(於戯 오호), 가실 제는 백 가지 근심을 가지고 가옵더니, 오실 제는 만 가지 경사를 이루시옵니다. 만일, 전날에 일찍이 도유(都兪 도와 유는 임금이 신하에게 “옳다, 좋다.”고 대답하는 말)에 합하지 못하였더라면, 어찌 오늘 아침에 이 같은 쾌활함을 얻을 수 있었겠나이까. 오로지 성현이 동시에 나오심은 본래부터 천지에서 서로의 기약에 말미암는 것이옵니다. 저희들은 고사(姑射 신선이 사는 산 이름)로 집을 하옵고, 봉래(蓬萊 신선이 사는 곳)에 짝을 맺음이오라. 위열(威列)이 그전 세대로부터 따져 보아도 아직 이와 같이 크게 들림이 없은 줄을 멀리서 아옵니다. 간절하게 아름다운 바람을 마시고 미미하온 재주를 바쳐 함께 나아가고자 하옵니다. 손뼉 치고 날뛰는 기쁨을 이기지 못하와, 우러러 가요를 드리옵나이다.
우리 님이 일찍이 창생을 살리기 위하여 / 我王曾爲活倉生
친히 용사(새외(塞外)의 땅) 지방에 몸을 굽히시어, 만리 행차를 하셨네 / 親屈龍沙萬里行
북극의 풍운에 처음으로 조회에 나아가시니 / 北極風雲初啓會
동방의 일월이 다시 밝음을 되찾았네 / 東方日月更廻明
생가 소리 나라에 가득 차 기쁨을 드리옵는데 / 笙歌滿國呈新喜
조신들이 조정에 달려가 태평을 하례하옵니다 / 劍佩趨朝賀大平
공신을 청하여 보시고, 아름다움을 돌리는 곳에 / 請見功臣歸美處
산도 만수를 머금어 솟기를 우뚝이 하네 / 山含萬壽湧崢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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