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16. 10:58ㆍ대륙조선 일반
동문선 제83권 / 서(序)
중추회음 서(中秋會飮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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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林椿)
6월이 끝나고 7월이 시작되면, 덥고 신선한 기운이 서로 알맞게 된다. 그러므로 8월 보름을 택하여 구경에 대한 일을 닦아 온 지가 오래였다. 이백(李白)이 친구 장위(張渭)와 더불어 낭관호(郞官湖)에 노닐었고, 임온(林薀)이 구양첨(歐陽詹)과 더불어 장안(長安)에서 구경하였는데, 건원(乾元)ㆍ정원(貞元) 연간을 지난 후로 구경하는 일이 폐지된 것이 거의 5ㆍ6백 년이 되었다. 지금 중추(中秋)를 하루 앞두고 이담지(李湛之)군이 내게 보낸 편지에 이르기를, “나는 오늘 저녁을 이용하여 술을 걸러서 밝은 달에게 권하고, 다시 우리 집안의 고사(故事)를 닦기로 했는데 그대는 제남(濟南)의 후손이 아닌가. 어찌 그 정을 잊을 수 있는가.” 하므로 나는 흔연히 달려가서 그와 함께 높은 누에 올라 술상을 나누고 시가(詩歌)를 읊조려 회포를 풀며, 간혹 농담도 하며 인간의 일이라곤 한 마디 말도 않은 채 밤 오경(五更)에 이르러 파했다. 아, 우리 두 집 자손이 이미 오랫동안 유락(流落)되어, 맑은 가을의 저 밝은 달로 하여금 버린 물건이 되게 하였는데, 이제야 비로소 옛일을 계승하여 따르게 되었으니, 만약 이 모임을 적어 두지 않는다면, 후일에 우리 집안이 풍월(風月)을 좋아했다는 것을 아는 자가 세상에 몇사람이나 있겠는가. 드디어 각각 시 한 편을 지어 옛날의 일을 노래하게 되었다.
[주-D001] 우리 집안의 고사(故事) :
이백과 임온(林薀)이 달구경하던 고사라는 말이다. 여기 ‘우리 집안’이란 말은 이담지(李湛之)는 이씨이므로 이백의 후손이 된다는 말이다.
[주-D002] 제남(濟南)의 후손 :
임온은 제남사람이므로 임춘을 임온의 후손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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