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4. 14:41ㆍ대륙조선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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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루(萬景樓) ○ 진감(陳鑑)의 시에, “홀로 높은 누에 올라 경기(京畿)를 바라보니, 만공(滿空)에 차가운 안개 나그네 옷 적셔주네. 만 그루 송음(松陰)의 푸른 언덕 희미하고, 사면의 성문은 푸른 산을 굽어보네. 사람은 산을 향해 송아지를 타고 가고, 중은 나루터로 시주 양식 얻어 돌아가네. 오운(五雲 임금이 있는 곳)은 어디메인가 머리를 들어 보니, 조수 떨어진 맑은 물에 백조가 날고 있네.” 하였다. ○ 이극감(李克堪)의 시에, “높은 누각 우뚝하게 하늘에 솟아 있어, 멀거니 홀로 서 있으니 석조(夕照) 비쳐 붉었어라. 고구려와 백제가 이 안에서 싸웠으며, 수당(隋唐)의 침략도 이제는 담소(談笑)로다. 그림 난간 굽어보니 천 이랑에 기장이요, 작은 배 끌려감은 만리에 부는 바람. 사해(四海)가 한 집이라 지극한 평화 맞았으니, 산하(山河)가 백천 겹인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하였다. ○ 장녕(張寧)의 시에, “강상에 높은 누각 속기를 떠났건만, 첫 봄에 날 때는 듣지도 못하였네. 바람 구름 언덕 골이 높고 낮게 보이고, 초목과 인가는 멀고 가까이 나뉘어 있네. 낮 부엌에는 차(茶) 연기 면면하고, 네모진 연못에는 복숭아 꽃 이렁이렁. 사신(使臣)의 자순(咨詢)은 이미 모두 마쳐 돌아갈 길 바쁘고, 아롱진 난간에 기대보니 날 또한 저물었네. ○ 아홉 하늘 서쪽 가면 그곳이 황기(皇畿)인데 만경루(萬景樓) 안에 들어 잠시 옷을 풀어보네. 하늘은 먼데 강은 흘러 어디메서 다하는고, 봄 깊어 시흥(詩興)은 근래에 드물었네. 노래 소리 개포를 건너 졸던 백구 일어 날고, 소나무 그림자 바람 맞아 춤추는 학 돌아가네. 철 만난 물건 풍성하지 못하여 맑은 완상(玩賞)도 지쳤노라. 마지못해 돌아보니 백운(白雲)이 날아 있네.” 하였다. ○ 진가유(陳嘉猷)의 시에, “주(州)의 성 꾸불꾸불 맑은 강 바라보니, 백성들 집 다닥다닥 젖은 연기 일어나네. 몇 리(里)에 줄지은 소나무 푸르러 해 빛을 가리고, 사방의 푸른 산빛 하늘에 연이었네. 이 지방 방언은 민남(閩南) 지방 비슷하고, 논의 벼는 제우(淛右 절강성(浙江省) 서쪽 지방)의 논 닮았네. 이역(異域) 풍광이 중국과 같으니, 임금님 은혜는 곧장 해동(海東)의 구석까지 입고 있으리라. ○ 누각 밖 연기와 아지랑이 푸른 기에 젖어 있고, 지저귀는 새 소리 고요한 속에 들려 오네. 계단에 비친 풀빛 봄이 와 푸르고, 길에 둘린 솔 순은 비 와서 선명하네. 황학은 돌아오지 않고 구름만 아득한데, 백구는 날아가서 물결만 출렁이네. 한 단지 술로는 등림(登臨)한 흥 다하지 못하니 앞 산에 지는 저녁놀을 어찌 하랴. ○ 층층의 난간을 옮겨 기대어 황기(皇畿)를 바라보니, 산의 푸른색은 나그네 옷 물들이네. 백으로 지저귀는 새벽 꾀꼬리 노래 들리고 밖에는 꽃 느릿느릿, 만가(萬家)의 봄 나무는 우중(雨中)에 희미하네. 바람의 들노래는 초부(樵夫)가 나루를 건넘이요, 들보에서 떨어지는 진흙 향기는 제비가 돌아온 것일세. 임금과 부모 생각 언제나 있는 것이, 한 조각 구름에도 고향 생각 일어나네.” 하였다. ○ 기순의 시에, “눈[六花]이 아롱지게 안주(安州)에 두루 내려, 흥겨워 다시금 만경루에 오르네. 천리 강산은 온통 은세계요, 사방의 빙옥(氷玉)은 도랑과 들에 걸려 있네. 빛이 뜰에 드니 먼저 새벽을 알려 주고, 윤택한 기운 밭고랑에 스몄으니 풍년을 예상하네. 성스러운 세상 화기가 흡족하니, 하늘의 은혜는 해동(海東)까지 미쳐 있네. ○ 당년의 걸출한 집 분애(氛埃) 밖에 빼어나고, 종적(蹤跡)은 아직 남아 예전대로 들려오네. 멀고 가까운 인가의 연기 성벽으로 끊겨 있고, 높고 낮은 밭 이랑은 길을 고루 나누었네. 푸르게 북새(北塞)에 이어진 천 봉우리 묘연하고, 푸른 물결 동해에 일어 큰 물이 넘실넘실. 어찌 겨를 얻어 자주 이곳에 와서, 서로 만나 시주(詩酒)로서 아침 햇빛 즐겨볼까. ○ 나그네 길 서쪽으로 가 경기(京畿)를 가리키고, 삼월(三月)의 이역(異域)에서 옷 아직 못 받았네. 요동(遼東) 동쪽 늦은 산은 비를 맞아 푸르고, 계주(薊州) 성문 봄 나무는 연기 머금어 희미하네. 인정은 승경(勝景)을 즐겨 두 눈동자 탁 트이고, 시(詩)는 행낭(行囊)에 들어와 만상(萬象) 그려 돌아가네. 신선의 학 돌아오지 않아 천지는 늙어가고, 흰 구름 하염없이 옛 처마 곁을 나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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