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지(泥生地)는 포구의 물이 범람 지경을 무너뜨리고 침범한 개펄이 거꾸로 날마다 쌓이게 된 곳이었습니다.

ⓒ 한국고전번역원 | 김기빈 (역) |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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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2년 을축(1865) 8월 29일(신유) 맑음

02-08-29[09] 평택 포구에 갯벌이 생기는 곳을 평택으로 되돌려 소속시키는 일의 거행 여부를 알아서 들이라는 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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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하기를,
“전에, 평택(平澤) 포구에 물이 나간 뒤에 갯벌이 생기는 곳을 옛날 경계대로 평택에 되돌려 소속시키도록 하는 일로 하교하였다. 그런데 아직도 계문하는 일이 없으니, 그간의 거행 여부를 다시 정부로 하여금 관문(關文)을 보내 알아서 들이도록 하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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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2년 을축(1865) 5월 4일(무술) 맑음

02-05-04[42] 본부 경내의 이생지를 도로 평택에 소속시키는 일에 대해 재처해 줄 것을 청하는 행 판중추부사 이유원의 상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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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 판중추부사 이유원(李裕元)이 상소하기를,
“삼가 아룁니다. 신이 세상에 보기 드문 은총을 후하게 입고 분사(分司)의 직함을 특별히 제수받았으므로 하늘처럼 끝없는 그 은혜에 그지없이 감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임한 이래로 신경을 쓰고는 있으나 부서(簿書)나 군영의 규례에 대해서도 아직껏 완전히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으니, 폐단을 바로잡는 일은 더더욱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래서 평상시에도 늘 걱정되고 두렵기만 하여 어느 때이고 대죄(待罪)하는 심정 아닌 날이 없습니다.
그런데 방금 정부에서 관문(關文)을 내려 보낸 것을 삼가 살펴보건대, 본부(本府) 경내의 이생지(泥生地 홍수로 진흙이 덮인 곳)를 도로 평택(平澤)에 소속시킬 일로 전교를 받아 행회(行會)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일이야말로 본영(本營)으로서는 지극히 중대한 관계가 있는 문제인 만큼 이에 대한 전말(顚末)을 빠짐없이 진달하여 성상께서 밝히 아시도록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과거 우리 정묘조(正廟朝) 때에 본부의 군민(軍民)이 비참한 생활을 하는 것을 깊이 유념하여 내탕전(內帑錢)을 가지고 연해(沿海)에 각 둔전(屯田)을 설치한 뒤, 혹은 분시(分寺)에 소속시키기도 하고 혹은 장리(將吏)의 양식을 대 줄 자본으로 삼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이러한 내용을 의궤(儀軌)와 영안(營案)에 수록해 놓고 지금까지 70여 년에 이르도록 바꾸는 일이 없이 깍듯이 지켜오고 있는데, 숙성(宿城)의 둔전도 바로 그 중의 하나입니다.
본부의 숙성면은 평택(平澤) 및 직산(稷山) 두 고을과 경계를 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지난 무오년에 본영 및 총융청의 돈 3천 8백 냥과 장리(將吏) 등이 추렴한 돈 4천 9백 70냥을 가지고 평택과 경계를 정하여 타량(打量)한 뒤 포락처(浦落處)를 논으로 바꿔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장부 안에서 14결(結)을 떼내어 해현(該縣)에 지급했고, 25석(石)짜리 10두락(斗落)을 총융청에 떼주었으며, 그 밖의 것은 영부(營府)에서 지방(支放)하는 수요에 충당키로 하였습니다.
그 뒤 지난 경인년에 수단(繡單)에 따라 각각 그 지방관으로 하여금 다섯 둔전을 척량(尺量)하게 하였는데, 소위 갑자년 뒤의 이생지(泥生地)라고 하는 것은 바로 포구(浦口)의 물이 범람한 나머지 본부의 지경을 무너뜨리고 침범한 개펄이 거꾸로 날마다 쌓이게 된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의 수신(守臣) 홍희준(洪羲俊)이 본부의 구토(舊土)를 추심(推尋)하여, 다른 지방의 경계를 침탈한 것이 원래 아니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계문(啓聞)한 결과 곧바로 그 일을 다시 중지시키도록 하였었습니다.
그러다가 기미년에 또 정부의 관문(關文)에 따라 도신(道臣)과 수신(守臣)이 별도로 차원(差員)을 정한 다음 일체 양안(量案 토지 측량 대장)을 기준으로 하여 소상히 구별해 내었는데, 당시 고(故) 상신(相臣) 임백경(任百經)이 이 책임을 맡고서는 지지난 을묘년에 판하되었던 문적(文蹟)을 근거하여 묘당에 품정(稟定)하면서 옛 규정을 다시 밝혔던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각 둔전의 전후에 걸친 사실로서 금석처럼 없어질 수 없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지금 만약 장부에 속하지 않은 주인 없는 토지라 하여 평택에 붙여 준다면, 저들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얻게 되는 반면 우리는 죽도록 애쓴 보람이 없게 될 뿐만이 아닙니다. 또 더구나 당초 경계를 정할 때에 해현(該縣)에서 스스로 수긍하고 정했던 사실이 손바닥을 가리키는 것처럼 명백하니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지금 만약 몇 결(結)을 떼어 주기로 한다면 원래 결수(結數)에 따라 조세(租稅)를 매기기로 한 뜻이 못 된다 할 것입니다. 본 둔전으로 말하면 바다와 접하고 있는 관계로 짠 바닷물이 솟아나기 때문에 농사에 의지하며 사는 백성들이 모였다 흩어졌다 하는 등 일정하지 않으며, 본영(本營)에서 거두어들이는 것도 농사 형편에 따르는 데 지나지 않을 뿐이어서 세금을 매기는 것도 줄어들었다가 불어났다가 일정하지가 않으니, 떼어 준다는 것은 실로 만전의 계책이 되지 못한다 하겠습니다.
또 만약 그 토지 전체를 영원히 소속시켜 주기로 한다면, 이는 평택현 하나를 위해서 군영의 둔전 하나를 떼어 주는 것이 되니 전혀 의리가 없는 일이 될 뿐만이 아니라, 직산(稷山)과 아산(牙山) 등 다른 현에서도 줄을 이어 다시 문제를 일으키는 등 잠잠해질 날이 앞으로 없게 될 것입니다.
품복(稟覆)하여 내린 결정에 대해서 신이 어찌 감히 당돌하게 나서서 번거롭게 떠들면서 나라의 결전(結田)의 중대함을 생각하지 않기야 하겠습니까. 다만 이곳으로 말하면 더 이상 세금을 물릴 수 없는 점에서 사패(賜牌)한 토지와 성격이 다르지 않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니 어찌 하늘처럼 인자하게 내려 주신 은총을 스스로 막아 나서면서 사실에 입각해 호소해야 하는 도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삼가 원하옵건대 성상께서는 동조(東朝)에 품하시어 속히 재처(裁處)해 주소서. 그리하여 옛 규정이 훼손되지 않음으로써 군민(軍民)이 보전될 수가 있게 된다면 더 이상의 다행이 없겠습니다.……”
하니, 답하기를,
“상소를 보고 경의 간절한 마음을 잘 알았다. 이는 그야말로 경상(經常)의 도를 지키려는 뜻에서 나온 논의이니, 어찌 도로 중지시키고 싶지 않겠는가. 다만 평택으로 말하면 바다에 접해 있는 조그마한 고을이다. 이번 일의 내력이 어떠한지는 따질 것 없이 진(晉) 나라나 초(楚) 나라와 같이 큰 지역에서 등(滕) 나라나 설(薛) 나라처럼 작은 지역에 떼어 주는 것도 만백성을 똑같이 보는 조가(朝家)의 정사로 볼 때 해가 될 것은 없을 것이다. 경은 이 점을 이해하고 부디 고집을 부리지 말라.”
하고, 이어 김태욱에게 전교하기를,
“이 비답을 사관(史官)을 보내어 전유(傳諭)하도록 하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