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19. 17:26ㆍ백두산
사가시집 제3권 / 시류(詩類)
세종대왕(世宗大王)의 만장(挽章) 6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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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의 국운은 구가가 복종하였고 / 夏祚謳歌協
요는 역수가 돌아감을 감탄했네 / 堯咨曆數歸
건룡이 자리에 나아감으로부터 / 乾龍初在位
밝게 살핌이 정히 거듭 빛났기에 / 離照正重輝
국운은 천 년의 태평을 접하였고 / 運接千齡泰
공은 백대의 으뜸으로 추앙되었네 / 功推百代巍
어찌 알았으랴 문득 말명을 듣고 / 何知聞末命
슬피 사모하여 눈물을 뿌릴 줄을 / 哀慕涕交揮
정일함은 천인의 학문이거니와 / 精一天人學
서로 전한 건 옛 성인의 마음이라 / 相傳古聖心
어진 이 구하여 자주로 전석하고 / 求賢屢前席
간언 들이고자 스스로 맘 비웠네 / 納諫自虛襟
노인 공경함은 다 효를 인하였고 / 敬老皆因孝
형법 밝히는 덴 공경뿐이었으니 / 明刑只在欽
우리 삼한 땅 천만세에 이르도록 / 三韓千萬世
그 은택이 인심에 깊이 새겨지리 / 流澤入人深
공검으로 안일치 않은 데 처하고 / 恭儉居無逸
시종여일 근심하고 근로하면서 / 憂勤有始終
향기로운 제수로 엄숙히 제사하고 / 苾芬嚴祀事
농사일을 친히 하기도 하였네 / 稼穡卽田功
하우씨의 공부는 규모가 커졌고 / 夏貢規模大
우순의 소와는 제작이 같았으니 / 虞韶制作同
찬란한 역사의 기록들이 / 煌煌太史筆
모두 전모 속에 들어 있고말고 / 都在典謨中
한 시대에 인문은 찬란해졌고 / 一代人文煥
천 년 만에 아송 또한 밝아졌네 / 千年雅頌明
국가간 교류는 신의를 돈독히 했고 / 交鄰敦信義
대국을 섬김엔 충성을 다했거니와 / 事大盡忠誠
지리는 주 나라 강토를 회복했고 / 地理周疆復
기형은 순 임금 책력을 이루었으니 / 璣衡舜曆成
한갓 십자의 시호 올린 것만으론 / 徒崇十字號
성덕을 끝내 이름하기 어렵고말고 / 盛德竟難名
친목하는 덴 인자한 은혜가 컸고 / 親睦仁恩大
재기한 데서 성효는 우뚝하였네 / 齊虁聖孝巍
종족의 지손은 백세에 융성하고 / 宗支百世盛
하나의 화악루는 서로 빛났도다 / 花萼一樓輝
지극한 정치 삼십 년을 넘어서는 / 至治臨三紀
만기를 싫어하여 신선이 되시니 / 仙游厭萬機
상심되어라 옥좌를 바라보니 / 傷心瞻玉座
다시는 천위를 뵐 수 없게 되었네 / 無復望天威
좋은 계책을 사왕에게 전하시고 / 貽謀傳嗣聖
궤에 기대 정미한 말씀 끊어지니 / 憑几絶微言
금등의 길한 점을 쳐보지 못하고 / 未卜金縢吉
갑자기 옥책의 존호를 올리다니 / 俄崇玉策尊
출발하는 상여에 바람은 처량하고 / 風悲仙馭動
백관의 상복 위에 달빛은 차가워라 / 月冷縞儀奔
오랫동안 시종신으로 있었는데 / 侍從經帷久
이젠 성은에 보답할 길이 없구나 / 無由報聖恩
[주-D001] 하(夏)의 …… 복종하였고 :
맹자(孟子)가 이르기를, “하 나라 우 임금이 현신 익을 하늘에 천거한 지 칠 년 만에 붕하자 삼년상을 마치고는 익이 우 임금의 아들인 계를 피하여 기산의 북쪽에 가서 숨어 있었더니, 조회하고 송옥하는 자들이 익에게 가지 않고 계에게 가면서 말하기를 ‘우리 임금의 아들이다.’ 하고, 덕을 노래하는 자들도 익을 노래하지 않고 계를 노래하면서 말하기를, ‘우리 임금의 아들이다.’ 했다.〔禹薦益於天七年 禹崩 三年之喪畢 益避禹之子於箕山之陰 朝覲訟獄者不之益而之啓曰 吾君之子也 謳歌者不謳歌益而謳歌啓曰 吾君之子也〕” 한 데서 온 말로, 전하여 직접 부왕(父王)의 자리를 이었음을 의미한다. 《孟子 萬章上》
[주-D002] 요(堯)는 …… 감탄했네 :
요 임금이 이르기를, “아, 순아, 천운의 역수가 네 몸에 있게 되었으니, 진실로 중도를 지키거라. 그렇지 못하여 사해가 곤궁해지면 하늘의 복록이 영원히 끊어지리라.〔咨爾舜 天之曆數在爾躬 允執其中 四海困窮 天祿永終〕” 한 데서 온 말로, 이는 곧 전왕(前王)으로부터 선위(禪位)를 받았음을 의미한다. 《論語 堯曰》
[주-D003] 건룡(乾龍)이 자리에 나아감으로부터 :
《주역》 건괘(乾卦)에, “구오는 용이 날아서 하늘에 있는 것이다.〔九五 飛龍在天〕” 한 데서 온 말로, 전하여 제왕(帝王)의 자리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
[주-D004] 말명(末命) :
임종(臨終)의 유언(遺言)을 말한다. 《서경》 고명(顧命)에, “위대한 임금님께서 옥궤에 기대어 말명을 말씀하사, 너에게 명하여 문왕과 무왕의 교훈을 잇게 하셨다.〔皇后憑玉几 道揚末命 命汝嗣訓〕” 하였다.
[주-D005] 정일(精一)함은 …… 마음이라 :
정일은 요(堯), 순(舜), 우(禹)가 서로 전수한 심법(心法)으로서, 즉 요 임금은 순 임금에게 선위(禪位)할 때에 “진실로 그 중을 잡으라.〔允執其中〕” 하였고, 순 임금은 우 임금에게 선위할 때에 “인심은 오직 위태롭고 도심은 오직 은미하니, 오직 정밀하고 전일하게 하여 진실로 그 중을 잡으라.〔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 한 것을 이른 말이다. 여기의 천인(天人)은 곧 제왕(帝王)을 가리킨다.
[주-D006] 전석(前席) :
한 문제(漢文帝)가 일찍이 한밤중에 가의(賈誼)를 선실(宣室)로 불러 귀신(鬼神)의 근본에 대하여 묻자, 가의가 그 소이연(所以然)을 갖추 아뢸 적에 문제가 몹시 흥미를 느낀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가의의 앞으로 자꾸만 다가앉았던 데서 온 말로, 전하여 임금이 신하의 말을 경청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D007] 공검(恭儉)으로 …… 처하고 :
주공(周公)이 성왕(成王)에게 훈계하기를, “아, 군자는 안일하지 않는 것을 처소로 삼는 것입니다. 먼저 농사일의 어려움을 알고 나서 안일하면 백성들의 의지하는 바를 알 것입니다.〔嗚呼 君子所其無逸 先知稼穡之艱難 乃逸則知小人之依〕” 한 데서 온 말이다. 《書經 無逸》
[주-D008] 농사일을 …… 하였네 :
주공이 훈계하기를, “문왕께서는 허름한 옷을 입고 백성을 편히 해 주는 일과 농사일을 하셨습니다.〔文王卑服 卽康功田功〕” 한 데서 온 말이다. 《書經 無逸》
[주-D009] 하우씨(夏禹氏)의 …… 커졌고 :
하우씨가 처음으로 중국 천하의 토지(土地)에 공부(貢賦)의 차등을 정했던 데서 온 말로, 여기서는 곧 조선 세종(世宗)이 국토(國土)를 개척하여 넓힌 것을 의미한다. 세종은 일찍이 서북(西北) 방면의 여진족(女眞族)을 막기 위하여 압록강(鴨綠江) 상류에 여연(閭延), 자성(慈城), 무창(茂昌), 우예(虞芮)의 사군(四郡)을 설치하였고, 또한 동북 방면의 여진족 내침에 대비하여 두만강(豆滿江) 하류에 종성(鐘城), 온성(穩城), 회령(會寧), 경원(慶源), 경흥(慶興), 부령(富寧)의 육진(六鎭)을 설치했었다.
[주-D010] 우순(虞舜)의 …… 같았으니 :
소(韶)는 순(舜) 임금의 음악 이름으로, 즉 정악(正樂)을 의미하는데, 세종이 일찍이 박연(朴堧)에게 명하여 아악기(雅樂器)를 개조해서 고래(古來)의 아악(雅樂), 당악(唐樂), 향악(鄕樂)의 모든 악기(樂器), 악곡(樂曲), 악보(樂譜) 등을 정리하게 한 것을 이른 말이다.
[주-D011] 전모(典謨) :
옛 성현(聖賢)들의 훈계(訓戒)하던 말로, 《서경》 요전(堯典)ㆍ순전(舜典)ㆍ대우모(大禹謨)ㆍ고요모(皐陶謨)ㆍ익직(益稷) 등편의 글을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곧 세종의 언행(言行)을 전모에 비유한 것이다.
[주-D012] 인문(人文) :
시서 예악(詩書禮樂)의 교화(敎化)를 말한다.
[주-D013] 아송(雅頌) :
《시경》의 대아(大雅), 소아(小雅)와 주송(周頌), 노송(魯頌), 상송(商頌)을 가리킨 것으로, 아는 조정(朝廷)의 아악(雅樂)이고, 송은 조선(祖先)의 공덕(功德)을 찬양하는 종묘악(宗廟樂)이므로, 전하여 여기서는 조정과 종묘에 쓰는 정악(正樂)을 의미한다.
[주-D014] 지리(地理)는 …… 회복했고 :
세종의 국토(國土) 개척을 두고 한 말이다.
[주-D015] 기형(璣衡)은 …… 이루었으니 :
기형은 《서경》 순전(舜典)에 나오는 선기옥형(璿璣玉衡)의 약칭이다. 이는 곧 천체(天體)를 관측하는 데 쓰는 기계로서, 즉 구형(球形)의 표면에 일월성신(日月星辰)을 그려 사각(四脚)의 틀 위에 올려놓고 이를 회전시키면서 천체를 관측했던 것인데, 여기서는 곧 세종이 천체를 관측하는 데 쓰는 혼천의(渾天儀), 혼상(渾象), 앙부일구(仰釜日晷) 등 다수의 기계를 제작한 것과,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 《칠정산외편(七政算外篇)》 등의 역서(曆書)를 편찬한 것을 가리켜 한 말이다.
[주-D016] 십자(十字)의 시호(諡號) :
세종이 죽은 뒤에 ‘영문예무인성명효대왕(英文睿武仁聖明孝大王)’이란 열 글자의 시호를 올린 것을 말한다.
[주-D017] 재기(齊夔) :
순(舜) 임금이 자기 아버지인 고수(瞽瞍)를 뵐 때에 ‘기기하여 공경하고 두려워했다.〔夔夔齊慄〕’는 데서 온 말로, 즉 부왕(父王)께 효성이 지극했음을 의미하는데, 여기의 기기는 곧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모습을 형용한 말이다.
[주-D018] 하나의 …… 빛났도다 :
당 현종(唐玄宗)이 일찍이 흥경궁(興慶宮) 서남쪽에 화악상휘지루(花萼相輝之樓)를 세우고 여러 아우들과 함께 이 누각에 올라서 서로 즐기며 우애 깊게 지냈던 데서 온 말로, 전하여 여기서는 세종 또한 형제간에 우애가 깊었음을 의미한다.
[주-D019] 만기(萬機) :
제왕(帝王)이 매일 처리하는 정사(政事)의 매우 번다하고 바쁜 것을 형용한 말이다. 기(機)는 기(幾)와 통용하는 것으로, 《서경》 고요모(皐陶謨)에, “하루 이틀 사이에도 만 가지나 됩니다. 모든 관직을 비우지 마소서. 하늘의 일을 사람이 대신하는 것입니다.〔一日二日萬幾 無曠庶官 天工人其代之〕”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20] 궤(几)에 …… 끊어지니 :
주 성왕(周成王)이 임종(臨終) 무렵에 옥궤(玉几)에 기대어 여러 대신(大臣)들을 불러놓고 유명(遺命)을 내렸던 데서 온 말이다. 《書經 顧命》
[주-D021] 금등(金縢)의 …… 못하고 :
금등은 《서경》의 편명인데, 이 편에는 무왕(武王)이 일찍이 병들어 위독했을 때, 주공(周公)이 무왕 대신 자기를 죽게 해 달라고 선왕(先王)께 기도하고, 주공과 태공(太公), 소공(召公) 3인이 함께 거북점을 쳐 본 결과 모두 길(吉)하여 마침내 무왕의 병이 쾌유되었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으므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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