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와 기련산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함경도

2022. 9. 19. 10:10백두산

용주유고 제4권 / 칠언율시(七言律詩) 함경도 관찰사 정군칙 세규 을 전송하다〔送北伯鄭君則 世規〕 [DCI]ITKC_BT_0329A_0040_010_0380_2016_002_XML DCI복사 URL복사

 

우리나라 팔도 중에 함경도가 가장 크니 / 東韓八路北爲雄 한해와 기련산이 한눈에 바라보이네 / 瀚海祈連一望中 들판에서 농사짓는 것 오직 기장 뿐이고 / 原野耕農唯黍地 백성의 의복은 오랑캐와 같다네 / 氏人衣服共山戎 교화 베푸는 인재는 예로부터 얻기 어려웠는데 / 宣風自古才難得 이제 그대를 보니 벼슬도 높아졌구나 / 見子于今秩又隆 이제 가면 성상께서 염려 놓으시리니 / 此去定應寬聖慮 남북에서 교화하여 성공을 도우리라 / 朔南聲敎佐成功 성상께서 함경도의 심한 기근 걱정했는데 / 聖主憂深北上飢 자문하길 지체 않고 서두름이 마땅하네 / 諮詢宜急莫遲遲 겨우 호조를 떠났으니 마음 속 계책 남았고 / 才離地部餘心計 예전에 송도를 다스려 백성의 칭송 받았네 / 曾判松都聳口碑 칼날 놀리며 힘줄을 지난 적이 없었으니 / 投刃未嘗經肯綮 창고 열어 유랑하는 백성 구하는 데 그치랴 / 發棠奚止拯流離 이 지방에 은혜 베푸는 것은 공의 집안일이니 / 此邦寄惠公家事 맞이하여 보는 백성이 백미를 알아보리라 / 人吏迎觀識白眉 어떤 곳에는 ‘변방에서 누워 북치는 것을 다시 보리라.’로 되어 있다.

 

[주-D001] 함경도 …… 전송하다 : 이 시는 1649년(효종 즉위년) 11월 19일 함경도 관찰사에 임명된 정세규(鄭世規, 1583~1661)를 전송하는 시이다. 《承政院日記 孝宗 卽位年 11月 19日》

 

농암집 제4권 / 시(詩) 김 장군(金將軍) 사당 [DCI]ITKC_BT_0435A_0050_010_0600_2010_001_XML DCI복사 URL복사

 

한낮에도 옛 사당 솔숲 속에 닫혔는데 / 白日松杉閉古祠 신령스러운 바람 불어 깃발이 나부끼네 / 靈風颯爽閃旌旗 지금까지 세간에 심하 전투 전하는데 / 至今人說深河戰 송로께서 쓰신 비문 이곳에서 접해보네 / 是處吾看宋老碑 두 번째 중화와 오랑캐의 대군 서로 대치할 제 / 漢虜相望列百營 동한 장사 충성 바쳐 장렬히 죽었다네 / 東韓壯士死分明 사막에 묻힌 백골 천추에 묻지 마오 / 千秋莫問黃沙骨 충신 이름 만국이 태양처럼 떠받드네 / 萬國同懸白日名 세 번째 버드나무 슬픈 바람 전투 뒤에 거세지니 / 柳樹悲風戰後多 복 부르는 화살 따라 국경 건너 혼이 왔나 / 魂隨復矢度關河 기련 본떠 표요 무덤 부질없이 쌓았거니 / 祈連虛起嫖姚冢 장사 용맹 기리는 농상가(隴上歌) 구슬프리 / 壠上長悲壯士歌 네 번째 헌칠한 키 긴 팔로 활을 힘껏 잡아당겨 / 長身通臂引雕弧 필마 타고 음산에서 오랑캐를 쏘았다네 / 匹馬陰山獨射胡 어이하면 격전 모습 그림으로 그려내되 / 安得丹靑寫酣戰 적에게 투항한 두 놈까지 드러낼꼬 / 傍邊更著二降奴 다섯 번째 노한 머리 곧추서고 부득부득 이 갈면서 / 怒髮衝兜齒嚼齦 용천검을 잡은 채로 죽어서도 성난 모습 / 龍泉在握死猶嗔 수양성에 떠도는 원귀의 맘 어떠할까 / 睢陽厲鬼知何似 통탄일레 중국 천지 아직까지 오랑캐 땅 / 痛恨神州尙虜塵 여섯 번째 내 들으니 최영도 철원에서 났다는데 / 崔瑩曾聞起鐵城 장군은 뒤에 나서 한층 더 뛰어났네 / 將軍後出更崢嶸 먼 후대 역사에서 공과 죄를 살필지니 / 千秋靑史看功罪 영웅을 한가지로 평가하지 말지어다 / 莫把英雄一例評

최영과 장군은 모두 철원 사람이다. 두 사람이 활동했던 시기는 마침 명(明)나라의 국운이 시작되는 시기와 끝나는 시기로, 한쪽은 순리를 거스르고 한쪽은 의리를 실천했다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 말이다

 

동명집 제4권 / 오언율시(五言律詩) 185수 도원수 장만이 살던 옛집을 지나다 2수 〔過張元帥 晩 舊宅 二首〕 [DCI]ITKC_BT_0349B_0050_010_0450_2014_002_XML DCI복사 URL복사

 

역적 군대 격파한 건 안령 고개고 / 破賊軍鞍嶺 부원군에 봉해진 덴 옥성이라네 / 封侯邑玉城 영웅께선 이미 썩어 진토 됐으나 / 英雄已塵土 문과 누관 평소 모습 그대로구나 / 門館若平生 공 모시던 고운 여인 눈물 흘리고 / 侍女紅顔泣 공이 타던 하얀 코 말 힝힝대누나 / 騎騧白鼻鳴 계북 땅에 오랑캐들 가득 찼으매 / 胡塵滿薊北 고개 돌려 바라보며 한번 울컥네 / 回首一含情 임금께서 수레바퀴 친히 밀었고 / 聖主親推轂 장군께선 시구 찾아 시를 지었네 / 將軍覓作詩 머뭇대며 시를 읊지 못하였는데 / 遲回未能賦 허여하긴 서로 앎에 부끄러웠네 / 許與愧相知 기련산의 무덤에는 묵은 풀 있고 / 宿草祈連塜 현수산의 빗돌에는 이끼 끼었네 / 蒼苔峴首碑 문 앞 있던 거마들 다 흩어졌기에 / 門前車馬散 해 저물자 두 눈에서 눈물 흐르네 / 日暮淚雙垂

 

동명집 제5권 / 오언율시(五言律詩) 189수 금남군 정충신에 대한 만시 4수 〔錦南君鄭忠信挽 四首〕 [DCI]ITKC_BT_0349B_0060_010_0660_2014_002_XML DCI복사 URL복사

 

황각으로 인하여서 발탁됐으매 / 拔擢因黃閣 젊은 나이 때에부터 날아올랐네 / 飛騰自黑頭 몸은 비록 군사 일에 종사했지만 / 身雖事鞍馬 책은 춘추 좋아하는 기벽 있었네 / 書是癖春秋 호도책을 써서 적을 격파하였고 / 賊破虎韜策 용액후의 높은 관작 봉해졌다네 / 官封龍額侯 무덤 모습 기련산을 형상했거니 / 祈連如象塚 무덤 이에 안현 본떠 만들었다네 / 鞍峴作斯丘 훈업 보면 서쪽 변경에서 이뤘고 / 勳業從西塞 웅대한 맘 북쪽 오랑캐에 있었네 / 雄心在北胡 애석하게 허리 아래 차고 있던 칼 / 惜哉腰下劍 입 속에 든 구슬로다 되어 버렸네 / 奄是口中珠 활쏘기는 천호의 법 터득하였고 / 射得天弧法 진영 보면 태을도를 전해 받았네 / 營傳太乙圖 곽 표요가 그 옛날에 지었던 집의 / 嫖姚舊治第 문 앞으로 난 길 날로 황폐해지리 / 門逕日荒蕪 공 세운 건 말 달리길 잘해서였고 / 功以能馳馬 명성은 또 글 잘 지어 이룩하였네 / 名因善屬文 한 호통에 역적 무리 사로잡았고 / 一呼擒逆竪 만번 죽어 밝은 임금 은혜 갚았네 / 萬死報明君 군진 풀자 병사들은 비와 같았고 / 陣解兵如雨 높이 솟은 운대 속에 화상 걸렸네 / 臺高畫入雲 장안에서 상여꾼들 길을 떠나니 / 長安發玄甲 되레 옛날 행군하던 때와 비슷네 / 還似舊行軍 한해 지역 임할 날이 가까웠는데 / 瀚海臨將近 기련산의 무덤 홀연 높이 솟았네 / 祈連塚忽高 사신들은 기린각서 공 칭송하고 / 詞臣頌麟閣 장사들은 용도 계책 생각하누나 / 壯士憶龍韜 스스로가 삼군 장수 이루었거니 / 自致三軍帥 어찌 일대 영웅호걸 아니겠는가 / 寧非一代豪 젊은 시절 도필리로 있었던 것이 / 少時刀筆吏 어찌 소조 병통이라 할 수 있으랴 / 安可病蕭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