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10. 20:19ㆍ대륙조선의 일반 영토
계곡선생집 제26권 / 칠언 고시(七言古詩) 47수
유배지로 떠나는 백사 이 상공을 전송하며[送白沙李相公赴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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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은 두 조정을 섬긴 원로로서 / 先生兩朝老
가장 높은 삼사의 지위 차지했으니 / 位極三事尊
한번 일찌감치 목숨을 바쳐 / 可無拚一死
밝은 임금 은혜에 보답 안 할 수 있겠는가 / 早答明主恩
한로는 땅속에 들어갔고 완로는 유배되었으니 / 漢老入地完老謫
선생이 말씀 안 한다면 책임 메우기 어려우리 / 先生不言難塞責
선조 대왕(宣祖大王) 성대하게 기르신 인재 / 足見先朝得人盛
옛 신하들 단심(丹心)이 넘쳐 흐르누나 / 二三舊臣寸心赤
삼강 칠택의 기막힌 정자 / 三江七澤好亭臺
표표히 봉래산에 우화등선(羽化登仙)할 승경(勝景) / 飄如羽化登蓬萊
일찍이 듣건대, 선생께서 장난삼아 말씀하시기를 “표표히 세상을 떠나 홀로 우뚝 서서 우화등선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말이 있는데, 이런 감상을 가지고 동강(東岡)의 신정(新亭)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고 하였다 한다.
이 속에 놔두고서 정취 만끽하였으니 / 置之此中飽淸閑
심술꾸러기 조물주가 시기하지 않으리요 / 造物小兒無乃猜
그래서 먼 변방으로 내쳐 보낸 뒤에 / 故令斥逐落遐荒
북풍 한설(北風寒雪) 고생 좀 시키려 함이리라 / 邊風朔雪愁奔忙
이별의 눈물 흐르지 않는 것이 아니지마는 / 非無別淚可沾巾
전생이 비웃을까 두렵기만 하옵니다 / 恐有田生能笑人
[주-D001] 백사 이 상공(相公) :
백사(白沙)는 이항복(李恒福)의 호이다. 광해군 9년(1617) 폐모론(廢母論)이 일어났을 때, 이를 극력 반대하다 관작이 삭탈되고 이듬해 북청(北靑)에 유배되어 그해 배소(配所)에서 죽었다.
[주-D002] 삼사(三事) :
삼공(三公) 즉 의정(議政)을 말한다.
[주-D003] 한로는 …… 유배되었으니 :
한로(漢老)는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을 말하고 완로(完老)는 완평부원군(完平府院君) 이원익(李元翼)을 말한다. 이덕형은 광해군 5년(1613) 영창대군(永昌大君)의 처형과 폐모론을 반대하다가 삭직(削職)된 채 양근(楊根)에 내려가 그해에 죽었으며, 이원익은 광해군 7년(1615) 폐모론을 반대하다가 홍천(洪川)에 유배되었다.
[주-D004] 삼강 …… 정자 :
강물과 호수를 배경으로 뛰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정자라는 뜻이다. 삼강(三江)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고 칠택(七澤)은 초(楚) 나라의 일곱 연못을 말하는데, 보통 악양(岳陽)의 삼강(三江)과 운몽택(雲夢澤)을 가리킨다. 참고로 이백(李白)의 시에 “洞庭蕭湘意渺綿 三江七澤情洄沿”이라는 구절이 있다. 《李太白集 卷7 當塗趙炎少府粉圖山水歌》
[주-D005] 표표히 …… 느낌이 든다 :
소동파(蘇東坡)의 ‘전적벽부(前赤壁賦)’에 나오는 말이다.
[주-D006] 동강(東岡)의 …… 싶다 :
이 정자에 서면 옛날 동진(東晉)의 명사(名士)들처럼 난세(亂世)를 개탄하는 우국지정(憂國之情)이 솟구친다는 말이다. 《진서(晉書)》 왕도전(王導傳)에 “주의(周顗)가 신정(新亭)에 앉아 탄식하기를 ‘풍경은 똑같은데 강산은 모두가 바뀌었구나.’ 하니, 참석한 이들 모두가 서로 돌아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하였다.
[주-D007] 전생이 …… 하옵니다 :
원로대신을 국가에서 제대로 대우하지 못하는 것이 남부끄럽기만 하다는 말이다. 전생(田生)은 전국 시대 위(魏) 나라 문후(文侯)의 스승이었던 전자방(田子方)을 가리킨다. 전자방이, 국가를 위해 수고하던 말이 늙고 쇠하자 길가에 내다 파는 것을 보고는, 불인(不仁)한 일이라 하고 자기가 돈을 내어 속(贖)해 주었던 고사에서 유래한다. 《淮南子 人間訓》 《韓詩外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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