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14. 00:42ㆍ백두산
어우집 제1권 / 시(詩)○서수록(西繡錄)
벽단으로 가는 도중에〔碧團途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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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산의 제일 봉우리에 말을 세우니 / 立馬關山第一峯
아래로 오랑캐 땅에 접하여 황룡까지 이어졌네 / 平臨胡地接黃龍
광활한 사막은 삼천 리에 펼쳐졌고 / 茫茫沙磧三千里
높고 높은 산맥은 백이관이라네 / 嵲嵲岡巒百二重
삭북의 살벌한 바람에 큰 깃발 나부끼는데 / 朔北陰風隨大旆
남산으로 돌아가고픈 마음 찬 봉화에 보내네 / 終南歸思送寒烽
어느 때에 큰 칼로 청해를 평정하고 / 何時尺劍澄靑海
오랑캐 땅 만호후 되어 베개 높이 베려나 / 高枕戎荒萬戶封
[주-C001] 서수록(西繡錄) :
유몽인이 평안도 순변 어사(巡邊御史)에 제수되었을 때 지은 시이다.
[주-D001] 황룡 :
황룡새(黃龍塞) 또는 황룡부(黃龍府)라 부르며 길림성(吉林省) 농안현(農安縣)에 있다. 본래 발해(渤海)의 부여부(扶餘府)였는데 요(遼) 태조가 발해를 정벌하고 오다가 이곳에서 황룡을 만났다 하여 이렇게 이름을 고쳤다.
[주-D002] 백이관(百二關) :
강계의 지세가 험고함을 말한다. 본래 난공불락(難攻不落)의 요새지를 말하는데, 옛날 진(秦)나라 땅이 험고(險固)하여 ‘2만 병사로 제후의 백만 군대를 막을 수 있다.[秦得百二焉]’는 말에서 비롯되었다. 《史記 卷8 高祖本紀》
어우집 후집 제1권 / 시(詩)○조천록(朝天錄)
산촌에서 밤에 앉아〔山村夜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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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자산 앞에서 잠시 안장 풀었는데 / 狼子山前暫解鞍
마침 산에서 뜨는 싸늘한 달을 만났네 / 正逢凉月吐林巒
고향은 이미 넓은 바다 너머에 있고 / 鄕關已越滄溟闊
나그네 길 여전히 헤매는데 강물은 차네 / 客路猶迷潞水寒
북쪽 사막에는 유월에도 서리 내리는데 / 六月風霜來北漠
한 구역 강산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네 / 一區流峙似東韓
하늘이 나를 연릉계자로 삼으리니 / 天將使我延陵季
주나라 관광하러 먼 길 가는 고생도 상관없네 / 莫憚觀周遠役酸
어우집 후집 제1권 / 시(詩)○조천록(朝天錄)
잡시〔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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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본래 동국 사람 / 我本東國人
습관이 어찌 그리 비루한지 / 所習一何俚
천 리 남짓 서쪽으로 오니 / 西來千里餘
보는 것이 날마다 새롭구나 / 觸事日以異
어찌 한갓 언어만 다르랴 / 豈徒語言殊
풍속도 피차가 구별되네 / 風俗別彼此
너희들은 괴이한 말로 나를 비웃는데 / 侏㒧爾笑吾
나는 너희 말소리 시끄러워 싫네 / 哤嘵吾厭爾
여럿이 떠드는 데 한 스승이 어찌하랴 / 一傅奈衆咻
장악에 두기를 바라지 않네 / 不求莊嶽置
남자는 죄다 걸터앉았고 / 男子盡箕踞
여자는 모두 전족하였네 / 女人皆纏趾
짐 메고 이는 대신 어깨에 짊어지고 / 負戴替擔肩
화장이 썩은 이 사이를 비추네 / 脂粉映老齒
상투는 촉땅의 저국(苴國)과 같고 / 髽䯻蜀苴同
우아한 걸음걸이는 한단 사람 같네 / 躧步邯鄲似
어린아이들은 대부분 머리를 깎고 / 稚童多剃頭
집에는 바닥에 자리를 깔지 않았네 / 宮室不席地
큰 집이 시골에 두루 자리 잡았고 / 廟堂遍田閭
사찰이 거리와 저자에 끼어 있네 / 蘭若間街市
양과 돼지가 어찌 벼를 해치랴 / 羊豕豈害禾
닭과 고양이도 서로 싸우기를 잊었네 / 鷄猫忘相忌
참으로 아름다우나 우리 땅 아니니 / 信美非吾土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겠네 / 不如歸故里
지역에 따라 풍속이 다르니 / 隨地俗殊尙
수레 궤도 같다고 말하지 말게 / 勿謂車同軌
중니는 구이(九夷)를 누추하게 여기지 않았고 / 仲尼不陋夷
연릉계자는 주나라의 아름다움 풍자하였네 / 延陵諷周美
군자는 지나는 곳을 교화하니 / 君子化所過
지극한 다스림 비옥가봉(比屋可封)이라네 / 至理封可比
그저 바라는 것은 화폐가 유통되어 / 只願泉幣通
우리나라도 함께 다시 시작하기를 / 吾邦與更始
허리춤의 금과 주머니의 돈으로 / 腰金及橐錢
천하의 산수를 두루 유람하리 / 遍天下山水
[주-D001] 여럿이 …… 않네 :
맹자가 이르기를, “제(齊)나라 사람이 하나가 제나라 말을 가르치는데 여러 초(楚)나라 사람이 떠들면 날마다 회초리를 치며 제나라 말을 하도록 요구하더라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몇 년 동안 장악(莊嶽)에 데려다 놓는다면 날마다 회초리를 치며 초나라 말을 하도록 요구하더라도 되지 않을 것이다.” 하였다. 장악은 제나라 거리의 이름이다. 《孟子 滕文公下》
[주-D002] 저국(苴國) :
춘추 시대 촉 지방에 있던 나라 이름이다.
[주-D003] 우아한 …… 같네 :
한단은 전국 시대 조(趙)나라의 수도이다. 연(燕)나라 사람이 한단에 가서 그곳 사람들의 우아한 걸음걸이를 배우려다가 자기 걸음걸이를 잊어버렸다는 이야기가 《장자》 〈추수(秋水)〉에 보인다.
[주-D004] 중니는 …… 않았고 :
구이는 동쪽 오랑캐의 땅이다. 공자가 구이에 가서 살려고 하였는데 어떤 이가 누추하다고 하니, 공자는 “군자가 산다면 무엇이 누추하겠는가.” 하였다. 《論語 子罕》
[주-D005] 연릉계자는 …… 풍자하였네 :
연릉계자는 춘추 시대 오(吳)나라 계찰(季札)이다. 그가 노(魯)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주나라의 음악과 춤을 보고 품평한 일이 있다. 《史記 卷31 吳太白世家》
[주-D006] 비옥가봉(比屋可封) :
집집마다 봉작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한서》 〈왕망전(王莽傳)〉에 “성군이 다스리는 시대에는 나라에 현인이 많으니 집집마다 봉작을 줄 수 있다.” 하였다.
어우집 후집 제1권 / 시(詩)○조천록(朝天錄)
삼차하〔三叉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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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사당 서쪽, 아내 사당 동쪽 / 爺廟之西娘廟東
삼차하는 오랑캐 땅과 통하네 / 三叉水與戎荒通
기련산의 타락죽 냄새 바람결에 사막에 풍기고 / 祈連羶酪風傳漠
한해의 밝은 구슬은 밤에도 허공을 비추네 / 瀚海明珠夜照空
옛 고려의 강역 오랑캐와 중국 나뉘었는데 / 緬昔麗彊隔夷夏
지금 중국 풍속은 군사와 농사를 겸하네 / 卽今華俗兼兵農
천금이 도리어 오랑캐 평정하는 계책이 되었는데 / 千金反作平戎策
노장의 비석에는 쓸데없이 공로 새겼네 / 老將刊碑虗勒功
[주-D001] 남편 …… 동쪽 :
아내 사당은 순(舜) 임금의 비(妃)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을 제향한 이비묘(二妃廟)를 말하는 듯하다. 남편 사당이라고 말한 점으로 미루어 순 임금의 사당이 인근에 있었던 듯하나 미상이다.
어우집 후집 제1권 / 시(詩)○조천록(朝天錄)
홍라산〔紅羅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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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예로부터 홍라산이라 불리는데 / 山號紅羅古
맑은 가을 하늘에 푸른 봉우리 높네 / 秋晴碧巘長
사람들이 말하기를 원나라 순제가 / 人言元順帝
우리 고황제에게 나라를 양보했다지 / 國讓我高皇
천하를 통발과 올무처럼 버리고 / 四海筌蹄棄
수레 한 대로 꿩이나 토끼처럼 숨었네 / 單車雉兎藏
어찌하여 형옥(荊玉)으로 만든 옥새를 / 寧將荊玉璽
오랑캐 땅에 내버렸는가 / 拋却犬戎鄕
[주-D001] 홍라산(紅羅山) :
영원위(寧遠衛) 인근의 산으로, 원 순제(元順帝)가 명나라 군대의 추격을 피해 달아나다 죽은 곳이라 한다.
[주-D002] 어찌하여 …… 내버렸는가 :
원 순제가 명나라 군대에게 패배하여 사막으로 들어간 뒤 옥새를 잃어버렸다는 설이 있다. 《皇朝文獻通考 卷14
어우집 후집 제2권 / 시(詩)○조천록(朝天錄)
행림 가는 도중에 행주에서 느낌이 일어 읊다〔杏林途中行厨有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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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십삼산의 경색에 장막을 걷고 / 十三山色朝褰幔
저물녘엔 대소하에서 뱃전을 두드리네 / 大小河流晚擊桹
기련산과 인접한 땅이라 취막이 보이고 / 地接祈連見毳幕
신라 백제와 통하는 바다엔 범선이 없네 / 海通羅濟無風檣
촌 돼지가 우물 더럽혀 밥 먹기 구역질나고 / 村猪亂井對飧𠹍
숲 모기가 피를 빨아 온통 물린 자국이네 / 林蚋噆膚渾軆瘍
사신 행차 바쁜지라 달빛 받으며 쉬노니 / 星駕駸駸帶月息
산 넘고 들 지나도 강역이 끝없이 이어졌네 / 越陵度野天何長
[주-D001] 행주(行厨) :
임시 부엌으로, 나그네들을 위해서 음식을 마련해 주는 곳이다.
[주-D002] 대소하(大小河) :
대릉하(大凌河)와 소릉하(小凌河)를 말한다.
[주-D003] 기련산(祈連山) :
기련산(祁連山)이라고도 하며 흉노족은 천산(天山)이라 부르는데, 중국 감숙성(甘肅省) 서쪽과 청해성(靑海省) 동북부 변경에 있는 산으로, 흔히 오랑캐 지역에 있는 높은 산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주-D004] 취막(毳幕) :
모직으로 만든 천막으로, 유목 민족이 거주하는 천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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