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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 3년 신해(1611) 3월 29일(기사)
03-03-29[03] 부안 혐감 김문보가 변산에 요새를 설치하기를 청하니 정경세가 그 부당함을 논하다
[DCI]ITKC_JT_O0_A03_03A_29A_00030_2005_006_XML DCI복사 URL복사
전에 부안 현감(扶安縣監) 김문보(金文輔)가 상소하여, 변산(邊山)에 요새를 설치하여 바닷길을 제어하여 강도(江都)의 성원(聲援)을 삼기를 청하였는데 묘당이 본도로 하여금 형편을 잘 살펴서 계문하게 하였다. 이때에 이르러 감사 정경세(鄭經世)가 장계를 올려 그것의 불편함을 아뢰기를,
“이 산은 태안(泰安)의 안면곶(安眠串)이 바다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한쪽 길이 육지와 연결되어 있어 그 한쪽 길을 막으면 적이 감히 쳐들어오지 못하는 형세와는 다릅니다. 특히 한쪽 면은 바다에 걸쳐 있고 한쪽 면은 육지와 연결되어 있어 그 육지와 연결된 곳이 먼 곳은 못 되어도 60여 리 이상 됩니다. 지금 무슨 민력으로 성을 쌓고 목책을 세워 그렇게 긴 위(圍)을 만들 것이며, 또한 무슨 병력으로 장벽을 계산하고 파수를 나누어서 그렇게 긴 위를 지킬 것입니까. 이것이 그 첫번째 어려운 점입니다. 산의 형태가 이미 원근을 조망할 만한 주봉(主峯)도 없고, 또 의지하여 요새를 설치할 만한 주조(周遭)나 장록(長麓)도 없습니다. 험난한 봉우리가 뒤섞여 나열되어 있고 많은 골짜기가 첩첩이 싸여 있어서 평평하고 넓은 장소로, 밖은 험준하고 안은 평탄해서 이를 웅거해 편안함으로 수고로움을 기다릴 계책을 삼을 만한 곳이 한 군데도 없으니, 이것이 그 두 번째 어려운 점입니다. 돌 사이의 길이 절벽으로 나 있어서 소와 말로는 통행할 수 없고 사람이 오르내릴 때 모두 바닥을 붙잡고 기어 마치 개미처럼 붙어서 가야 합니다. 지금 의논하는 자들은 바야흐로 이 험준함을 의거하여 성을 쌓아 둔전(屯田)을 열고 저축을 늘여서 강도의 성원을 삼자고 하는데, 매우 대단한 계책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허다한 군량과 군기를 사람의 등을 빌어서 새나 다닐 수 있는 험준한 길을 뚫고 가야 하니, 이 역시 오래 행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닙니다. 이것이 세 번째 어려운 점입니다.
또 듣자니 산의 계곡들은 바닥이 모두 돌이어서 비가 많이 내릴 때에는 물이 땅 위로 흘러 물소리가 요란하지만 날이 개인 지 며칠이 안 되어 곧바로 말라버려 땅을 파더라도 샘물을 얻지 못하므로 여러 암자에 거처하는 중들이 조금만 비가 오지 않아도 물 걱정을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둔을 지키는 허다한 병사들이 어찌 그때마다 매화를 바라보고 갈증을 면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네 번째 어려운 점입니다. 의논하는 자들이 또 말하기를 ‘이 산은 봉우리와 골짜기가 험준하고 숲이 빽빽하여 비록 요새를 설치하지 않더라도 병력을 숨길 만하니 요해처에 복병을 설치하면 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합니다만, 대체로 촌민이 피란하다가 숲속에 엎드려 숨으면 적이 알지 못하고 비록 안다고 하더라도 싸울 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다행히 면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묘당에서 건의하여 주현이 힘을 다해 형세(形勢)을 설치하여 반드시 지켜야 할 지역으로 삼는다면 적이 모르거나 싸우지 않을 리도 없습니다. 국가의 병력을 숨기는 큰 계책이 어찌 필부가 숨고 쥐처럼 도망쳐 요행히 면하기를 도모하는 행위와 같을 수 있겠습니까. 복병을 설치하여 적을 막는 것은, 마땅히 이광(李廣)이 쓴 법처럼 일정한 곳이 없이 수초(水草)를 따라 하면 괜찮지만 지금 요새를 설치하고 병사를 주둔시키는 데에 있어서 또 이러한 계책을 전적으로 믿을 수가 없으니, 이게 다섯번째 어려운 점입니다. 또 더구나 병가(兵家)는 화공(火攻)을 계책으로 삼기 때문에 병영을 설치하되 숲을 의지하는 것은 병법에서 크게 금기하는 바이니, 이것이 여섯 번째 어려운 점입니다.”
하였다. 상이 이를 비변사에 내렸는데, 비변사에서 복계하여 우선 시행하지 말 것을 청하니, 상이 따랐다.
【원전】 31 집 615 면
【분류】 정론-정론(政論) / 과학-지학(地學) / 군사-관방(關防) / 군사-군정(軍政)
[주-D001] 매화를 …… 있겠습니까. :
공상을 통해 목마름을 잊는다는 뜻이다. 위무(魏武)가 출정 도중에 급도(汲道)를 잃어 군사들이 모두 갈증에 시달렸는데, 명을 내리기를 “앞에 커다란 매화나무 숲이 있다. 그 열매가 달고 시니 갈증을 풀 수 있을 것이다.” 하니, 사졸들이 그 말을 듣고 모두 입에 침이 고여 갈증을 풀었다고 한다. 《세설신어(世說新語)》 가왜(假譎).
변산, 邊山
명칭 : 변산(邊山)
높이 : 510m
위치 : 전북 부안군 변산면
전북 부안의 변산반도는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수많은 절경이 이어지는데 이 일대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변산은 바다를 끼고 도는 외변산과 남서부 산악지의 내변산으로 구분한다.
내변산 지역의 변산은 예로부터 능가산, 영주산, 봉래산이라고 불렀으며 최고봉인 의상봉( 510m)을 비롯해 쌍선봉, 옥녀봉, 관음봉(일명 가인봉), 선인봉 등 기암봉들이 여럿 솟아 있고, 직소폭포, 분옥담, 선녀당, 가마소, 와룡소, 내소사, 개암사, 우금산성, 울금바위 등이 있다.
내소사 절 입구 600m에 걸쳐 늘어선 하늘을 찌를 듯한 전나무숲도 장관이다. 내변산 깊숙한 산중에 직소폭포는 20여m 높이에서 힘찬 물줄기가 쏟아지고 폭포 아래에는 푸른 옥녀담이 출렁댄다.
이외에 개암사, 개암사, 북쪽에 솟은 두 개의 큰 바위인 울금바위(높이 30m,와 40m), 울금바위를 중심으로 뻗은 우금산성, 서해를 붉게 물들이는 '월명낙조'로 이름난 월명암과 낙조대도 명소다.
외변산으로 부르는 이 반도 해안에는 가장 경사가 완만하다는 변산 해수욕장을 비롯해 고사포해수욕장, 격포해수욕장 등 전국에서 내노라 하는 여름철 휴양지가 많다.
특히 오랜 세월 파도에 씻긴 채석강과 적벽강은 변산반도의 트레이드마크가 되고 있다.
변산은 산행과 관광을 즐길 수 있고 여름에는 해수욕을 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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