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2. 16:36ㆍ고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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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필재집 시집 제20권 / [시(詩)]
경주 판관 의석 을 보내다[送慶州判官 宜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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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의 이름은 사로국인데 / 往古斯盧國
주거가 통하는 바다 한 구석일세 / 舟車海一陲
오릉의 시냇물은 콜콜 흐르고 / 五陵溪汨汨
육부의 나무들은 빽빽이 서 있네 / 六部樹纍纍
저자에는 생선과 소금이 모여들고 / 市上魚鹽集
숲 사이엔 탑과 사당이 기교하도다 / 林間塔廟奇
금오산 빛은 주취에 서로 비추고 / 金鰲映珠翠
옥적 소리는 오랑캐 음악 깨뜨리리 / 玉笛破兜離
달빛 아래 춤추는 풍자를 볼 게고 / 舞月看風子
시를 노래하는 설아도 있다오 / 絃詩有雪兒
번화함도 상상할 수 있거니와 / 繁華猶可想
순박한 풍속이 점차 스며들겠네 / 淳朴漸成漓
서지책에는 벼와 기장이 무성하고 / 禾黍西知柵
탈해왕의 사당엔 운연이 자욱하리 / 雲煙脫解祠
농사 순시 때는 의당 술을 싣겠지만 / 行春宜載酒
고적 답사엔 비문을 보아야 하네 / 訪古要觀碑
예리한 기개는 잘못된 전정에 징계되고 / 蠭氣懲前政
부화 뇌동은 상사에 누를 끼치는 건데 / 雷同累上司
군후는 관리의 일에 노련하니 / 君侯老於事
이것이 잠규에 비할 뿐이 아니리라 / 不是比箴規
[주-D001] 달빛 아래……볼 게고 :
풍자(風子)는 광인(狂人), 또는 기인(奇人)의 뜻으로 쓰인 것이다. 신라 헌강왕(憲康王)이 학성(鶴城)에 유람하고 개운포(開雲浦)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한 사람이 기이한 형상과 괴상한 의복 차림으로 임금 앞에 나아가 노래 부르고 춤추며 임금의 덕을 찬미하였고, 이어 임금을 따라 서울에 들어가서는 스스로 처용(處容)이라 이름하고 밤마다 달빛 아래 시가(市街)에서 춤추고 노래한 데서 온 말이다. 그는 마침내 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는데, 세상 사람들은 그를 신(神)이라 하였고, 그가 가무(歌舞)하던 곳을 월명항(月明巷)이라 이름했으며, 후세의 처용가(處容歌)ㆍ처용무(處容舞)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한다. 《新增東國輿地勝覽 卷二十一》
[주-D002] 시를 노래하는 설아도 있다오 :
설아(雪兒)는 당(唐) 나라 이밀(李密)의 애희(愛姬)의 이름인데, 이밀이 매양 빈붕(賓朋)들의 시문(詩文) 가운데 기려(奇麗)한 것이 있으면 설아에게 맡기어 음률(音律)에 맞춰서 노래하게 했던 데서 온 말로, 여기서는 곧 기예(技藝) 있는 기녀(妓女)를 의미한다.
[주-D003] 서지책 :
경주(慶州)에 있는 진보(鎭堡)의 하나인 하서지목책(下西知木柵)의 준말이다.
ⓒ 한국고전번역원 | 전현미 (역) | 1997
홍재전서 제22권 / 제문(祭文) 4
월성(月城)에 있는 신라(新羅) 시조왕(始祖王), 남해왕(南解王), 유리왕(儒理王), 파사왕(婆娑王)의 능에 치제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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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안암이 / 窈窕晏巖
오릉의 언덕에 있는데 / 五陵之原
금부와 옥어가 묻힌 / 金鳧玉魚
스물일곱 왕의 능이 있네 / 卄七王園
처음 차차웅이 / 繄次次雄
여기에 유택을 정했는데 / 於焉爲宅
이사금에 이르러 / 逮尼斯今
또한 같은 기슭에 자리를 잡았네 / 亦同其麓
황남에 대나무가 푸르고 / 皇南竹翠
절의 북쪽에 잎이 황색이니 / 寺北葉黃
구름과 물처럼 모두 부질없으니 / 雲水俱幻
초동목부들이 슬피 상심하네 / 樵牧悲傷
아, 두우풍과 / 嗟竇右風
전임안에게도 / 曁錢臨安
오히려 제사를 드림이 있어 / 尙亦侑之
후인이 보도록 하였네 / 敉後人觀
더구나 이 현성은 / 矧玆賢聖
달이 나오는 곳인데 / 月出之所
그것이 인몰하도록 내버려 두기를 / 任其湮沒
곧 이와 같게 할 수 있으리오 / 迺若之許
급히 관인을 보내 / 亟走官人
동도 부윤에게 조칙을 내려서 / 詔東都尹
보고 살피도록 하니 / 載胥載省
술은 청결하고 안주는 풍성하네 / 酒潔肴䐏
영령이 어둡지 않으니 / 英靈不沬
여기에 내려 임하시어 / 降格于玆
우리에게 수복을 주어 / 壽我福我
억만년을 누리게 하소서 / 維億萬斯
[주-D001] 금부(金鳧) :
금으로 주조한 오리로, 제왕의 부장품(副葬品)이다.
[주-D002] 옥어(玉魚) :
옥을 다듬어 만든 물고기 모양의 노리개로, 전설에 오초칠국(吳楚七國)의 난 때 초왕(楚王) 무(戊)의 태자가 장안에서 죽었는데, 천자가 옥어 한 쌍으로 염(殮)을 했다고 한다. 후에 이로 인하여 부장품의 뜻으로 쓰인다.
[주-D003] 두우풍(竇右風) :
후한(後漢) 평릉(平陵) 사람인 우부풍(右扶風) 두융(竇融)으로, 하서(河西)를 바치고 광무제(光武帝)에게 귀의하자 광무제가 그의 조상 분묘에 태뢰(太牢)로써 제사 지내게 하였다. 《後漢書 卷23 竇融傳》
[주-D004] 전임안(錢臨安) :
오대(五代)의 오월국(吳越國) 시조인 무숙왕(武肅王) 전류(錢鏐)로, 자는 구미(具美)이다. 나라를 세우고 임안(臨安)에 있었는데, 재위 기간은 41년이다. 손자 충헌왕(忠獻王) 인좌(仁佐)와 충의왕(忠懿王) 숙(俶)에 이르러 송 나라가 일어나자 이에 복종했는데, 송 나라에서 그 보답으로 전당(錢塘)과 임안(臨安)에 있는 전씨의 분묘를 수리하여 제사를 지내게 하고, 표충관(表忠觀)을 세워 그들의 충성을 표창하였다. 소동파(蘇東坡)의 표충관비(表忠觀碑)에 그 내용이 보인다.
속동문선 제5권 / 칠언고시(七言古詩)
반월성(半月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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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위(曺偉)
활 같은 반월성, 문천 굽이에 / 彎彎半月蚊川曲
폐성이 바로 남산 산록을 대하였네 / 廢城正對南山麓
나왕의 궁전이 다 먼지가 되고 / 羅王宮殿盡爲塵
우거진 풀밭에 사슴ㆍ노루가 뛰는구나 / 碧草芊芊走麋鹿
숲 까마귀 울다 흩어지고 석양이 붉은데 / 林鴉啼散夕陽紅
살랑살랑 흐르는 냇물 옥을 굴리는 듯 / 漾漾溪流咽寒玉
내가 와서 방황하며 눈물 줄줄 흘리며 / 我來彷徨雙涕垂
동풍에 혼자 서서 멀리 바라보네 / 獨立東風凝遠目
양산의 흰 말은 어디로 갔는가 / 陽山白馬去無蹤
알정의 신룡은 다시 미역을 안 감네 / 閼井神龍不再浴
십칠만 호가 연기 따라 사라지고 / 十七萬戶隨飛煙
육대조의 자손이 다 가고 말았구나 / 六祖雲仍不可錄
천년 왕기가 아득히 사라지니 / 千年王氣漠然消
땅도 늙고 하늘도 황폐해 다만 능곡뿐 / 地老天荒但陵谷
강산을 조상코자 술잔을 드니 / 欲弔江山擧酒杯
격렬한 슬픈 노래 수풀을 뒤흔드네 / 激烈悲歌振林木
“어와 어와” 제창하던 후정화 노래 / 嗚嗚齊唱後庭花
단판에, 요쟁에, 대금ㆍ중금 섞였었지 / 檀板瑤箏雜豪竹
돌아오는 길에 오릉 길을 지나노라니 / 歸來還過五陵路
귀신이, “어이, 어이” 밤에 나와 우는 듯 / 似聽蕭蕭鬼夜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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