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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9. 7. 21:04고대사

개벽 제18 > 少年에게(2)

잡지명 개벽 제18호
발행일 1921년 12월 01일
기사제목 少年에게(2)
필자 魯啞子
기사형태 논설

少年에게
魯啞子

朝鮮民族의 道德的 破産

道德과 人生生活 (個人生活이나 團體生活이나) 의 關係가 어떠한가 함에 對하야서는 後章에 말슴할 機會가 잇겟습니다, 마는 여긔서는 다만 그 結論되는 「道德은 人生生活 (그 中에도 團體生活) 의 第一義的 要件이다」하는 것만 말슴해 두겟습니다.

近來에 흔히 말하기를 知識이 人生生活의 第一義的 要件이라 하는 모양이지마는 이것은 무서운 謬見이외다. 道德을 第二로 知識을 第一로 보는 團體는 滅亡하고 맙니다.

그런데 우리 朝鮮사람은 古來로 道德에 對하야 자랑함이 매우 큽니다. 「禮義之邦」이라 하야 天下에 우리가 가장 道德이만흔 民族인 듯이 말합니다. 日本 사람도, 西洋 사람도 道德으로는 우리만 못하다고 자랑합니다. 民族에게 이러한 자랑, 그 中에도 武力의 자랑도, 金錢의 자랑도 아니오 道德의 자랑이 잇슴은 크게 깃버할 일입니다.

그러나 現在 우리네는 果然 그러케 道德的으로 健全한 民族일가요? 우리가 이처럼 衰頹한 今日을 가지게 된 것에는 道德的 原因이 잇지 아니할가요? 다시 말하면 우리는 政治制度가 낫바서, 産業이 發達되지 못하여서, 敎育이 업서서, 武備가 업서서, 英雄이 업서서, 다만 이러한 理由만으로 이 衰頹를 부른 것일가요? 毋論 그러합니다. 政治制度가 올흐면 民族의<29> 모든 機能이 다 活用되고 發展되엇슬 것이오 産業이 잘 되엇더면 民과 國이 富하엿슬 것이오, 敎育의 理想이 바로 서고 또 그것이 普及되엇더면 一國家를 維持할 人材가 넉넉할 것이외다. 이러할진댄 衰頹가 잇슬 理가 업습니다. 그러나 이러케 하는 根本되는 힘이 무엇입니까, 政治制度가 올흔 것이 되게 하고 産業과 敎育이 發達되게 하는 根本되는 힘이 무엇입니까. 道德입니다, 道德입니다. 道德은 生命입니다.

「禮義之邦」이라는 禮義는 나의 말하는 道德이 아닙니다. 우리 어른들은 흔히 外國 사람이 3年의 居喪을 아니한다하야, 또는 同姓이 相婚한다하야 이것이 道德이 업는 證據라고 합니다. 이런 것을 道德의 核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아즉 나는 여긔서 어떤 것이 우리의 지금 取할 道德이란 말은 아니하고 後章에 밀겟습니다. 그러고 다만 斷片斷片으로 現在 우리 民族의 道德의 缺乏된 것을 말하겟습니다.

(ㄱ) 虛僞. 우리 사람의 道德的 欠 中에도 가장 큰 欠이오 아울러 모든 欠 卽 罪惡의 뿌리되는 欠은 虛僞입니다. 虛僞라 하면 「有名無實」, 「伐齊爲名」, 「虛飾」, 「虛榮」, 「虛言」, 「詐欺」, 「弄絡」, 「手段부림」, 「體面차림」, 이러한 말로 表示되는 일과 말이외다. 이런 것을 이러케 글字로만 써노흐면 웃스워 보이지마는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民族的 生活의 根幹을 쏠아먹는 毒蟲이외다. 우리의 民族的 生活의 肺臟에 퍼진 毒菌이외다. 우리는 虛僞로 亡한 者외다.

이것은 나만이 아니오, 요사이 우리 어른네도 만히 이것을 깨달으신 모양이니 「開闢」雜誌에서 「諸名士의 信條와 主張과 排斥」이라는 題로 答案을 募集하엿는데 應募者 49氏中에 「排斥」이라는 項에 虛僞 또는 그와 비슷한 뜻으로 대답한 이가 9氏요 그리고 虛僞의 反對되는 誠實을 信條로 삼는 이가 10氏니 誠實을 信條로 한다함은 極히 虛僞를 排斥한다함과 同一할 것이며 應答者 49氏中에 虛僞를 가장 排斥하는 思想을 가진 이가 19氏인 것을 보아도 지금 우리 社會가 어떠케 虛僞의 毒害에 自覺되어 감을 알 것입니다.

또 지난번 少年野球大會事件을 보더래도 參加團體 16中에 規定의 年齡을 속인 團體가 14라 하며 그中에 어떤 主日學校는 一團 9人中에 6人이나 年齡을 속인 者가 잇다고 합니다. 이 16團은 다<30> 어떤 學校의 校長의 年齡에 關한 證明이 잇다하니 그러면 16 校長 中에 14 校長이 거즛말 하기를 꺼리지 안는 사람인 심이외다. 그中에도 主日學校나 某學校가튼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學校의 校長들조차 이러한 거즛말을 짐즛 하엿습니다. 그러면 宗敎學校의 校長은 牧師나 長老일터 인데도.

靑年과 少年을 敎育한다는 敎育者조차 8分의 7이나 이러한 虛僞를 꺼리지 안는 性格을 가젓다 하면 다른 一般 人民은 어떠하겟습니까.

또 司法의 統計를 보건대 우리나라에 가장 만흔 犯罪가 詐欺라 하며, 또 이것이 해마다 더욱 增加하여 가는 傾向이 잇다합니다. 이리하야 全民族은 날로 虛僞化 해 갑니다.

우리 사람은 우리 사람을 밋지 아니합니다. 兩人이 마조 안저 終日무슨 이악이를 하엿다하고 서로 떠난 뒤에는 彼此에 彼此의 들은 말을 信用치 못하고 그 中에서 어느 말을 어느 程度까지나 미들 수가 잇슬가 하고 臆測으로 撰擇하는 지경입니다.

어른들이 젓먹이를 속이매 젓먹이는 어른을 속입니다. 先生은 學生을, 學生은 先生을, 父母는 子女를, 子女는 父母를, 夫는 妻를, 妻는 夫를, 친구끼리 이웃끼리 서로 속이고 속는 것이 우리네의 日常生活이외다. 商人이 顧客을, 醫師가 患者를, 辯護士가, 依賴者와 法廷을 속임으로 職業을 삼는 것은 말할 것도 업습니다. 우에 말한 開闢雜誌에 난 諸名士의 信條에 對한 答案中에 「남을 속이지도 말고 남에게 속지 말 것」이란 것을 信條로 삼는 이가 잇습니다. 이것이 우리 땅의 生活이, 어떠케 虛僞에 찬 것인가를 가장 잘 說明하는 痛嘆할 말인가 합니다.

以上에 말한 것은 虛僞의 半面인 거즛된 言行을 가르친 것이지마는 虛僞에는 또한 半面이 잇습니다. 그것은 「虛張聲勢」, 「有名無實」, 「伐齊爲名」가튼 우리 사람이 흔히 쓰는 熟語로 說明될 것입니다. 이것은 虛僞 中에 가장 무서운 虛僞외다.

이전 韓國時代에 軍隊가 잇섯습니다. 軍隊를 두는 本意는 內로는 國內의 秩序를 維持하고 外로는 外國의 侵入을 防禦함이지마는 韓國의 軍隊는 有名無實에 不過하엿고 軍隊를 기른다하고 伐齊爲名하는 少數 野心家의 野心을 채워줄 뿐이엇습니다.

어찌 軍隊만이겟습니까. 警察도 그러하고, 行政도, 司法도 그러하고, 아니 國家全體가 이 有名無實,<31> 伐齊爲名에 不過하엿습니다. 웨? 이러한 모든 機關을 마튼 사람들이 모다 虛僞의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 깁히 들어가 말하면 이러한 사람들을 내어노흔 우리 民族이 왼통 虛僞에 저젓섯기 때문에.

좀더 녯날에 올라가 科擧制度를 例로 듭시다. 科擧의 本意는 國家便으로 보면 國家의 모든 機關을 運轉시킬 人材를 고르자 함이오, 거긔 應하는 人民便으로 보면 自己의 學力을 試驗하야 國政에 參與하자 함이언마는 其實은 試驗을 보기도 前에 門閥과 顔面과 請囑을 딸아 壯元과 及第는 이미 試官의 手帖에 記入되엇고 及第한 사람은 國家야 興커나 亡커나 自家의 慾心만 채우면 그만이엇습니다.

何必 녯날 일을 말하리오, 目前의 우리 民族의 모든 事業을 삷혀봅시다.

學校들. 相當한 資本金도 敎員도 업시 「우리도 學校를 하네」하는 有名無實의 學校들. 學生들도 무엇을 알기 爲하야 工夫하는 이보다 工夫한다는 소리와 卒業하엿다는 이름을 엇기 爲하야 하는 이가 만흡니다. 運動도 그러하야 健康을 增進하고 勇氣를 涵養하여 團結의 道德을 練習하는 本意를 잇고 아모 실상이 업는 勝負에만 골똘하야 少年野球大會가튼 醜態를 演出하게 됩니다.

다음에는 여러 團體들. 昨年以來로 數업는 團體가 생겨낫습니다. 그 趣旨書와 綱領과 規則과 벌여노흔 事業의 名稱을 보면 실로 宏壯합니다. 그러나 대개는 實力(金力과 人材)이 업스니까 有名無實입니다.

다음에는 여러 新聞과 雜誌들. 그 亦是 조흔 事業이오 또 그 趣旨도 조치마는 實力은 헤아리지 아니하고 虛名만 取함으로 或은 創刊號가 終刊號가 되고 或은 누구의 말과 가티 「月刊이 節刊도 되고 年刊」도 되며 그것조차 內容을 充實케 하지 못합니다.

다음에는 여러 會社와 銀行과 其他 企業들. 이것도 實力은 업시 虛名에만 汲汲하다가 장마의 버섯과 가티 財政恐慌의 볏만 한번 쪼이면 다 슬어지고 말며, 或 殘喘을 僅保한다 하더라도 무슨 무슨 株式會社라고 宏壯한 이름을 가진 企業團體가 實狀으로는 족으마한 個人의 가가만도 못한 形便입니다.

다음으로 數업는 講演會들과 巡講團들과 講演者들. 講演이라 하면 무슨 方面으로나 專門家의 할 일이어늘<32> 普通敎育程度의 學識도 업는 이에게 무슨 先生 무슨 大家의 徽號를 바쳐 深遠한 演題로 講演을 시킵니다.

다음에 商店廣告들. 무엇무엇 直輸入販賣, 무슨 洋行, 무슨 大藥房하고 新聞에 나는 廣告를 보면 宏壯하지마는 親히 그 집에 가보면 보잘 것 업는 것이 만흡니다.

이 모양으로 現在 우리네의 營爲하는 事業과 生活이 全혀 虛며 僞외다. 或 말하기를 이는 虛僞를 崇尙하고저 하야 그러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오늘날 形便에 團體도 잇서야 하겟고, 新聞과 雜誌도 잇서야 하겟고 會社 其他의 企業 機關도 잇기는 잇서야 할 터인데 實力이 넉넉치 못하니 自然히 姑息的으로 하게 되는 것이라도 말슴하리다. 얼른 생각하면 그러할 것입니다. 「그저 해야지, 언제 압뒤를 돌아볼 새가 잇나」하는 것이 實力업는 者에게 가장 큰 慰安을 주는 말입니다. 그러나 무슨 일이던지 먼저 사람과 돈이 豫算과 一定한 目的과 方針의 設計를 確立하고서 비롯오 일을 시작하는 것이 文明人의 일하는 法이니 그러치 아니하고 「어쩃던지 조흔 일이니 해보자 하야 爲先 시작한 뒤에 사람을 구하고 돈을 구하고 目的과 方針을 생각하니 이야말로 本과 末을 顚倒한 것입니다. 이러케 아모 豫算이 업시 일을 시작하는지라, 自然히 僥倖을 바라게 되고, 남에게 哀乞하고 依賴하는 맘이 생기게 되고 實力이 업스니 虛飾할 꾀를 찻게 되는 것이니, 僥倖이나 哀乞이나 依賴나 虛飾은 실로 가장 可憎한 根性입니다. 罪惡입니다.

假令 넉넉한 準備도 업는 學生이 어떤 高等한 學校에 入學하기를 願한다 합시다. 正理로 말하면 그의 할 일은 盡心力하야 그 學校에서 배울만한 學力을 準備하는 外에 다른 일은 업슬 것이언마는 그리하랴면 精力과 歲月을 消費하겟는지라, 이에 그는 學力을 準備하기는 그치고 入學하랴는 學校의 有力한 職員에게 對한 紹介狀을 求하랴고 돌아다니며 請하고 哀乞합니다. 그리하야 正路로 말고 어떠케 僥倖으로 入學만 되기를 願합니다. 이 모양으로 入學하고도 入學한 뒤에는 나는 아모 學校 學生이어니 하고 自己도 滿足해하고 남에게도 자랑합니다. 그러나 實力이 부치는지라, 試驗때마다 아모러한 手段으로라도 발라넘기기를 애씁니다. 實力은 업서도 試驗에 발라넘기기는 極히 容易한 일이외다.<33> 이 모양으로 몃번 試驗을 발라넘겨 卒業證을 엇게 되면 그는 무슨 學士요 무슨 專門家입니다. 實力은 업지마는 卒業이라는 形式을 지냇스니 卒業生입니다. 그러나 實力이 업스니까 그는 社會에서도 발라넘기는 수 밧게 업습니다. 이라하야 告訴와 告發의 區別을 모르고도 法學士도 되고 辯護士도 되는 것입니다.

이럼으로 왼 社會가 正經正路의 事業과 成功보다 僥倖과 哀乞과 依賴와 딸아서 虛飾의 事業과 成功을 願하게 됩니다. 힘 안들이고, 돈과 歲月만 들이고 어찌어찌 成功하기를 願하게 됩니다. 近年에 만흔 우리 財産家가 米豆取引과 鑛業에 모여들어 모다 破産의 悲境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그뿐더러 오늘날 南大門에서 東大門에 이르는 넓고 큰 길에 아츰부터 저녁까지 분주히 다니는 우리 사람들을 봅시오. 그네는 거의 다 成功을 僥倖에 바라는 虛飾者가 아닌가.

이러케 虛僞가 全民族을 風靡하기 때문에 사람에게 가장 貴한 道義의 念을 麻痺하야 個人과 社會의 道德的 生活이 破産의 悲境에 빠지게 되엇습니다. 흔히 말하기를 富와 强만 잇스면 一國이 興盛하리라 하나 이는 진실로 모르는 말이외다. 大羅馬帝國을 亡하게 한 것은 決코 富와 强이 不足함이 아니오 道義의 念이 슬어짐이외다. 또 衰하엿던 民族이 中興함에도 갑작이 黃金비가 나리고 大砲와 軍艦의 샘이 솟아 될 것이 아니오 먼저 잇서야 할 根本的 要件은 强固한 道義의 念이외다. 朝鮮民族이 衰頹한 原因을 或은 外强의 壓迫이라하며 或은 一二惡人의 所爲라 하며 또 或은 莫非天運이라 하거니와 그 根本되는 原因이 진실로 道義의 念의 痲痺인 것은 李朝의 歷史를 보면 昭詳할 것이외다. 詐欺, 詭譎, 陰謀, 虛飾, 猜忌, 謀害, 利己, 依賴, 反覆, 責任廻避 - 이런 것이 지난 三百餘年 歷史의 主流가 아닙니까. 이러한 惡한 性質이 遺傳을 通하야 漸漸 蓄積하고 漸漸 濃厚하게 되면서 이 代에서 저 代로 흘러 우리에게까지 미첫습니다. 그래서 只今 우리 社會는 道義의 念이 痲痺하기로 世界에 몃재 아니가는 社會가 되고 말앗스니 오늘날 우리의 行爲를 支配하는 動機는 오즉 利害의 念뿐이오 義不義를 分辨하는 道義의 念이 아니게 되엇습니다. 이리하야 世界에 在한 우리 民族의 別名이 「거즛말장이」 「미들 수 업는 民族」이 되고 말앗습니다. 대개 모든 罪惡의 母가<34> 되며, 同時에 가장 큰 罪惡이 되는 者는 虛僞, 虛僞, 虛僞니까요.

外國사람이 우리를 信用치 아니하는 程度는 如干이 아닙니다. 人蔘장사와 假字 愛國者로 더 할수 업시 우리의 信用을 일허 노흔 中國은 말할 것도 업거니와 一個朝鮮民族의 代表라는 者가 十種이나 二十種이나 들여 밀려 서로 自己가 正式임을 다토아 서로 陰害하고 排斥함으로 우리의 낫에 똥을 바르게 된 勞農俄國도 말말고 가장 우리를 사랑하고 우리에게 親하다는 宣敎師들조차 우리의 言이나 行은 決코 額面價格으로 밋지 아니하는 形便이외다.

外國은 말말고 우리 우리끼리는 더욱이 서로 밋지 아니하나니 밋지 안는 것이 가장 安全한 일이라 우리 사람을 밋다가는 큰일이 날 것이외다. 돈을 꾸이거든 實物의 抵當을 바드시오 무슨 말을 듯거던 當場에 그 말한 사람의 圖章을 바드시오. - 이러한 形便입니다.

하는 말만 밋지 안는 것이 아니라, 하는 일도 밋지 아니합니다. 누구시나 新聞紙上에 나는 여러 商店의 廣告를 그냥 미듭니까. 廣告란 의례이 거즛말하는 것으로 作定된 것입니다. 누가 富者모양으로 차리고 다닙니다. 그가 果然 그만한 富者입니까. 이런 것은 다 적은 것입니다마는 누구누구가 어떤 主旨로 무슨 會를 組織하엿다, 하면 우리는 첫재 그 會의 趣旨를 그 會가 發表한 趣旨와 가티 밋지 아니하고 그 側面, 裏面을 살펴보며, 둘재, 「只今 저러케 떠버리지 마는 웬 實力이 잇스랴, 몃날이나 하다가 말랴」합니다. 이러케 첫재는 그 動機를 疑心하고 둘재는 그 實力을 疑心하기 때문에 그것에 參加하거나 贊成할 熱心이 아니 생깁니다.

近來에 만히 닐어나는 雜誌들도 그러하고 會社들고 그러합니다. 創刊號가 發行될 때에는 그 第一頁에 發表한 趣旨書에는 維持할 能力이 잇슴과 또 彈盡心力하야 그것을 維持할 抱負를 誓約하고, 다음에는 여러 名士의 祝辭에 그 雜誌가 時代의 要求에 適할뿐더러 그 經營者와 筆者가 또한 適材適所인 것을 讚揚하고 나종에 調를 놉히 誠을 다하야 그 雜誌의 永遠無窮하기를 祝합니다. 그러컨마는 그 雜誌는 創刊號가 終刊號가 되거나, 月刊이 節刊이 되고 節刊이 年刊이 되다가 마츰내 소리업시 슬어지고 맙니다.

이러케 서로 밋지 못함에서 나오는 結果中에 가장<35> 무서운 것은 團體生活의 不可能이외다. 一民族의 生活이 이미 一大團體生活인데다가 그 民族生活은 다시 無數한 大小團體生活의 集積이외다. 産業團體, 敎育團體, 宗敎團體, 修養團體, 慈善事業이나 娛樂, 運動을 目的으로 하는 團體, 各種學者의 團體, 枚擧할수 업거니와 一民族의 生活은 이러한 各種의 團體生活을 細胞로 하야 組織된 大團體生活이외다. 國家를 個人의 集合이라고 볼 一面잇는 同時에, 個人의 集合인 大小諸團의 集合이라고 볼 一面이 또 잇습니다. 그런데 이 一面은 가장 重要한 一面이니 대개 現代의 國家生活이나 民族生活은 이 一面으로 가장 잘 說明되기 때문입니다. 一 民族의 生活이 個人이나 家族의 生活을 組成의 單位로 하던 것은 昔日의 일이오 現代의 民族 生活의 組成單位는 우에 列擧한 것과 가튼 大小各種의 團體외다. 그럼으로 이러한 모든 團體가 健全하고 興旺하지 아니하고는 그 民族 生活은 衰頹함을 免치 못할지니 自由團結(Free Association) 은 社會的으로나 政治的으로 今日에는 國家의 政治制度와 다름업시 重要한, 또 그와는 서로 分離할 수 업는 것이 되엇습니다.

그런데 우리네는 서로 밋지 아니하기 때문에 이러한 團體가 成立되며 維持, 發展되기가 어려웁니다. 딸아서 全民族的 團體生活이 不可能하게 되고 團體生活이 不可能하면 그 民族은 滅亡할 수 밧게 업는 것이외다. 크로포킨氏의 말을 들으면 모든 動物 中에 가장 生存에 適한 者는 가장 잘 相互扶助의 實을 擧하야 가장 鞏固한 團結을 成하는 者라 하엿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團結은 서로 信任함으로 되는 것이니 서로 虛僞를 爲主하는 個體끼리 어떠케 團結이 되겟습니까.

(ㄴ)懶惰. 나는 前節에 虛僞를 말할 때에 虛僞는 우리의 生命의 뿌리를 쏘는 毒菌이라 하엿거니와 虛僞가 우리의 生命의 뿌리를 쏘는 毒菌의 웃니라 하면 懶惰는 그 알엣 니라 할 것입니다. 外人이 우리를 批評할 때에는 모다 懶惰한 것을 第一로 칩니다. 긴 담베대를 물고 한 대 낫잠자는 모양을 박은 朝鮮 사람의 寫眞이 西洋에 돌아다니는 寫眞帖과 甚至어 地理敎科書의 揷畫에까지 들어갑니다. 外國으로 처음 오는 손님으로 或은 釜山에서 義州, 或은 義州에서 釜山까지 지나가는 동안에 그 벌거벗은 山들, 족음도 堤防을 整理함이 업시 가로 뛰거나<36> 세로 뛰거나 다라나는대로 내버려둔 河川, 곳곳이 흘러가는 물을 두고도 灌漑의 設備도 할 줄 모르는 田畓, 다 문허져가는 城壘와 道路, 궤딱지가튼 茅屋들, 이런 것을 볼떄에 어떠케 懶惰라는 印象이 아니 박이겟습니다. 外國사람 뿐 아니라, 이숙에서 자라는 우리들도 잘 살아가는 남의 나라에 갓다 오는 길이면저들의 부지런함에 대하야 우리의 懶惰함을 痛嘆하지 아니할 수 업습니다.

懶惰한 사람의 집을 보시오, 그의 몸을 보시오, 얼굴을 보시오, 어느 것에서나 懶惰의 개 기름이 아니 흐르는 대가 잇는가.

農夫, 漁夫, 工匠가튼 職業을 가진 者는 거의 다 勤勉하다 할 수 잇습니다. 우리 民族의 懶惰함을 代表하는 階級은 곳 中流以上의 有産, 有識階級이외다. 몃 10年前으로 말하면 治者階級입니다. 治者階級이라 하면 全國을 다스리던 所謂 兩班階級, 모든 시골의 一郡一鄕을 다스리던 土豪階級이니 그들의 特徵은 産業에 從事하지 아니하고 오즉 官吏나 挾雜으로 業을 삼음과, 漢文字를 배워 衣服, 言語, 動作을 庶民과 判異하게하야써 治者로 自處함에 잇습니다. 그럼으로 이 階級은 官吏가 되지 못하면 一生을 無爲로 보내나니 얼어 죽더래도, 굶어 죽을지언정, 體力을 勞하는 일을 잡지 아니합니다. 그러한 結果가 어떠합니까. 지나간 500年에 우리가 하여 노흔 일이 무엇입니까. 큰 都會를 建設하엿습니까. 녯날 高句麗 서울이던 平壤은 人口가 百萬이 넘엇고 족으마한 新羅의 서울인 徐羅伐도 九十萬이나 넘엇습니다. 그러나 現在 朝鮮에는 京城이 二十五萬 이외다. 그러면 큰 建物이나 남겻습니까. 다 헐어버리다 남은 慶福宮이 잇슬 뿐이외다. 半月城, 鴈鴨池, 佛國寺만한 것도 남기지 못하엿습니다. 그러면 무슨 科學을 發達시겻습니까. 哲學이나 文學이나 藝術을 産하엿스니까. 哲學으로는 李退溪의 宋學의 完成이 잇섯다하나 亦是 漢人의 糟粕을 빨앗슬 뿐이오 文學으로는 幾個의 漢文으로 된 文集이 잇지마는 民衆에게 普及된 것으로 九雲夢, 謝氏南征記가튼 金春澤一人의 著書外에 作者不明인 春香이 打鈴이 잇슬 뿐이외다. 音樂, 美術은 말할 것도 업습니다. 그러면 經濟的으로 富나 蓄積하엿습니까. 領土나 擴張하엿습니까, 대관절 지난 500年에 하여노흔 것이 무엇입니까. 우에도 말한 바와 가티 松蟲이 모양으로 山에 森林을 다 벗겨 먹엇습니다. 河川에<37> 물을 다 할타 먹엇습니다. 古代 先人의 남겨준 遺産까지 다 팔아먹고 이런 도야지 우리가튼 집에 物質的으로 精神的으로나 거지가튼 生活을 하게 되엇습니다.

만일 그네가 날마다 싸끼 한발식만 꼬아 싸핫더래도 그것이 이 地球를 몃바퀴 동여맬만한 동아줄이 되엇슬 것이오, 또 만일 그네가 하루에 흙 한짐식만 날라다 싸핫더래도 白頭山 몃개는 남겻슬 것이외다. 그런데 그네는 아모 것도 남긴 것이 업습니다. 웨 그럴가요, 懶惰하엿던 까닭이외다. 밤낫 空想과 空談으로만 歲月을 보내고 實地로 한 일이 업섯는 까닭이외다. 多幸히 農夫의 勤勉의 德澤으로 굶어 죽지는 아니하엿슬 뿐이외다. 진실로 불상한 朝鮮의 農夫들은 500年間이나 自己네들 爲하야 무엇하나 有益한 일 아니하여주는 遊民階級을 먹여 살려 온 것이외다.

500年의 朝鮮史를 보면 壬辰, 丙子의 戰爭史를 除한 外에는 空論의 記錄이지 實地로 무슨 國家的 事業을 한 事業의 記錄은 아니외다. 壬辰, 丙子의 戰爭의 記錄조차도 그 大部分은 이것이 올타, 저것이 올타 하는 机上空論의 記錄이 大部分을 占領하고 진실로 國防을 爲하야 陸海軍을 養成하엿다던지, 要塞를 建築하엿다던지, 戰爭 後의 産業發達을 計劃하엿다던지 하는 事業의 記錄은 別로 업습니다. 이렁하야 500年間에 아모것도 이뤄 노흔 것이 업습니다.

過去만 그러냐 하면, 現在도 그러합니다. 近 20年來 떠든 結果로 일러 노흔 것이 무엇입니까. 果然 20年來로 떠들기는 宏壯히 떠들엇습니까. 그리하고 그네의 떠드는 主旨도 올핫습니까, 가튼 敎育의 振興, 가튼 産業의 發達, 가튼 團結, 그러나 그네가 얼마나 産業을 振興하고 얼마나 敎育機關을 施設하엿습니까. 그네가 一哩의 鐵道나 一條의 電線을 敷設한 일이 잇스며 一隻의 汽船을 建造한 일이 잇스며 文明한 都會地에는 衣食과 가티 必要한 水道나 電燈은 敷設한 일이 잇스며 圖書館 하나 大學 하나는 設立한 일이 잇습니까. 甚至에 京城가튼 大都會에 運動場 하나, 演劇場 하나, 浴場 하나도 設備한 일이 업습니다. 朝鮮人이 敎育을 부르지즌 結果로 생긴 것이 족으만 私立高等普通校 三四가 잇슬 뿐이니 果然 그네가 무엇을 하엿습니까.

웨 그런가요, 그네는 懶惰합니다. 곳 實行이<38> 업습니다. 懶惰란 實行업다는 뜻이외다. 그리고 懶惰한 者의 本色으로 空想과 空論만 조하합니다. 아마 우리 사람처럼 무슨 일에 말 만흔 사람은 업스리다. 假令 무슨 會席에 가 봅시오, 밤낫 無用한 談論만이오, 事件處理야 몃 가지 되나, 또 하자고 決定하여 노코서는 그대로 實行하는 일이 몃 가지 되나.

우리 民族 中에 第一 만흔 罪惡인 遊衣遊食, 挾雜輩, 僥倖을 바라는 것, 虛榮, 依賴性, 哀乞性, 浮浪性 等은 진실로 이 懶惰에서 생기는 것이외다. 一言以蔽之하면 一定한 職業을 가지지 아니한 것이 懶惰한 者의 特徵이니 여러분 보십시오, 우리 民族 中에서 農夫와 其他 勞働者를 除한 外에 一生의 職業을 가진 者가 少數가 아닌가. 또 職業을 가젓더래도 그것을 진실로 一生의 天職으로 알아 그것에 全心力을 바치는 者가 몃 사람이나 되나. 이것이야말로 滅亡의 兆외다.

假令 警察署에서 犯罪의 可能性이 가장 만타고 嫌疑둘 者는 첫재는 無職業한 者일 것이니 대개 그는 職業이 업스매 衣食에 窮하고, 衣食에 窮하매 犯罪할 생각이 날 것이니 여긔서 財産에 關한 罪惡이 생기기 쉽고, 또 職業이 업스매 閒暇하고 閒暇하매 여러 가지 情慾과 好奇心이 생길 것이니 여긔서 倫理的 犯罪가 만히 생길 것이외다.

그럼으로 以上에 말한 虛僞와 懶惰는 모든 罪惡의 根本이니 우리 民族間에 일어나는 모든 罪惡은 이 두 根本에 생기는 것이외다.

사랑하는 아우님과 누이들이어, 나는 이 우에 우리 民族의 經濟的 破産과 道德的 破産을 말하엿습니다. 여러분은 우리가 어떠케 貧窮한 民族 中에 태어낫나, 어떠케 道德的으로 墮落한 民族 中에 태어낫나, 하는 것을 보시고 슬퍼하고 落膽하실 줄 압니다. 그러나 나는 여러분에게 슬픔과 落膽을 들이자고 이 말슴을 들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다시 살아갈 길을 찻자고 이 말슴을 들이는 것이외다. 잠간만 참읍시오, 한번 더 「知識的 破産」이라는 슬픈 이악이를 더하고 그 담에는 우리가 이 民族을 건질 方策을 討論하겟습니다.

여러분! 거듭 말슴하거니와 여러분은 우리의 生命이시니 爲先 虛僞와 懶惰를 버릴 工夫를 하시면서 各各 이 民族을 이 破産에 救濟해낼 道理를 생각하야 두섯다가 내가 말슴하는 바와 對照하시기를 바랍니다...(未完)<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