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14. 09:04ㆍ이성계의 명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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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시문집 제3권 / 시(詩)
송경에서 옛날을 생각하며[松京懷古] 5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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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잡고 오리 잡는 그 힘도 세었던지 / 操鷄縛鴨力桓桓
이 나라 판도를 완전 통일하였다네 / 滄海輿圖一統完
당 나라와 맞먹는 유원한 역사이며 / 曆數遠承唐甲子
오랑캐 탈을 벗고 한의 의관 갖추었지 / 夷黎皆襲漢衣冠
관문이 무너지자 동선도 울었으며 / 重關失險銅仙泣
치솟은 삼각산이 철견과도 같았다네 / 三角撐空鐵犬寒
천 년 전통 패기는 물 따라 가 버리고 / 覇氣千年隨逝水
팔릉의 송백에 석양빛만 걸렸어라 / 八陵松柏夕陽殘
임금이 탄 수레가 하늘에서 뚝 떨어져 / 帝子雲軿落九天
온 나라가 허겁지겁 신선으로 모셨다네 / 八方顚倒奉神仙
번신은 밤이 되면 금산의 돌을 깎고 / 藩臣夜斲金山石
궁녀들은 봄을 만나 금수의 배에 먼저 올라 / 宮女春爭錦水船
북극성 별빛은 말굴레에 나즉하고 / 北極星辰低玉絡
궁전 안의 비바람은 궁녀들을 억눌렀지 / 內園風雨壓靑鈿
지금도 피리 불던 다릿가 그 길에서 / 至今吹笛橋邊路
먼지 날리며 달아났을 연인들 눈에 선하네 / 一騎紅塵憶走燕
궁중 촛불 일천 개나 비치는 곳 불당이요 / 宮燭千枝照佛堂
왕비 후궁 빗발치듯 승방을 출입했지 / 椒塗風雨接僧房
시방의 용상이 왕의 행차 뒤따르고 / 十方龍象隨行輦
칠보 장식 가사가 어상에 올랐었다 / 七寶袈裟上御床
재상은 머나먼 하늘가로 귀양가고 / 相國竄荒天漠漠
간신은 글 태우고 피흘리며 죽었다네 / 諫臣焚藁血滂滂
보라, 위주가 수레에 올라 통곡할 때 / 試看僞主登車哭
한 조각 금린이 해에 비쳐 누렇던 것을 / 一片金鱗照日黃
문무대신 의관들은 옛 언덕에 첩첩이요 / 文武冠裳疊古丘
선죽교 다릿가엔 충신의 비가 섰네 / 精忠碑碣竹橋頭
업성에 우레 소리 산하가 찢어지고 / 鄴城雷動山河裂
시시의 피비린내 일월이 무색했지 / 柴市風腥日月愁
팔부에 자욱한 연기 새 우는 저녁이요 / 八部蒼煙啼鳥夕
구궁에 단풍든 잎 병든 매미 가을일레 / 九宮黃葉冷蟬秋
산에 올라 흥망 자취 묻지를 말지어다 / 登臨莫問興亡跡
송도를 바라보면 절로 눈물 흐른다네 / 西望松陽涕自流
오백 년 왕업지에 태평한 운세러니 / 五百興王泰運來
북녘 하늘 검은 구름 뭉게뭉게 맴돌았네 / 朔天雲氣鬱徘徊
주선은 상제 뵈러 악해를 건너가고 / 朱船鰐海朝京去
황월이 명분 내세워 용만에서 돌아왔다네 / 黃鉞龍灣仗義回
팔도의 유민들은 흰 머리 풀어 헤치고 / 八板遺民披雪髮
거리마다 우는 여인 붉은 뺨을 가렸다네 / 六街啼女掩紅腮
탁타교 다릿 가에 황혼 달이 떠오르면 / 橐駝橋畔黃昏月
소리소리 호적에 길손도 슬퍼지리 / 羌笛聲聲過客哀
[주-D001] 금산(金山) :
산 이름. 요녕성(遼寧省) 강평현(康平縣)에 있는데 당(唐)의 설인귀(薛仁貴)가 고려 군대를 그곳에서 격파했다고 함.
[주-D002] 금수(錦水) :
촉(蜀)에 있는 금강(錦江).
[주-D003] 보라, …… 누렇던 것을 :
고려(高麗) 제32대 우왕(禑王)이 위화도(威化島)에서 회군한 이성계(李成桂) 일파에 의하여 강화(江華)로 손위(遜位)할 때의 정상을 말한 것임. 금린(金鱗)은 일광이 수면에 비치면 그 반사 작용으로 일어나는 금물결을 말한 것.
[주-D004] 업성(鄴城) :
삼국(三國) 시대 위(魏)의 도읍지. 《북제서(北齊書)》문원전(文苑傳)에, “업경 속에 연기 자욱하고 안개가 집결했다.[鄴京之下煙霏霧集]” 하였음.
[주-D005] 시시(柴市) :
북평시(北平市) 교충방(敎忠坊) 서북쪽에 있는 지명. 송(宋)의 승상 문천상(文天祥)이 순국(殉國)한 곳임.《宋史 紀事本末 卷28》
[주-D006] 주선은 …… 건너가고 :
우왕(禑王)이 이성계(李成桂) 일파에 의하여 왕위를 내놓고 강화(江華)로 쫓겨간 것을 말함. 악해(鰐海)는 악어가 들끓는 무서운 곳이라는 뜻.
[주-D007] 황월이 …… 돌아왔다네 :
최영(崔瑩)과 함께 요동(遼東)을 정벌하기 위하여 위화도(威化島)까지 진군했을 때, 당시 우군도통사(右軍都統使) 이성계(李成桂)가 네 가지 불가론(不可論)을 내세워 회군(回軍)했던 사실을 말한 것임. 황월(黃鉞)은 천자가 정벌(征伐)할 때 쓰는 황금으로 장식한 도끼.
[주-D008] 탁타교 :
송도 보정문(保定門) 안에 있는 다리. 옛날 거란[契丹]이 고려 태조에게 수호(修好)를 위하여 낙타 50필을 보내 왔었는데, 이때 태조는 반복 무상한 거란족과는 수교할 수 없다 하여 거기서 온 사신 30명을 모두 섬으로 귀양 보내고, 낙타 50필은 이 다리 아래다 매어두고 모두 굶어 죽게 만든 데서 연유한 이름이라고 함.《新增東國輿地勝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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