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란 지대는 숙신(肅愼)과 접경하였으니, 혹 이 돌로 만든 화살을 가리킨 것인가?

2023. 5. 16. 01:17백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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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사설 6 / 만물문(萬物門)

죽간철족(竹榦鐵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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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진(陳) 나라에 있을 때 숙신씨(肅愼氏)가 바친 화살이라는 것을 알아내었다. 석노() 길이가 여덟 치였다 하니, 돌이란 싸리나무보다 더 무거운 것인데 왜 한 자 여덟 치나 되도록 길게 만들었을까?

이는 추측컨대, 석노라는 노(砮)자는 노(奴)자에 따라 글자가 되었으니, 바로 강한 돌로 만든 촉인 듯하다. 그리고 노(弩)라는 활은 아주 크게 된 것이다. 활이 크면 살도 길어야 하기 때문에 그 싸리나무 화살이 이처럼 길었다는 것을 또한 미루어 알 수 있겠다. 그렇게 않으면 앞이 무겁고 뒤가 가벼워서 먼 거리에 이르도록 쏠 수 없을 것이다.

옛날 장신(莊辛)은 초 양왕(楚襄王)에게 이르기를, “활을 쏘자면 파로(碆盧)를 곱게 다듬어야 하고 증격()도 좋게 만들어야 한다.”고 하였으니,  () 것은 《서경(書經)》에 이른바 노궁(盧弓)이니, 노시(盧矢)이니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고, 파(碆)라는 것은 돌도 쏠 수 있도록 날카롭게 만든다는 뜻이다.

마융(馬融)의 송(頌)에도 역시, “증격과 파로가 날아 흐른다.”라고 하였으니, 이로 본다면 돌로 화살촉을 만든 것은 숙신씨 이전에도 있었던 것이다.

지금 쇠로 만든 활촉은 아주 날카롭다. 뭐 돌로 만든 촉을 쓸 필요가 있겠는가? 하지만 돌은 쇠에 비교하면 조금 가볍다. 활이 너무 강하면 화살이 꺾어지는 까닭에 촉을 돌로 만들고 또 길이를 길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례》 고공기(考工記) 시인(矢人)에는, “화살대 속에다 철근(鐵根)을 꽂아서 만드는데, 혹 3분(分)으로 나눠서 하나는 앞에, 둘은 뒤에 꽂기도 하고, 혹 5분으로 나눠서 두 개는 앞에, 세 개는 뒤에 꽂기도 하며, 혹 7분으로 나눠서 세 개는 앞에, 네 개는 뒤에 꽂기도 한다. 화살이란 앞이 약하면 낮게 나가고 뒤가 약하면 빨리 나가며 중간이 약하면 굽어지기가 쉽다.”고 하였다.

이 제도에 따라 만든다면 너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고 또는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아서 쏘는 데 아주 알맞게 될 것이다. 그러나 후세에 와서는 만드는 기술이 더욱 교묘하게 된 것은 싸리나무 화살도 대로 만든 것만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 북도(北道)는 옛날 숙신씨가 살던 터인데, 화살대는 서수라(西水羅)로, 촉은 돌로 만드나 이 대로 만든 화살과 쇠로 만든 촉에는 동떨어지게 비교도 되지 않는다.

또 우공(禹貢)에 상고하니, 청주(靑州)에서는 괴석(怪石)을 바쳤다. 돌의 괴이함은 석노만한 것이 없고, 또 청주란 지대는 숙신(肅愼)과 접경하였으니, 혹 이 돌로 만든 화살을 가리킨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