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7. 20:58ㆍ백두산
6일(음력 2월 28일)《일요일》 흐림.
이달 2일부터 어제 오후까지 원산에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과 흙먼지 폭풍이 도래했다. 원산 토착민들이 말하기를 이번 폭풍우는 12년 전에 도래했던 폭풍우 이래로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한다. 폭풍우가 최악에 달했을 때 두터운 뿌연 먼지가 빠른 속도로 바다를 향해 함흥 길 계곡 위를 떼 지어 굴러다녔다. 몇 세기 동안 폭풍우에 맞서 견뎌온 키 큰 소나무가 부러지기도 했다. 많은 가옥의 초가지붕이 두루마리 종이처럼 벗겨졌다. 바람은 원산이 갖고 있는 불쾌한 특징 중 하나이다. 십일이면 구일은 바람이 불고, 4계절 중 3계절에 눈이 내린다(十日分排九日風 四時統計三時雪) 원래 조선의 최북단 지역 기후를 묘사하는 이 말은 바람에 관한 한 원산에도 들어맞는다.
이번 달은 나쁘게 시작되었다. 4월 1일 밤 조선인 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가옥 네 채를 태우고 많은 이들에게 부상을 입혔다. 조선인은 이웃집이 불타거나 도둑이 들었을 때 자신이 갖고 있는 천성이나 자신이 받은 교육의 가장 추악한 면을 드러낸다. 어느 경우에든 도움을 주지 않는 것이다. 조선인은 무관심으로 방관하거나 슬금슬금 물러나서 숨어버린다. 나는 조선인을 몇 명 소집하여 일본인 소방대가 현장에 가져온 펌프로 일하게 만드느라 엄청나게 힘들었다. 조선인에게는 자신의 직접적인 이익과 관계가 없으면 무엇이든 관심 밖의 일이 된다. 조선인은 자신의 집만 안전하다면 누구의 집이 불타고, 도둑맞든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 유교는 언제나 이타주의를 경멸한다. 따라서 유교의 물질만능주의가 집안의 사면 벽으로 인간으로서의 모든 의무를 한정짓는 조선이나 중국, 그 밖의 나라에서 공공심은 거의 미지의 것이 된다. 그 벽 너머로는 인간으로서의 의무가 중단된다. 조선의 관료들이 자신의 더러운 자아를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 자국의 가장 귀중한 이익을 팔아넘기는 것을 무심하게 지켜본다.
오후 5시 30분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몇 시간 동안 계속되었다. 비 덕분에 먼지가 가라앉고, 바람이 잦아들었으며, 어린 나무와 싹트기 시작한 꽃에 영양분이 공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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