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20. 10:33ㆍ대륙조선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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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양집 제2권 / 시(詩)○북산집(北山集) 계유년(1873, 고종10)에서 정해년(1887, 고종24)까지이다.
5월 3일 나는 윤심헌 승구 과 은대에서 함께 당직을 서면서 춘방과 계방의 여러 벗들에게 차운하여 화답하다〔五月三日余與尹審軒 升求 伴直銀臺次韻和春桂坊諸益〕 춘방(春坊)은 보덕(輔德) 해사(海士) 김성근(金聲根)과 설서(說書) 금리(琴里) 이경직(李景稙)이고, 계방(桂坊)은 익찬(翊贊) 소산(韶山) 홍보섭(洪輔燮) 시직(侍直) 우천(右川) 서상희(徐相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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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논하자면 한 말의 술도 많지 않나니 / 斗酒論文不足多
승화문의 풍류가 근래 어떠한가 / 承華風雅近如何
성심으로 대하며 백부의 사귐 약속했고 / 推心已許伯符契
나와 해사(海士)는 동갑이다.
현탑 내릴 때면 유자 오는 게 보였네 / 下榻時看孺子過
성 안의 세월은 신시 후에 길고 / 省裏光陰申後永
천중절 사물은 비 그친 후 아름답네 / 天中節物雨餘佳
부질없이 먼 생각에 빠진 새장의 새 가여워라 / 自憐籠鳥空遐想
드넓은 강호엔 만경창파 일렁이네 / 浩蕩江湖萬里波
단양 좋은 절기 남녘에 이르니 / 端陽佳序屬明都
전해오는 용주 풍습 오호를 상상하네 / 競渡遺風想五湖
무더위는 보슬비 따라 완전히 씻기고 / 暑氣全隨微雨去
산 빛은 맑은 안개 속으로 아득히 들어갔네 / 山光遙入澹烟無
백발로 한가히 지내는데 공연히 은혜만 넓고 / 優遊白髮空恩造
청궁을 보필하는 이는 모두가 큰 선비라네 / 輔弼靑宮盡碩儒
이처럼 짧은 시간에도 여전히 잠 못 이루고 / 如此短更猶不寐
읊조림 좋아하는 그대 요부를 배우려 하네 / 愛吟君欲學堯夫
새벽에 소란스럽게 관아 자물쇠 막 열리니 / 鬨動晨衙啓鑰初
그림 같은 누대에 여러 신선들이 사네 / 樓臺如畫列仙居
가전의 학문은 아직 청상학이 익숙지 않고 / 家傳未慣靑箱學
책상에 올라온 상소엔 백간서일랑 없었네 / 案奏曾無白簡書
티끌까지 자세히 셈하면 보답에 내실 있겠으나 / 細筭涓埃圖報實
칠하고 바르는 데 불과하면 문장이 공허하리 / 不過塗抹應文虛
제공들이 끊이지 않고 대성에 오르니 / 諸公滾滾登臺省
수레 끌어줌은 본디 뒷 수레에 의지하는 법 / 推轂由來賴後車
승정원(承政院)의 좌차(座次)는 뒤에 온 자가 있으면 차례로 추천하여 승진시킨다.
빛나는 계자가 중당에 있고 / 煌煌啓字在中堂
육부가 방을 나눠 각각 책상이 하나씩 / 六部分房各一牀
전해오는 세 잔의 경계 은실로 새겨졌고 / 三爵傳來銀鏤戒
숙종 때 정원(政院)에 은배(銀盃)를 하사했는데, 술잔 가운데를 빙 둘러 다음과 같은 글자가 새겨져 있다. “감히 자주 술을 거듭 마시면, 덕을 해치고 마음을 상실한다. 삼작(三爵) - 이 아래 두 글자가 없다. - 내 너희에게 훈계하노라.”
선유하신 십행에 붉은 인주 향 남았네 / 十行宣過紫泥香
교정하는 책은 파리처럼 작아 판별하기 어렵고 / 讐書難辨蠅頭細
시간 알리는 소리는 기다란 학 울음인 듯하네 / 報漏疑聞鶴唳長
자지가에 화답하여 기호에게 주려하나 / 欲和芝歌酬綺皓
한가롭고 분망함이 다르니 내 신세 한스럽네 / 還歎身世異閒忙
[주-D001] 윤심헌(尹審軒) :
윤승구(尹升求, 1825~?)로, 본관은 해평(海平), 자는 군여(君如)이다. 1874년 홍문관 교리ㆍ부수찬ㆍ수찬을 지냈고, 1876년 서장관으로서 동지사 심승택(沈承澤)을 수행하여 청나라에 다녀왔다. 1880년 증광감시(增廣監試)의 시관(試官)을 지냈고, 그 뒤 여러 관직을 거쳐 1904년 종2품의 품계에 올라 그해에 내장원경(內藏院卿)으로서 칙임관 3등에 서임되었다.
[주-D002] 은대(銀臺) :
승정원(承政院)의 별칭이다. 왕명의 출납을 담당했다.
[주-D003] 김성근(金聲根) :
1835~1919. 본관은 안동, 자는 중원(仲遠), 호는 해사(海士)이다. 1873년(고종10)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이 이조ㆍ예조의 판서에 이르렀다. 서예에 뛰어났다.
[주-D004] 홍보섭(洪輔燮) :
1826~? 본관은 남양, 자는 공필(公弼), 호는 소산(韶山)이다. 1852년(철종3) 임자(壬子) 식년시(式年試)에 합격했다.
[주-D005] 승화문(承華門) :
태자궁의 문 이름이다.
[주-D006] 백부(伯符) :
삼국 오(吳)나라 손책(孫策, 175~200)의 자이다. 오군(吳郡) 부춘(富春) 사람이다. 손권(孫權)의 장형(長兄)으로 26세에 암살당했다. 생전에 주유(周瑜)와 마음으로 투합하여 깊은 우정을 맺었는데, 〈삼국명신찬서(三國名臣赞序)〉에 보면, “주유는 탁월하여 빼어난 기상이 남달랐다. 젊어서는 임금을 도와 손책과 교분을 나누었고 만년에는 빛나는 절개로 적벽전에 참여했다.〔公瑾卓尔 逸志不群 悤角料主 則素契於伯符 晩節曜奇 則參分于赤壁〕”라는 구절이 있다.
[주-D007] 현탑(懸榻) …… 보였네 :
유자(孺子)는 후한 서치(徐稚)의 자이다. 남창(南昌) 사람인데 청빈한 고사로서 은거하여 출사하지 않았다. 진번(陳蕃)이 태수로 있을 때 서치를 위하여 특별히 의자 하나를 만들어두고서, 서치가 오면 그 의자에 앉게 하고, 그가 떠나가면 그 의자를 매달아두었다고 한다.
[주-D008] 신시(申時) :
오후 3시~5시를 말한다.
[주-D009] 천중절(天中節) :
단오를 뜻한다.
[주-D010] 단양(端陽) :
단오를 뜻한다.
[주-D011] 오호(五湖) :
태호(太湖)를 말한다. 강소성(江蘇省)과 절강성(浙江省)에 걸쳐 있는 호수이다.
[주-D012] 청궁(靑宮) :
태자가 거주하는 동궁을 말한다.
[주-D013] 요부(堯夫) :
북송 소옹(邵雍, 1011~1077)의 자이다. 시호는 강절(康節)이며 저명한 유학자로서 그의 시는 유학적 내용을 많이 담아서 소옹체(邵雍體)라고 불리었다.
[주-D014] 청상학(靑箱學) :
사학(史學)을 말한다. 《송서(宋書)》 권60 〈왕회지열전(王淮之列傳)〉에 “증조부 표지(彪之)는……박문다식(博聞多識)하고, 조의(朝儀)에 익숙하고 상세한데, 스스로 집안 대대로 서로 전했고, 아울러 강좌(江左)의 옛일도 기억하여 청상(靑箱)에다 봉하여 두었다.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왕씨청상학(王氏靑箱學)’이라고 했다.”라고 했다.
[주-D015] 백간서(白簡書) :
관원을 탄핵하는 주장(奏章)을 말한다.
[주-D016] 대성(臺省) :
조선 시대 사헌부와 사간원의 합칭이다.
[주-D017] 계자(啓字) :
승정원의 계판(啓版)에 새긴 글자를 말한다.
[주-D018] 중당(中堂) :
재상(宰相)이 정무(政務)를 보던 집을 가리킨다.
[주-D019] 육부(六部) :
육조(六曹)를 말한다. 이(吏)ㆍ호(戶)ㆍ예(禮)ㆍ병(兵)ㆍ형(刑)ㆍ공(工)을 가리킨다.
[주-D020] 십행(十行) :
임금의 수찰(手札), 혹은 조서(詔書)를 가리킨다.
[주-D021] 자지가(紫芝歌) :
옛 가곡의 이름이다. 상산사호(商山四皓)가 불렀다고 한다.
[주-D022] 기호(綺皓) :
기리계(綺里季)를 말한다. 한나라 초의 은자이며, 상산사호 중의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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