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16. 10:42ㆍ백두산
속동문선 제5권 / 칠언고시(七言古詩)
동으로 되나미고개[狄餘嶺]를 넘으며[東踰狄餘嶺]
[DCI]ITKC_BT_1365A_1350_010_0040_2002_010_XML DCI복사 URL복사
성현(成俔)
장백산이 높고높아 구름 끝에 솟아서 / 白山崷崒浮雲端
중봉ㆍ첩장이 험준함을 다투니 / 重峯疊嶂爭巑岏
하늘이 신부로 공교히 깎아낸 듯 / 天敎神斧巧雕刊
마치 범이 웅크리고 용이 서린 듯하구나 / 恍如虎踞而龍盤
무더기 허튼 나무가 대 삼림을 이루어 / 叢生雜樹皆珠玕
하늘을 가리니 대낮에도 침침 / 上蔽天日陰漫漫
우뚝한 만 길 나무가 바위에 의지했건만 / 亭亭萬丈依巖巒
재목이 커서 명대목을 만나지 못했구나 / 材大恨不遭倕般
반공에 솔바람이 늘 써늘하여 / 半空靈籟常風寒
난새를 탄 신선이 피리를 부는 듯 / 髣髴吹簫驂飛鸞
바윗길 돌아드니 훤칠한 골안 / 岩回路轉洞壑寬
앙상한 돌 밑에 큰 여울이 울어대네 / 槎牙亂石鳴豪湍
흰 무지개 연못에 꽂혀 물결 무늬 둥근데 / 白虹飮潭波紋團
시커먼 그 속에는 이무기가 서렸으리 / 黑處應有蛟螭蟠
위태로운 난간 같은 스무 여덟 다리 / 二十八橋如危欄
가로 세로 여러 굽이로 여울을 걸쳐 있네 / 縱橫屢渡跨晴灘
향풍이 골을 건너 오니 난초 포기 많은 듯 / 香風度谷多叢蘭
짙푸른 빛 깔린 길에 산꽃이 이울었네 / 濃綠匝徑山花殘
깊은 산, 축축한 벼랑에 가뭄이 없으리 / 山深崖潤無旱乾
목란에 지는 이슬 맑게도 방울방울 / 木蘭墜露淸漙漙
마치 청허한 현도단에나 들어온 듯 / 淸虛如入玄都壇
황정을 캘 만하고 지초도 먹을 만하네 / 黃精可採芝可餐
천야 만야 저 꼭대기엔 새들도 못 나는구나 / 鳥道愁絶高飛翰
절벽 밑을 굽어보니 머리칼이 곤두서네 / 俯臨壑底毛髮攅
하늘이 한 자 가웃, 후유하며 한숨 쉬니 / 捫天尺五空長嘆
험준함이 어찌 촉도난에 비길쏜가 / 險阻奚啻蜀道難
절정에 올라가 잠깐 서성대니 / 行登絶頂試盤桓
맑은 바람 머리를 흩어 자주 관을 날리는구나 / 淸飆散髮頻吹冠
웃고 대지를 바라보며 자주 휘 돌아보니 / 笑撫大地頻回看
이 몸이 훨훨 붕새처럼 나는 듯 / 身世超忽鵬飛搏
두 눈의 숱한 기관을 저버림이 섭섭하니 / 却負兩眼多奇觀
화폭에 옮길 그림 솜씨 내 없음이라 / 顧無畫手移霜紈
나라가 태평하여 반석같이 편안하니 / 升平邦國安如磐
북변의 백성들도 다 즐거워 날뛰네 / 龍荒民物皆騰懽
해마다 봉화는 평안하다는 기별 / 年年烽火報平安
구태여 함곡관을 진흙알로 막으리 / 不必函谷封泥丸
훈풍 양계에 우간춤을 추고 / 薰風兩階舞羽干
북궐엔 이마를 조아리며 조공하는 오랑캐들 / 北闕稽顙朝呼韓
소신이 구구한 유생의 연약한 몸으로 / 小臣齷齪儒生酸
비육이 반소토록 안장을 안 떠나며 / 髀肉半消不離鞍
피리 불고 북을 치며 깃대 속에 앉았으니 / 鳴笳疊鼓擁旗竿
이야말로 광문의 늙은 냉관 아닐런가 / 不數廣文老冷官
이번 길에 잠시 흥진의 즐거움 벗어나니 / 此行暫脫紅塵讙
말 머리의 높은 홍치가 짜장 흥겹구나 / 馬首高興殊未闌
온종일 임금 생각에 근심이 골똘 / 憶君終日憂慱慱
꿈에도 부석 신고 금란전에 추창하네 / 鳧舃趁夢趨金鑾
일편단심 진실로 변함 없이 / 一心無變誠如丹
교악을 다 베어서 파란을 안정콰저 / 欲斬蛟鱷安波瀾
헌신보국, 관 뚜껑을 닫기에 이르리니 / 匪躬報國至蓋棺
험준을 발섭한다고 내 어이 푸념하리 / 安用跋涉愁心肝
[주-D001] 현도단(玄都壇) :
신선들이 수련(修鍊)하는 단(壇). 현도(玄都)에는 반고진인(盤古眞人)ㆍ원시천존(元始天尊)ㆍ태원성모(太元聖母)가 있다 한다. 《枕中記》
[주-D002] 광문(廣文)의 늙은 냉관(冷官) :
광문(廣文)은 당대(唐代) 칠학(七學)의 하나인 광문관(廣文館). “제공곤곤등대성(諸公袞袞登臺省), 일일선생관독랭(一一先生官獨冷).”이란 구절이 있다. 《杜甫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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