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1. 16:44ㆍ대륙조선의 일반 영토
소호당시집 제1권 / 시(詩)○정축고(丁丑稿)
임진석벽가〔臨津石壁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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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물 비단같이 밝은데 / 臨津江水明如綺
석벽이 백 리 남짓 둘렀네 / 繚以石壁百餘里
양 쪽엔 들쭉날쭉 서로 다투는 듯하니 / 兩邊犬牙相鬪爭
기이한 변화는 어느 때 그칠까 / 奇譎變化何時已
강물 노래하는 소리 허공에 들고 / 江謳水調聲入空
물총새 맑은 강물 속에 날았다 잠수하네 / 翠曾飛沒明鏡中
뱃사공과 어부는 볼 것 없고 / 舟人漁子看不足
시 짓는 객과 늙은이 시가 좋지 않네 / 詞客騷翁吟未工
임단의 부사 문채가 성대하니 / 臨湍使君盛文采
관직 낮지만 유독 강산에 의지하네 / 官卑獨賴江山在
삼 년 동안 정치 이루었으나 아직 돌아가지 못해 / 三年政成猶未歸
홀연히 가을바람에 먼 바다 생각하였네 / 忽遇秋風思遠海
사령(使令)편에 편지 보내 나를 초대하기에 / 健步走書招我來
배에 오르니 의기가 긴 돛대 능가하네 / 登舟意氣凌長桅
하늘가 나무 끝엔 우계의 집이요 / 天際樹出牛溪宅
안개 속 음악 소리 울리는 곳 강평의 누대일세 / 烟中樂動康平臺
강평(康平)은 바로 이율곡(李栗谷)의 선조 강평공(康平公)이다.
바람 고요하고 물결 잠잠하니 가다가 그치고 / 風恬浪靜行且歇
골짜기 깊어 벼랑이 얽혔으니 보였다 안보였다 / 峽深崖纏出復沒
좌우로 노 저으며 풍광을 찾고 / 左槳右槳搜風光
눈과 마음으로 감상하며 알뜰히 보려 하네 / 目謀心賞爭毫髮
갑자기 한바탕 소나기 지나가니 / 忽然一陣白雨橫
쏴하게 사방에 갈대 소리 생겨나네 / 颼颼散作菰蒲聲
아마도 하늘이 사람의 마음 알아 / 無乃天公識人意
일부러 한 번 강산을 씻어 맑게 한 것인가 / 故敎一洗江山淸
뱃노래 한 가락에 밝은 달 떠오를 제 / 漁歌一聲明月出
검은 구름 푸르게 변하고 바람은 소슬하네 / 黑雲化碧風蕭瑟
점점이 반짝이던 별들 은하수에 빠져들고 / 紅星點點沒銀河
넘실거리는 강물에 교실이 비치네 / 積水溶溶鑑蛟室
달이 강 가운데 이르러 한참 서성이는데 / 月到江心大彷徨
서성이며 떠나지 않으니 즐거움 끝이 없네 / 彷徨不去歡未央
십주와 삼도 다시 어디인가 / 十洲三島復何處
아득히 푸른 연무만 보겠네 / 但見烟霧蒼茫茫
인생이 이와 같이 참으로 뜻을 얻으면 / 人生如此眞得意
어찌 공명 때문에 스스로 초췌하랴 / 安用功名自憔悴
또 역옹의 팔경시 읊고 / 且咏櫟翁八景詩
역옹(櫟翁)은 이익재(李益齋)의 별칭이다. 팔경시 중에 〈장단석벽(長湍石壁)〉이 팔경 가운데 하나이다.
모랫가에서 신 장군을 조문하지 말라 / 沙邊莫吊申家帥
선조(宣祖) 임진년(1592)에 신할(申硈)이 일본군과 임진(臨津)에서 싸우다 패하여 전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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