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음이 중국 음보다 낫다〔東音勝華音〕

2022. 10. 15. 12:56대륙조선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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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당필기 6

우리나라 음이 중국 음보다 낫다〔東音勝華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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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경(劉元卿) 《현혁편(賢奕篇)》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글자를 기록하는 문자를 같게 하는 것은 천하를 소유한 사람이면 힘으로 같게   있지만 글자의 음운을 같게 하는 것은 비록 성인이 천자의 지위에 있다 하더라도 형세상   없는 점이 있다. 지금 천하에 음운이 틀린 것은 민(閩)이나 월(粤)은 차치하고 논할 것조차 없지만 오나라 사람들이 말할 때 황(黃)과 왕(王)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을 북쪽 사람들이 늘 비웃는데, 정작 북쪽 사람들은 자신들의 음운이 바르지 못한 것이 매우 많은 줄은 알지 못한다.

예를 들면 경사(京師)에서는 () ()라고 하고 () ()라고 하며, () ()이라 하고 () ()라고 하는데, 모두 잘못된 것이다. 하남 사람은 하남(河南) 갈남(渴南)이라 하고 처제(妻弟) 칠제(七帝)라고 한다. 북쪽의 직례나 산동 사람은 () ()라고 하고 () ()라고 하며 () ()라고 하여 입성운(入聲韻) 없으며, 입성 내에서 () ()라고 하고 () ()라고 하며 () ()라고 하여 합구자 없다. 산서 사람은 () ()이라 하여 동자운(東字韻) 없고 강서, 호광, 사천 사람은 () ()이라 하고 () ()이라 하여 청자운(淸字韻) 없다. 흡주(歙州), 목주(睦州), 무주()   군의 사람은 () ()이라 하고 () ()이라 하여 () ()  글자의 운자가 없다.

 예를 들면 () 자의 경우 산서 사람은 ()라고 하고 산동 사람은 ()라고 하며 섬서 사람은 ()라고 하고 남경 사람은 (- 거성(去聲)이다. - 라고 하며 호광 사람은 ()라고 한다.  외에 산서 사람은 () () 하고 () ()라고 하며, 섬서 사람은 () ()이라 하고 () ()라고 하며, 태주(台州) 온주(溫州) 사람은 장창(張敞) 장창(漿槍)이라 하는데, 이와 같은 사례는 일일이  열거할 수가 없다. 대개 이는 습관으로 몸에  지가 오래된 것이다. 오래된 것은 변하기 어려운 법이니 총명함이 특별히 뛰어나  운서(韻書) 염두에 두는 사람이 아니라면 스스로 세간의 습속에서 빠져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음운의 문란이 중국도 오히려 이와 같은데 하물며 동쪽의 우리나라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은 입성이 있고 또 합구성(合口聲)이 있으니, 도리어 중국보다 나은 셈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연경에 들어가  중국 사람들과 음운을 논하다가 까마귀를 가리키면서  새의 울음소리가 어떻죠?” 하고 묻는다면 그들은 가가라고 하고 우리나라 사람은 각각이라 하여 끝내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다.

[-D001] 합구자(合口字) : 

입을 다물어서 발음하는 음운을 가진 글자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