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만은 지도에 제롬 공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여기서 조선의 수도 옆에 흐르는 강으로 이어집니다.

2022. 11. 17. 10:44대륙조선의 일반 영토

사료 고종시대사2   >   1866년(고종 3년) 6월 21일   >   로즈, 조선 원정의 승인과 인력 및 물자 지원을 요청함(Roze→Chasseloup-Laubat)

기사제목 로즈, 조선 원정의 승인과 인력 및 물자 지원을 요청함(Roze→Chasseloup-Laubat)
연월일 고종 3년(1866년, 淸 穆宗 同治 5年, 日本 慶應 2年) 6월 21일  
발신 Roze
수신 Chasseloup-Laubat

1866년 7월 28일, 홍콩, 게리에르 함상에서

장관님께

근래에 저는 지부에서 리델 신부로부터 얻었던 조선에 대한 정보들을 장관님께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이 정보들은 막연하고, 어쩔 수 없이 미비합니다. 우리 선교사들은 생존 조건에 따라 관헌의 추격을 피하고자 조심해야만 했으며 불가피하게 대개 밤에만 이동하고 거의 언제나 숨어 지냈으니 그들이 원해도 정보를 얻지 못했으며 게다가 이 나라는 스스로 신비에 싸여 있으려는 상태입니다.

그에 따라 제가 장관님께 전해드린 정보들은 상세하지 못한 자료일 수밖에 없으며, 또한 틀림없이 조선의 현 정세, 군사 편제, 민간 체계, 그리고 통상 자원에 대해 의문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해 현재 우리는 선교사들에 힘입은 것 이외의 다른 정보는 갖고 있지 않습니다. 포함 한두 척으로 해안을 정찰하면 우리는 근해역으로 접근하는 방법과 연안의 지형, 강의 운항에 대해 알게 될 것입니다. 조선의 수도인 서울은 이 강을 따라 세워졌습니다. 그러나 제가 리델 신부에게 이런 정찰 탐사를 하고 싶다고 하자 그는 저에게 조선 정부를 겁줄만한 병력이 즉시 수반되는 날까지 그것을 삼가기를 간청했습니다.

그는 조선의 해안가에 겨우 한두 척의 배가 출현하게 되면 천주교 신자들에 대한 박해를 가중시키고, 새로운 학살의 구실이 될 뿐이라며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정을 하게 되면 이 정찰은 언제든 즉시 수행해야 하고 그 주된 목적은 우리 선박들의 항로를 밝히고 강을 거슬러 오를 수 없는 대형 함선들이 어디에 정박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지 그곳을 표시하며, 서울의 강에서 포함들이 수월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정확한 수심을 측량하는 것입니다.

지부에서 저는 리델 신부를 데리고 온 조선 선원들을 서둘러 저의 집으로 오게 했습니다. 이들 중 몇몇은 영리해 보이며, 그들은 작은 만을 둘러싸고 있는 암초들을 가로질러 자신들이 게리에르 함선을 안내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저에게 확실히 이야기하였습니다. 이 만(아산만)은 우리가 갖고 있는 지도에 제롬 공(Prince Jérôme) 만註 003이라는 이름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여기서 조선의 수도 옆에 흐르는 강으로 이어집니다. 장관님께서는 이곳 해역에 대한 정보가 전적으로 미비하다는 것과 또한 여기서 저희는 그에 대한 신뢰할 만한 어떠한 지도도 갖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그런데 파리의 지도 보관소에는 조선의 해안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자료들이 소장되어 있을 것 같으니 그럴 경우 그 자료들을 저에게 보내주신다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그러나 조선 항해사들의 정보에 따라 얕은 흘수의 선박들을 앞세우고 서로 돕는다면 이 항해는 아마도 쉽사리 성공리에 마칠 수 있겠습니다.

리델 신부나 조선 수병들이 확실하다고 하는 주장을 모두 수합하면 아래와 같은 결론에 이르는 것 같습니다.

1. 상당수의 선박이 흘수가 가장 깊을 때에도 확실하게 정박할 곳이 서울의 강 하구 근처에 존재합니다. 암초들을 피해 이 정박지에 접근하는 것은 상당히 실현가능한 일이며, 간조 때에 그곳의 깊이는 10미터 정도라고 합니다. 그곳의 해류가 매우 세차지 않으면 바다 수위가 7~8미터 정도 올라가고, 해속은 보통 1.5마일에서 2 마일 사이입니다.

2. 강에는 제방이 없습니다. 강폭은 3연(encablure) 정도이며, 깊이는 간조 시에 4~5미터이고 수도에 가장 근접한 곳으로부터 하류 쪽으로 약 3~4마일 거리에 모래톱이 하나 있습니다. 간조 시에는 1.5미터 정도밖에 남지 않습니다. 그러나 평균 수위가 되면 얼마든지 강 전역을 다닐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강이 곳에 따라 얼기도 합니다.

3. 조선의 수도인 서울은 강의 상류에서 약 30마일 정도 떨어져 있으며, 우안에서는 5킬로미터입니다. 그곳으로부터 지형이 꼬불꼬불하여 시야가 막힙니다. 두 개의 낮은 산이 서울을 굽어보고 있는데, 하나는 서쪽으로 다른 하나는 남쪽으로 나 있고 짐수레가 충분히 다니는 두 개의 길이 서울에 닿습니다.

이 도시는 줄곧 이어진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성벽은 높이 6~7미터, 폭 1~2미터에 거의 순환식이고 도시를 죽 둘러싼 둘레는 12~15킬로미터입니다. 인구는 8만에서 10만 사이이며 수비 군대는 5000명이고 일부는 화승총과 화살, 그리고 창을 갖추었으며 도시에는 7개의 성문이 있습니다.

조선인 항해사들은 그곳에서 요새도 대포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들은 조선인들이 전사의 본능을 보인다고 여깁니다.

강안과 수도 사이의 거리로 함선이 직접 공격하는 것은 막힐 것이고 따라서 거리를 좁히려면 하선은 불가피합니다. 첫 번째 감행해 볼 수 있는 것은 도시를 내려다보는 두 개의 낮은 산을 점령하는 것이고 수도로 통하는 두 개의 길을 장악하며 소형 함대와 통신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Sic) 도시를 항복시키기 위하여 그 즉시 두 개의 언덕에 각각 적어도 6대의 대포를 설치하여 야포로 무장해야 합니다. 또한 필요하다면 더 큰 구경의 대포를 운반하여 포격을 가하고 공격을 기민하게 해야 합니다. 조선 군대의 저항력에 대하여 우리 측에서 갖고 있는 자료들은 너무나 불확실하고, 그곳 사람들의 기질이나 민족성, 당국이 그들에게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한 지식은 여전히 알 수 없는 문제들이기 때문에, 원정 혹은 나아가 기습의 감행에 필요한 인원의 수를 미리 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조선인들이 그들에 대한 공격을 예상하고 육지와 강에 방어 공사로 대비했다면 제 생각에 일어날 수 있는 그들의 방어력을 물리치기 위해 1200~1500명의 상륙 병력이면 충분할 것입니다. 중국해의 해군 함대에서 600명은 충원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600~900명의 해군 소총수는 코친차이나의 수송선을 통해 프랑스에서 파견되어야 합니다. 파견 시, 강선 4개짜리 화포 8문과 담당 근무자를 함께 보내주십시오. 중국해 함대는 4개밖에 갖고 있지 않습니다.

조선의 수도가 자리 잡고 있는 지역은 겨울의 기온이 매우 냉랭합니다. 어떤 곳은 강이 결빙됩니다. 원정은 4월이나 5월이 되어야 시행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때가 되면 열대 계절풍이 바뀌어 상륙 병력을 싣고 지부로 바로 오게 될 수송선의 항해가 용이해질 것입니다. 중국 함대 보유의 포함 타르디프, (Sic) 르 브르통, 그리고 관측함인 르 데룰레드, 르 키엔-샨 외에 2척의 포함이 더 있으면 적절하겠습니다. 적어도 이 6대의 경장비 함선들은 강에서 병력을 수송하고 소형 보트들을 예인하는 데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코친차이나에서 2척을 빌려올 수 있을 것이며, 지부에서 전체가 집합하여 그곳에서 조선의 해안으로 다 같이 동시에 떠나게 될 것입니다.

상기와 같은 정보들을 각하께 제출하며 각하의 명령과 지시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중국 함대는 조선에서 죽음을 맞은 우리 선교사들이 흘린 피를 복수할 수 있게 된 것을 영광으로 여깁니다. 아울러 제가 이처럼 중대한 임무를 맡을 만하다고 평가받은 것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기쁜 일인지를 첨언하게 해 주십시오.

서명 : G. 로즈

출전    · 『로즈 제독(C. A. Roze) 문서』(국사편찬위원회 편), pp.49~55 

註 003

제롬 공은 나폴레옹-제롬 보나파르트(Napoléon-Jérôme Bonaparte: 1822-1891)를 말한다. 프랑스 제2제정의 황제 나폴레옹 3세의 사촌으로 정치적, 군사적 요직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