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28. 17:49ㆍ대륙조선의 일반 영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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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당필기 제2권
남양 바다 속의 기둥〔南陽海中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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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의 바다 가운데 기둥이 있는데 우뚝 서서 높고 장엄하며 멀리서 바라보면 검은색이라 구리 기둥인지 돌기둥인지 분간할 수가 없다. 기둥에는 ‘연초(燕初)’라는 두 글자가 예서로 크게 새겨져 있다. 바닷물이 북쪽에서 흘러와 이 기둥 때문에 갈라지며 흰 물결이 마치 하얀 솜같이 일어난다. 뱃사람들이 그곳을 지날 때는 벌벌 떨며 기둥의 동쪽을 따라가는데 기둥 서쪽으로 나가면 표류하게 된다고 한다.
살펴보건대 ‘연초’란 연나라 초기 혹은 연나라 초입이라는 말인 듯하다. 하지만 춘추 시대의 연나라나 노관의 연나라, 모용의 연나라가 여기까지 그 영토를 넓혔던 적은 없으니 이상한 일이다. 진사 김안기(金安基)가 이 기둥을 보고 나에게 말해 주었다.
[주-D001] 남양(南陽) :
지금의 경기도 화성시 소재지이다. 유득공은 어렸을 때 외가에서 잠시 자란 적이 있는데 그의 외가가 여기에 있었다. 《泠齋集 卷6 先妣行狀》
[주-D002] 노관의 연나라 :
노관(盧綰)은 한(漢) 고조와 한동네에서 한날 태어나 아주 가깝게 지낸 사람이다. 한 고조를 따라 천하를 통일하고 연왕(燕王)에 봉해졌으나, 후에 유씨(劉氏) 아닌 제후들이 차례로 제거되자 한나라를 배반하고 흉노로 망명하여 동호로왕(東胡盧王)이 되었다. 《史記 盧綰列傳》
[주-D003] 모용의 연나라 :
오호십육국 중 모용황(慕容皝)이 세운 전연(前燕)을 말한다. 후에 전진(前秦)의 왕인 부견(苻堅)의 침입으로 멸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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