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망한 이유 : 백성들은 양자강(揚子江)과 회수(淮水) 지방으로 옮겨가서

2022. 9. 5. 20:47고대사

그리고 요동의 경우에 있어서는 애당초 기자(箕子)가 봉지를 받은 국경으로 개원현(開原縣)은 바로 옛날의 부여국(夫餘國)으로 고구려 시조인 고주몽(高朱蒙)이 발상한 지역이며, 지금의 개평현(蓋平縣)은 바로 진한(辰韓)의 옛 국경으로 또한 우리 삼한(三韓)의 하나였습니다. 일찍이 고구려 전성기에는 모든 요동의 일대와 여진족들이 사는 곳이 대부분 모두 고구려의 국경 안에 있었습니다. 고구려는 이 때문에 해동의 강대국이 되었는데, 말엽에 이르러 군주와 신하가 도리를 잃어 땅은 수(隋) 나라와 당(唐) 나라에 빼앗겨 줄어들고 백성들은 양자강(揚子江)과 회수(淮水) 지방으로 옮겨가서 결국에는 국가가 전복되었으니, 불타고 남은 흔적을 다시는 찾을 길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지금에 이르도록 수천 년 동안 아직도 우리나라의 옛 국경을 수복하지 못하였습니다. 국가가 부흥하고 멸망하며 번성하고 쇠퇴하던 시기와 병탄(倂呑)하고 분열(分裂)되었던 자취가 모두 이 한 폭의 지도에 기재되어 있으니, 또한 국가를 소유한 자가 서글피 탄식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척연히 두려움을 생각하게 하는 도구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또 삼가 생각건대, 압록강과 두만강 두 강의 근원은 모두 백두산에서 나오는데, 동쪽과 서쪽으로 나뉘어 흘러 바다로 들어가니,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경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