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27. 12:19ㆍ백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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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집 후집 제3권 / 서(序)
북도 평사로 떠나는 이사립 호신 을 전송하는 서〔送李士立 好信 佐北道戎幕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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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도는 우리나라에서 궁벽한 곳이며, 북도(北道)는 함경도에서도 가장 궁벽한 곳이다. 철령(鐵嶺)과 마천령(摩天嶺), 마운령(摩雲嶺)이 있으며 병영은 그 너머에 있다. 길주(吉州)부터 경흥(慶興)까지 곧장 북쪽으로 가다가 동쪽으로 돌아가면, 오른쪽은 바다와 맞닿아 있고 왼쪽으로는 산에 의지하여 여러 진(鎭)이 배치되어 있다. 그 사이 평지의 넓이는 수십 리가 되지 않고 또 산 안팎에 여러 보루와 큰 도읍이 설치되어 있다. 크고 높은 봉우리가 있는 불모의 땅으로 산융(山戎)의 이민족과 얕은 물을 사이에 두고 부락이 있다.
지세는 높고 후미져 7월이면 서리가 내리고 8월이면 눈이 내리며, 한겨울이 되면 얼음이 두껍게 얼고 삭풍에 큰 눈이 내려 산을 메우고 골짜기를 가득 채워 수많은 나무의 가지까지 눈에 묻힌다. 개가죽 옷을 입은 짐승 같은 형상의 백성은 각궁(角弓)을 쥐고 사슴을 사냥해 생계를 도모하는 자이다. 고을은 수십 호도 되지 않으니, 진실로 추위가 매섭고 극히 누추하여 토착민조차 거주하기 힘든 곳이다.
나의 벗 이군(李君) 사립(士立)은 유가의 선비로 과거에 급제하여 예문관을 거쳐 세자시강원으로 옮겼다. 조정의 의론이 그를 중히 여겨서 하루아침에 그를 사서(司書)에서 물러나게 하고 함경북도 평사에 임명하니 절도사의 휘하 참모이다. 조정에서는 으레 문무를 겸비하여 무사를 압도할 수 있는 위풍(威風)을 지닌 자를 선발하여 임명하니, 그 책무가 또한 막중하다. 다만 그 추위와 고생이 매우 혹독하므로 세상에서는 좌천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군은 한창 현달하던 와중에 청의(淸議)에 의해 추천된 자이니, 어찌 조정에서 그를 외면해서 그러한 것이겠는가.
생각건대 근래에 북융(北狄)이 서융(西戎)과 내통하여 우리 백성을 죽이고 포로로 잡으며 번호(藩胡)는 우리가 방심한 틈을 타 침략하려 한다. 이 때문에 이군을 발탁하여 선발하니 매우 신중하게 한 일이다.
이군이여, 떠나시게. 외지에 있든 조정에 있든 무엇인들 나랏일이 아니겠는가. 진실로 영화로운 자리라고 나가고 어려운 자리라고 물러난다면, 이는 천명(天命)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앞서 이군을 체직할 적에 유독 무엇을 미워하였겠으며, 나중에 이군으로 교체할 적에 또한 무엇을 허물하였겠는가. 이쪽에서 이군을 잃었지만 어찌 대신할 다른 사람이 없겠으며, 저쪽에서 이군을 얻었으나 어찌 이군을 길이 지키겠는가. 천명에 달려 있는 것이다. 이군은 “예” 하고는 마침내 말을 타고 떠났다.
친척과 벗들 슬퍼하며 푸른 들판에 나와 / 親朋結軫出靑郊
버들 꺾어 슬피 노래하니 나그네길 까마득하네 / 折柳悲歌客路迢
어두운 숲은 물가 에워쌌는데 배는 출렁거리고 / 暝樹團洲舟颺颺
어둑한 구름 봉우리 덮었는데 말은 우네 / 黝雲埋嶺馬蕭蕭
눈썹 펴니 군막에는 미녀들 늘어서 있고 / 開眉油幕羅紅粉
눈 감으니 동위는 자줏빛 하늘에 가깝네 / 合眼銅闈近紫霄
멀리서 상상하니 담소하며 백우선 휘둘러 / 遙想笑談揮羽扇
백두산에서 오랑캐 기운 깨끗이 쓸어내겠지 / 白頭如練虜氛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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