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0년승려 가산(Ka-San)은 『홍길동전이라는 기담 소설을 썼고,

2022. 12. 3. 18:46역사적 사실 오류

제목
제3호(1920. 7.)  

Ⅶ. 한국의 문화

언어와 문학

 한국어는 크게 구분해서 이른바 우랄 알타이 어족(語族), 또는 드라비다 어족에 속한다.

 한국어는 모든 우랄 알타이어와 마찬가지로 교착어이며, 이 점에 있어서 굴절(屈折:어미 변화 · 활용)어인 인도 · 유럽 어족과 구분된다.

 한국어는 인종학의 관점에서도 그렇듯이 언어학의 관점에서도 우랄 알타이어의 양대 산맥, 즉 달탄어와 오세아니아어의 연결선이다. 그러나 한국어는 보다 직접적으로 달탄 · 몽골 · 시베리아어, 또는 대륙 · 드라비다어의 파생어에 속하고, 비슷하게 일본어는 헤브라이드 · 뉴기니아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출발하여 필리핀 군도 · 대만 · 유구 열도를 거친 다음 대한 한반도를 매개로 연속하여 대륙과 합해지는 오세아니아 · 말레이지아어 또는 도서(島嶼) 언어의 파생어에 속한다.

 태고적부터 2세기 경까지 한국에 정치적 통합이 세워진 순간에 신라로 불리웠던 왕국이 한 왕권 아래 신라 · 고구려 · 백제라고 하는 여러 지역들을 통합하여 7세기에 이러한 통일이 확정되었다. 드라비다어와 비슷하게 한국어는 문법적으로 매우 단순하고 어휘가 상당히 빈약했다. 이 어휘는 대중의 언어로 살아남았다. 불교 및 중국 유교문화의 침투와 함께 한국어는 눈에 띄게 풍부해졌다. 한문은 이 나라의 유일한 고급 문학어였으며 현재까지도 지식인층 고급 학문의 전유물로 남았다.

 신라국의 정치적 안정과 동시에 언어도 마찬가지로 단일화되었으며 오늘날까지 갖고 있는 결정적인 형태를 취했다. 16세기 때에 세종대왕은 언문(諺文;訓民正音)이라고 불리는 문자를 창안했다. 이 문자의 형태는 일종의 알파벳으로서 한문 초서에 한국어 어미 형태를 가졌고 14개의 자음과 10개의 모음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어는 하나의 교착어이며 다음절어(多音節語)이며 불규칙적인 경우가 거의 없다. 한국어의 어근은 고정되어 있고 변하지 않는다. 한국어는 접미사와 수많은 후치사 특히 동사 활용 시 사용되는 이러한 조사들로 교착된다. 성의 관념은 매우 불완전하고(이건 우랄 알타이어가 갖는 성격의 하나다) 인칭과 수도 마찬가지로 꽤 불확정적이다.

 한국어가 갖는 특징 중의 하나는 활용의 특이한 전개다. 다시 말하면 접미사와 후치사를 사용한 의미의 변화이다. 한국어는 그렇게 수많은 후치사의 첨가로 인도 · 유럽어 가운데서도 가장 박식한 고전적 활용이 모든 종류의 완곡한 표현법을 동원해서도 만들어 낼 수 없을 만큼, 의미의 깊고 미묘한 섬세성에 도달한다. 이와 같이 놀라움 · 경탄 · 부정 · 기쁨 · 고통 · 의 문 · 약속 · 의도 · 공대 · 양보 · 우정 · 비호감 등등의 각 관념을 표현할 수 있도록 각기 그에 해당되는 후치사를 사용하는 법이 있다. 그것은 언어에 기막힌 유연성과 편이성과 상상할 수도 없는 우월성을 주고 있다. 본질적으로 시적이고 음악적이고 부드러운 언어인 것이다. 한국어의 어휘는 유성음이다. 자음과 그 음조는 중국어의 그것보다 인후음이 적고, 일본어의 그것보다 치찰음이 적다. 세 개의 언어를 듣는 것으로 충분히 한국어의 완전한 조화를 파악할 수 있다. 억양은 주기적인 문장들 속에서 점차 생겨나, 전개된 사상의 생명이 되고 행동이 되는 동사위에 올라와 그것을 가볍게 강조한다.

 한국어 필기는 극동에서는 유일하게 한국 문자로 타이핑도 되고 주조 식자가 가능한 문자임을 언급해야겠다. 한국의 두 발명가가 타자기의 자판을 고안했다. 첫 번째 사람은 이민진(Lee Min Tjin) 이라고 하는 선구자이며, 두 번째 사람 리(D. Lee:이대위)가 문자판을 만들었다.

 타자기는 대상사 스미스 프르미에(Smith Premier)에 의해 제작되었다. 그러나 슬프다! 한국에서 후진적이며 야만적인 방법에 빠져있는 일본 통치가 타자기의 수입과 사용을 금지시켰음을 환기시켜야 한다.

 미국에서 제작되어 한국에 들어온 몇 개의 한국어 타자기들은 일본 당국에 의해 몰수되고 파괴되었다. 외국에 주재하는 한국인들만이 이 타자기를 사용할 수 있다. 외국에서 발행되는 한국어 신문이 몇 개 존재하고 있는데 그것들은 완전히 주조 식자기를 사용하고 있다.

 언어로부터 파생되기 마련인 문학은 한국어의 이런 특성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고전 문학은 본질적으로 중국 문학이었다. 극동에 있어서의 중국 문화는 서양에 있어서의 로마 문명과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중국 문화는 그의 학문 · 법률 · 철학 · 종교 · 문화 · 어휘로 주위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극동의 위대한 교화자이며, 그 언어는 라틴어와 같다.

 국학(國學)은 한문 · 철학 · 역사 · 문학 등의 교육으로 구성돼 있다. 고등 교육과 고전 교육은 전체적으로 한문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과거(科擧)와 문학 시험은 유사했다. 모든 중국 고전인 사서(四書)와 경(經)은 한국 고등 교육의 기반을 형성했다.

 순수한 한국 문학의 형식을 보여주는 것은 순수한 민중 소설이다. 그러나 거기서도 역시 한국어로 쓰인 소설은 아주 조금일 뿐이고 - 그 대부분이 한문이다 - 그렇지만 단편 소설과 한국적 이야기들이 많고 또 많다. 이것은 한국어  표기의 간결함과 모든 사람들이 다 가까이할 수는 없는 한문의 난해성에 비추어 쉽게 설명된다. 한국에는 매우 수입이 좋은 ‘이야기꾼’ 혹 ‘광대(Kouang-Da)’라는 직업이 있다. 가족과 친구들의 모임 한 가운데서 민중 소설을 이야기하거나 낭독하도록 초대된 사람이 광대다. 한국인은 책을 별로 읽지 않는다. 반면 광대들이 듣기 좋도록 한 전설과 판소리 혹은 시조를 황홀하게 듣는 것이었다. 이것은 한국어의 부드러움과 섬세한 억양이 이러한 오랜 전통에서 나온 것이다.

 이런 이야기 · 소설 · 일화의 대부분은 저자가 익명이며, 그 전설들은 한국 역사 시초에 이미 사라진 것이다. 그것들 중의 몇몇은 지금까지 이름이 전해지는 유명한 문학가들에 의해서 쓰여졌다. 최치원(Choe Chi-Won:崔致遠)은 7세기에 『계원필경(Les Monts Koe-Lun:桂苑筆耕)』을 썼다.(이 책은 중국 곤륜산(Monts Koe-Lun:崑崙山)에서 한국 나그네가 벌이는 신기한 모험에 관한 이야기다.)

 김암(Kim Am:金巖)은 또한 일본기행(Voyage au Japon:日本紀行)에 관한 이야기를 썼다.

 (한국의) 『삼국사기(Trois Royaumes:三國史記)』를 쓴 한국 역사가 김부식(Kim Pou- Sik:金富軾)은 『북부장성사(L‘Hisoire du Long Mur du Nord)』(중국의 장성이다)』라고 제목을 붙인 역사 소설을 남겼다.

 15세기경(1450년)의 유명한 승려 가산(Ka-San)은 『홍길동전(Les Aventures de Hong Kil-Dong)』이라는 기담 소설을 썼고, 하정(Ha-Jong)이라는 다른 승려는 『경업전(Les Aventures de Kyong-Op)』을 썼다.

 18세기에 이문용(Yi Mun-yong)이라는 이름의 한국 소설가가 발견되는데 그의 장르는 완전히 아리스토판다우며 그의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개구리(Les Grenouilles:두껍전)』 · 『절의가(L’Eloge de la Vertu et de la Droiture:節義歌)』 · 『구인몽(Le Rêve des neuf hommes)』 · 『금산사의 꿈(Un Rêve des Monastère de Keum-san)』 · 『이하룡전(Les Aventures de Yi Ha-ryong)』 · 『황금보물(Le Joyau d’or)』 · 『정부인 이야기(L’Histoire d’une Femme Savantes)』 · 『토끼전(Les Aventures du Seigneur Lapin)』 등등.

 한국 소설은 언제나 도덕적이다. 한국 소설은 효도와 덕과 선과 미를 권장한다. 기생이라고 하는 무희(舞姬:일본의 게이샤와 비슷하지만 도덕관념에 있어서 매우 우월한)가 종종 소설의 여주인공이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두 소설은 『춘향전(Printemps Parfumé)』과 『枯木生花(Le Bois sec Refleuri)』는 가장 먼저 프랑스에 온 한국 문사들 중 한 사람인 홍종우(Hong Tjyong-ou :洪鍾宇)에 의해 불어로 번역되었다.

 『춘향전』은 한국 어디에서나 유명하다. 『춘향전』은 하나의 국민 소설이다. 1892년 홍종우의 도움을 받아 그것을 번역한 프랑스의 섬세한 문인, 로니(J.H. Rosny)는 문체의 모든 아름다움과 풍취를 살려냈다. 소설에 나오는 두 한국인 주인공, 춘향과 이 도령은 로니만 도달할 수 있는 놀라운 정확성과 시적 문체로 묘사되었다. 이것은 건전하고 고결하고 고상하고 도덕적인 소설이다. 자기네 나라 소설의 강한 음모에 버릇이 든 일부 서양 사람들의 눈에는 좀 유치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걸 읽어 보라.

   “이 순정 소설은 전체적으로 선의를 풍긴다. 여주인공은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하다. 그녀는 지극히 헌신적인 애정으로 사랑한다. 그러나 그녀는 이 도령을 자기 본분에 붙들어 맬 수 있는 힘을 찾는다.

   서방님은 내내 우리의 사랑을 꿈꾸느라고 공부를 하지 않는군요 라고 말하고, 서방님이 충분히 학문을 닦지 않으면 백성들을 불행하게 만들 것입니다. 서방님의 부모님께서 슬퍼하실 것이며, 더 나아가 서방님의 저에 대한 너무 잦은 방문은 서방님의 몸을 허약하게 만들 것입니다.”

 한국에선 신혼의 몇 년은 매우 자주 정절 속에서 흘러간다. 어린 남편은 그의 승진과 동시에 아내를 얻으며 그의 사랑은 공부에 바쳐진다. 왜냐하면 남편은 아직도 학생인데, 쾌락은 정력을 탕진하기 때문이다. 아내는 다정한 말로 남편을 피한다.

   “제가 서방님만큼 고통스럽지 않다고 생각하세요? 하오나 서방님은 어른이 되셔야 합니다.”

 달리 행동하는 아내는 꾸지람을 받게 되고 화를 내는 남편은 아버지의 호된 분노를 사게 될 것이다. 게다가 결혼은 부모들 사이에서 결정되는 중대사다.

 『춘향전』은 서로 알지도 못하는 남녀를 결합시키는 구습을 타파한다. 이 작품에선 어린 소녀는 자기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자기를 바치고, 이 도령은 자기 부모에게 알리지도 않고 주저 없이 춘향과 약혼한다.

 이 이야기에서는 아무도, 마음 나쁜 원님까지도 죽지 않는다는 사실을 주의해야 한다. 작자는 주인공들의 아리따운 모습에 피를 칠하기 원치 않았던 것이다. 우리들의 거만한 유럽에서 가장 위대한 것도 그들에게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선의와 고결성을 이 도령과 춘향은 끝까지 잃지 않는다. 정절이라고 하는 허식을 물리치고 애인에게 자기를 바치는 이 어린소녀까지도 흔들리지 않는 성실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어떠한 비열한 행위도, 의심에서 오는 독설도 그녀를 곤궁에 빠뜨리지는 못할 것이다. 이 도령이 떠나자 그녀는 가난한 옷차림을 하고 패물을 함 속에 집어넣는다. 나중엔 자기 연인을 구출하기 위해 팔려고까지 했던 패물이다. 독수공방의 긴 기다림 후에 이 도령은 그녀가 갇혀 있는 감옥 창문에 나타나고 그녀는 그를 바라본다. “아! 길고 긴 세월이었어요! 너무 긴!’ 그녀는 흐느끼며 소리친다.”

 그리고 그녀는 열렬하게 창밖으로 손을 내민다. 그녀는 역시 고개를 내밀어 연인의 입맞춤을 받아들인다. 그런데 연인은 한 더러운 거지에 불과하지 않는가!

 간결한 필치로 풍속의 윤곽이 잘 파악되어 있다. 탐욕적이고 간교한 하인, 애처로운 늙은 중매쟁이, 강력히 오른손을 거부하고 왼손을 내놓도록 하여 살펴보는 눈먼 점쟁이…. 어떤 묘사들은 명확하게 설명해준다. 즉 땅위에 떨어진 그림자의 흔들림, 대나무 수풀 부딪는 소리에 잠 못드는 새, 나뭇가지가 드리운 그늘 아래 잠드는 물고기… 등. 달은 시에 있어서 영광된 자리를 차지한다. 춘향은 ‘두 개의 구름사이에 뜬 달처럼’ 나타나고 춘향은 이 도령을 바라보고 그의 얼굴이 ‘동산에 떠오르는 달처럼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 어린 소녀의 입은 ‘물 위에 반쯤 핀 연꽃과 같다.’ 복사꽃 향에 물든 눈은 ‘차가운 가슴에 나비처럼’ 날으는. 이 모든 것들은 순진무구함의 매력이 있다. 그러나 이 도령이 “잔칫상에 놓인 아름다운 촛불의 울음은 핍박받은 모든 백성들의 눈물이며, 관리들의 노랫소리는 가혹하게 억압받는 모든 백성들의 신음이며 지탄의 외침”이라고 선언할 때 어조는 상승한다.

 그리고 로니는 이런 격언으로 『춘향전』의 서문을 끝맺는다.

 “우리는 이 짧은 순정이야기에서 한국에 대해 몽골인의 정신과 감정에 대해 긴 역사책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고 확신한다. 이 순정이야기는 우리에게 항상 우리가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가르쳐 줄 것이다. 미와 선은 경쟁적으로 나타나는 요소이다. 이 순정이야기는 구리빛 안색을 가진 이 형제들에게 우리에게 지속과 보존의 비밀을 가르쳐 줄 수 있는 황인종의 완만한 문화에 아주 인간적인 연민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아마 우리와 이들과의 만남은, 우리가 인디언들(le rouge)과 만났을 때와는 달리 파괴점에 이르지 않도록 도와 줄 것이다. 이 순정이야기는 아마도 아름답고 평화로운 합의 하에 우리가 그들의 지나친 신중함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을 것이고 그들은 우리의 지나치게 성급함을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에스.티.에프.

10년 전부터 2000만 명 가까이 문명화된 민족을 구성하는 혈통을 가진 나라 한국이 일본에게서 모욕과 잔인함을 당하고 있음을 알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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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녀노소가 일본 감옥에서 끔찍하게 고문당하고 있음을 알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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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년 이상 문화와 독립을 자랑하면서 10년 전부터 일본에 병합된 한국 국민에게 자유와 민족 자결권이 부인되고 있음을 알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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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시베리아, 만주, 몽골, 산동과 아시아 전체를 대만과 한국처럼 다룰 것을 알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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