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국왕의 아저씨이자 지난 서울 분규의 주동자였던 대원군을 압송하였으며

2023. 3. 1. 12:16역사적 사실 오류

해외사료총서 12권 러시아국립해군성문서Ⅰ(1854~1894) 문서번역본   >   1. РГАВМФ, ф.12, оп.1, д.202, лл.103~104об.

사본

함대 및 해양청 총사령관각하에게

상 신

8월 17일 저녁 9시경 “에딘부르크 공작(Герцог Эдинбургский)” 호가 블라디보스톡(Владивосток)을 출항했습니다. 무풍상태에서 7개의 기관을 가동시켜 9.14노트의 속도로, 얼마 전 영국제독이 함대를 이끌고 향했던 조선 연안의 라자레프(Лазарев/현재 원산의 송전만을 뜻하나 광범위하게 원산을 칭하기도 한다 -역자 주) 항을 향해 출항했습니다.

50으로부터(50도의 방향-역자 주) 바람이 간간이 불어주는 상태가 지속되어, 스크루를 들어 올리고 범포를 이용해 항해할 수 있는 기후조건이 되었습니다. 8월 19일 2시부터는 재차 엔진을 가동시켰습니다. 송전 만(灣) 내에 정박 중인 선박이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접근한 후, 계속해서 남쪽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다음날인 8월 20일 오후 4시, 우리와 동일한 항로상에서 영국 함대를 발견했습니다. 영국의 함선들은 처음에는 범포를 이용했으나 나중에는 엔진을 가동하여 항해했으며, 일몰 전에 순풍이 불자 재차 범포를 펼쳐 항해했습니다.

8월 24일 아침 7시에 지푸(芝罘/Чифу)에 도착했습니다. 정박지에서 엔겔름(Энгельм) 해군중령의 쾌속범선 ‘아브렉(Абрек)’ 호, 페르스키(Перский) 해군대위의 포함 ‘네르파(Нерпа)’ 호 등 시베리아 편대에 소속된 전함을 비롯하여, 미국 기선 ‘모노카시(Monocacy)’ 호, 프랑스 소함정 ‘루틴(Lutin)’ 호, 영국 소함정 ‘무어헨(Moorhen)’ 호 그리고 3척의 중국 소형 단정 등을 확인했습니다.

러시아 부영사 페르규손(Фергюсон)이 본인을 방문하여, 직예성의 총독 겸 중국군 총사령관이 모친상을 마치고 관직에 복귀하였으며, 기선 ‘리훙장’ 호 편으로 지푸를 거쳐 마침내 도착했다는 것과 조선의 난이 해결되었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러나 본인은 블라디보스톡에 있을 당시, 도쿄 주재 러시아 대리공사 직을 수행하고 있는 로젠(Роман Романович Розен:1847-1922-역자 주) 공작으로부터 입수한 정보에 기초하여 상기와 같이 페르규손이 언급한 사실을 귀하께 이미 보고 드렸습니다.

로젠 공작은 하코다테, 블라디보스톡 그리고 지푸 등지에 체류하고 있던 본인에게 조선의 상황에 관해 지체 없이, 지속적으로 전문과 서신을 발송해 주었으며, 그 덕분에 본인은 완전하면서도 시의 적절하게 상기 문제와 관련된 정보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본인은 상기 문제에 대응하여, 러시아의 이익을 위해서 필수적이면서도 본질적으로 중요한 일련의 행동을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했습니다. 따라서 본인은 우리 정부의 훌륭한 대표로서 극동 사정뿐만 아니라, 우리 해군에게 이곳 해역이 지역적으로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탁월하게 이해하고 있는 로젠 공작에게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국 외교대표와 해군 양자 간의 협동은 심각한 상황에서 언제나 위대한 결과를 도출해 내었습니다. 이에 본인은 이런 협동적 행위가 아국 현직 대리공사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라는 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로젠은 자신의 특별하고도 전반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이곳 해역에서 항해하고 있는 사령관 및 장교들을 환대하였으며, 그들과의 개인적인 만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그런 만남을 통해 상이한 정치적 상황 하에서도, 이곳에서 우리 해군력이 갖는 지위의 의미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러시아의 이익을 대표하기 위해 로젠 공작이 주재하고 있는 일본과의 관계는 물론 해군업무와 관련하여서도 실로 중요한 사실입니다.

조선의 문제로 돌아가겠습니다. 본인은 조선이 일본에게 배상금 5십만 엔과 사망한 가족에게 5만 엔을 지불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페르규손 부영사는 청의 전권 마건충이 조선 국왕의 아저씨(이 보고서의 작성자는 대원군을 고종의 아저씨로 오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역자 주)이자 지난 서울 분규의 주동자였던 대원군을 압송하였으며, 지푸를 거쳐 텐진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본인에게 통보해 주었습니다. 마건충은 간계를 써서 대원군을 체포했습니다. 즉 차를 마시자고 대원군을 초청하여 은밀하게 그를 구금했습니다. 이후 심야를 이용해 당일 청으로 향하는 자신의 전함으로 압송했습니다. 청 정부는 현재 대원군을 영구 유형에 처하여 중국 내 도시 중 한 곳에 유폐시켰습니다. 본인은 베이징에 체류하면서 베이징의 공식 신문으로부터 이런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지푸에 도착하면 청국 주차 러시아 공사와 지속적으로 교신하라는 명령을 준수하는 차원에서 그리고 조선 문제가 평온한 상태로 접어들었음을 고려하여, 쾌속범선 ‘플라스툰(Пластун)’ 호가 도착함에 따라 4척이 된 우리 분함대 내에서 황제폐하의 존함을 위한 고귀한 기념일 행사를 진행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였기에 베이징에 며칠 더 정박할 예정입니다.

8월 27일 핀-블랑크 제독의 사령관기를 게양한 상태로 포병범선 ‘스토시(Stosh)’ 호와 ‘엘리자베스(Elisabeth)’ 호 그리고 포함 ‘울프(Wolf)’ 호로 구성된 독일 훈련함대가 지푸의 정박지에 도착했습니다. 독일 사령관은 예포를 교환한 후 자국 전함 사령관들을 대동하여 본인을 방문했습니다. 이에 본인 역시 예포로써 그에게 화답했습니다. 분함대는 월요일 아침 8시부터 매일 같이 항해 중에 교육을 실시하는 교육적 목적을 수행하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