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나라의 시조 안동 권씨-경순왕의 외손자

2022. 9. 9. 16:54고대사

임하필기 제11권 / 문헌지장편(文獻指掌編)

관측 기구[儀象]

[DCI]ITKC_BT_1432A_0140_010_0950_2007_002_XML DCI복사 URL복사

신라 선덕여왕(善德女王)이 첨성대(瞻星臺)를 만들었는데, 높이가 19척이며 경주부(慶州府) 동남쪽 3리에 있다. 효소왕(孝昭王) 때에 중 도증(道證)이 당나라로부터 돌아와 천문도(天文圖)를 올렸고, 성덕왕(聖德王) 때에 처음으로 누각(漏刻 물시계의 일종)을 만들었다

병자년(1636, 인조 14) / 9월

3(갑진)

[DCI]ITKC_BT_1387A_0010_020_0030_2003_004_XML DCI복사 URL복사

흐림. 경주를 떠나 봉황대(鳳凰臺)에 올라갔다. 봉황대는 홍살문 밖에 있는데 높이가 수십 길이다. 흙을 쌓아 만든 것이라 하는데, 이런 것이 성 남쪽에 거의 열이나 벌여 있어, 옛 도읍은 반드시 대의 남쪽에 있었음을 상상하게 된다. 반월성(半月城)이 남쪽에 있고, 김유신(金庾信)의 묘가 서쪽에 있고, 포석정(鮑石亭)ㆍ첨성대(瞻星臺)ㆍ금장대(金藏臺)가 모두 아득히 바라보인다.

신라(新羅)가 나라를 세운 지 천 년이 되었는데, 삼한(三韓)을 통합하고 한때의 문헌(文獻)이 찬연(燦然)하여 볼 만하였으나, 너무도 부지런히 부처를 섬겨, 절이 여염에 두루 찼으니, 어찌 애석하지 아니한가. 계림금궤의 설[鷄林金櫃之說]이 비록 국사(國史)에서 나왔으나 야인(野人)의 말이라 상고할 수 없다. 지금 나라 안의 김 성(金姓)이 거의 신라의 후예이고, 김부(金傅 신라의 마지막 임금 경순왕(敬順王)의 이름)가 비록 항복하여 고려왕이 합병하였으나, 그 외손(外孫) 완안 아골타(完顔阿骨打)는 곧 권행(權幸 안동 권씨(安東權氏)의 시조)의 후예인데, 중국을 분할(分割)하여 다스리고 백 년 동안 대를 이었으니, 어찌 신명(神明)의 후예라고 말하지 않겠는가.

최고운(崔孤雲)의 상서장(上書庄)이 있던 곳을 물으니, 대답하지 못했다. 한참 있다가 출발하여 낮에 구어역(仇於驛)에 닿으니, 현풍 현감(玄風縣監) 유여해(兪汝諧)ㆍ장기 현감(長鬐縣監) 양응함(梁應涵)이 와서 기다렸다. 현풍의 하리(下吏) 김흥룡(金興龍) 등 수십 인과 관비(官婢) 설매(雪梅) 등 수십 인이 와서 뵙고, 술과 안주를 대접했다.

이에 앞서 상사가, ‘현풍 현감이 일본으로 데리고 갈 아이를 보내지 않으니, 이는 우리 사행을 우습게 여기는 것’이라 하여, 삼공형(三公兄 조선 시대 각 고을의 호장(戶長)ㆍ이방(吏房)ㆍ수형리(首刑吏)의 세 관속)을 잡아오게 하였는데, 내가,

“현풍의 하인들이 모두 옛날 현감이 오는 것을 기뻐하는데, 아전들을 형신(刑訊)하여 실망시키는 것은 부당하며, 지금 현감은 곧 나와 직무를 교대한 사람입니다. 옛사람은 직무를 교대한 사람을 존중하였으니, 억누르고 욕보이는 것은 부당합니다.”

하니, 상사가 웃으며 나의 말을 따랐다.

울산 부사(蔚山府使) 오섬(吳暹)도 와서 기다렸고, 좌병사(左兵使) 허완(許完)이 사람을 보내어 문안하였는데, 곧 나의 외당숙이다. 병영(兵營)까지 5리 못 미쳐 또 사람을 보내왔으므로 곧 병영에 들어갔다. 종사관이 뒤따라 도착하여 곧 울산으로 향하였다. 상사는 내일 바로 동래(東萊)까지 가려 하나, 멀어서 도달할 수 없을 것이라 한다.

[주-D001] 계림금궤의 설[鷄林金櫃之說] :

신라 13대 임금 미추니사금(味鄒尼師今)의 6대조인 김알지(金閼智)의 탄생에 관한 설화. 즉 호공(瓠公)이 시림(始林 계림)을 지나다가 숲에서 광채가 나는 것을 발견하고 가 보니, 자줏빛 구름이 하늘에서 드리운 곳의 나뭇가지에 금빛 궤짝이 있고 그 밑에 흰 닭이 울고 있으매, 임금에게 아뢰니, 임금이 친히 가서 그 금궤에서 사내아이를 얻어 알지라 이름지었다는 설화.

[주-D002] 완안 아골타(完顔阿骨打) :

금(金) 나라 태조(太祖)의 이름. 완안은 여진(女眞)의 한 부족명이면서 아골타의 성임. 금 나라는 뒤에 중국에 들어가 송(宋) 나라를 물리치고 중국의 북쪽 반을 차지하였음.

 

포은집 제2권 / 시(詩)

여진 지도〔女眞地圖〕

[DCI]ITKC_BT_0025A_0040_010_0110_2019_001_XML DCI복사 URL복사

명당에 노시를 바친 일 일찍이 들었으니 / 曾聞砮矢貢明堂
숙신씨의 유민들이 이 일대에 살고 있네 / 肅愼遺民此一方
눈 속에 선 백산은 멀리 남으로 달리고 / 雪立白山南走遠
하늘에 닿은 흑수는 길게 북으로 흐르네 / 天連黑水北流長
완안의 위대한 국량은 요송을 삼켰고 / 完顔偉量呑遼宋
대정의 성대한 공로는 한당에 가깝네 / 大定豐功逼漢唐
가만히 지도 대하고 다시 탄식하노니 / 坐對地圖還嘆息
예부터 호걸은 궁벽한 데서 일어났네 / 古來豪傑起窮荒

[주-D001] 명당(明堂)에 …… 있네 :

명당은 주나라 천자가 동쪽으로 순수하여 제후에게 조회받던 곳이다. ‘노시(砮矢)’는 석노(石砮)와 호시(楛矢)로, 석노는 돌 화살촉이고 호시는 호목(楛木)으로 만든 화살이다. 《국어(國語)》 〈노어 하(魯語下)〉에 주나라 무왕(武王)과 성왕(成王) 때에 숙신씨가 석노와 호시를 공물로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 또 이익(李瀷)의 《성호사설》에 “우리나라 동쪽 육진(六鎭)의 땅은 옛날 숙신씨의 지경이니, 석노가 있어서 징험할 수 있다. 뒤에 여진(女眞)으로 일컬었다.”라고 하였다. 《星湖僿說 卷3 天地門 生熟女眞》

[주-D002] 완안(完顔)의 …… 삼켰고 :

완안은 금(金)나라 태조 완안아골타(完顔阿骨打)이고, 요송(遼宋)은 요나라와 송나라이다. 여진의 추장이었던 완안아골타가 여진을 통일하여 금나라를 세운 뒤에 송나라와 연합하여 요나라를 몰아내고 또 송나라 연경(燕京)까지 진출하였다.

[주-D003] 대정(大定)의 …… 가깝네 :

대정은 금나라 세종(世宗)의 연호이고, 한당(漢唐)은 한 고조(漢高祖)와 당 태종(唐太宗)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