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馬島-바다에서 잡아온 안주는 상어와 악어를 갈랐도다 / 海錯斫鮫鰐

2023. 11. 1. 01:29일본관련기록

안락(顔樂) 김흔(金訢)은 통신사(通信使) 서장관(書狀官)으로, 적암(適庵) 조신(曹伸)은 압물관(押物官)으로 함께 일본(日本)에 가는데, 대마도(對馬島)를 지나다가 안락이 시를 지어 기록하기를,

바다에 걸터 있으니 별다른 천지요 / 跨海別有天
섬에 둘러서 저절로 부락을 이루었다 / 環島自成聚
백성들은 고기잡이하는 사람이 많고 / 民物多漁人
촌에는 반이 소금 굽는 집이로다 / 村居半鹽戶
아이들도 칼을 차고 / 兒童亦佩刀
부녀도 노를 저을 줄 안다 / 婦女解搖櫓
띠로 덮어서 기와를 대신하고 / 蔭芧代陶瓦
대를 쪼개어 활을 만들었다 / 剖竹作弓弩
대 울타리에는 방게와 게가 시끄럽고 / 竹籬閙螃蟹
돌 밭에는 메벼와 차조가 적도다 / 石田少稉秣
국은 칡뿌리를 삶고 / 羹矐煮葛根
화살통에는 닭의 깃을 꽂았도다 / 矢房揷鷄羽
조갯살로 마른 양식을 보충하고 / 蚌蛤充餱粮
후초와 차는 상품으로 판다 / 椒荈資商賈
쑥뜸을 떠서 병을 고치고 / 炷艾醫疾病
뼈를 태워서 비바람을 점친다 / 灼骨占風雨
시주하여 부처를 받들고 / 檀施奉浮屠
도망한 사람은 사당 집에 모인다 / 浦逃萃祠宇
신을 벗는 것은 어른 공경하는 것을 알고 / 脫履知敬長
자리를 함께 하여 아비를 피하지 않는다 / 同席不避父
상투는 방망이 같으며 이는 칠을 많이 하고 / 椎髻齒多染
손바닥을 합하며 등을 약간 구부린다 / 合掌背微傴
눈을 흘기며 성질이 날쌔고 사나워 / 睚䀝性忿狼
죽이고 노략질하는 것을 가볍게 여긴다 / 慄悍輕殺掠
말을 시작하려면 모노노 소리를 내고 / 發語母呶呶
서로 힘을 겨루려면 약약을 좋아한다 / 相力喜躍躍 왜훈(倭訓)에 모노노(母呶呶)는 발어사(發語辭)이고, 약약(躍躍)은 힘을 쓰는 소리이다.
수작하는 것은 다른 나라 말을 웃고 / 酬酢嗤異語
배반은 괴이하게 만든 것에 놀랬다 / 杯盤驚詭作
산에서 따 온 안주는 과 유자를 쌓아 놓고 / 山肴堆橘柚
바다에서 잡아온 안주는 상어와 악어를 갈랐도다 / 海錯斫鮫鰐
말과 혀는 새가 지저귀는 것 같고 / 辭舌鳥喃喃
노래하고 부는 것은 개구리가 개굴개굴하는 것 같다 / 歌吹蛙閣閣
몸을 얽혀 흰 칼춤을 추고 / 縈身舞白刃
가면을 쓰고 채색 장막에서 나온다 / 假面出彩幕
주인은 유달리 친절하고 / 主人殊繾綣
나그네는 매우 기뻐하며 농담한다 / 旅容頗懽謔
멀리 교류하는 것이 감자를 씹는 것 같아서 / 遠遊如啖蔗
풍미가 달고 쓴 것이 섞였도다 / 風味雜甛苦
가자 일찍 돌아가자 / 行矣早歸來
참으로 아름답기는 하지만 내 나라가 아니다 / 信美非吾土

하였다. 적암(適庵)도 ‘일본에 가서 본 것을 쓴다.’는 시에 쓰기를,

다시 객지에서 눈을 부비니 / 更刮客中眼
뜰에 베푼 것이 잡된 희롱이 많다 / 陳庭雜戱多
상에 걸터 앉아서 손 북을 치고 / 踞床拍手鼓
이마를 찌푸리고 목구멍 노래를 짓는다 / 蹙額作喉歌
보검을 몸에 차고서 춤추고 / 寶劍縈身舞
희롱하는 말로 얼굴을 돌려가며 꾸짖는다 / 詼談轉面訶
마음으로 이것이 즐거운 일이고 / 心知是樂事
말 소리가 틀리는 것이 괴이할 것 없다는 것을 안다 / 無怪語音訛

하였고 또 짓기를,

늙은이는 와서 곡조를 부르고 / 老翁來押曲
채색 장막에서는 푸른 옷 입은 아이가 나온다 / 綵幕出靑童
칼을 휘두르기를 적을 치는 것같이 하고 / 奮劍如攻敵
창을 휘두르기를 몸을 호위하는 것같이 한다 / 揮戈似護躬
옆에서 보는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 傍觀喧雜沓
가면으로 청과 홍을 다툰다 / 假面競靑紅
저녁이 다가도록 남아서 즐겨 웃고 / 竟夕留歡笑
돌아오매 말이 기러기 같다 / 歸來馬若鴻

하였으니, 두 공의 시를 보면 대마도의 풍토를 거의 총괄하여 다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