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녕(東寧)의 유풍은 신(神)을 부를 때 반드시 먼저 우리나라 왕의 장수를 빌고 자식을 낳아도 반드시 우리나라 말을 먼저 가르쳐 그 뿌리를 잊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2023. 4. 23. 12:11대륙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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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에 가는 심양의 거자 보도와 보인 형제에게 시서〔贈瀋陽擧子寶都寶印昆季赴北京詩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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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고려 때에 저의 현조(玄祖) 유청신(柳淸臣)은 충렬왕(忠烈王)을 섬겨서 승상이 되었다가 세자를 수행하여 원나라에 조회 갔습니다. 세자가 나라를 잃고 돌아오지 못하자 원나라에서는 세자를 심양의 왕으로 봉하였는데, 이때 왕을 따라 원나라에 조회하러 갔던 자들은 모두 심양에 남아 중국 백성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도 동녕(東寧)의 유풍은 신(神)을 부를 때 반드시 먼저 우리나라 왕의 장수를 빌고 자식을 낳아도 반드시 우리나라 말을 먼저 가르쳐 그 뿌리를 잊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승상 또한 왕사(王事)를 이루지 못한 것 때문에 심양에 체류하여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다만 한림(翰林) 조맹부(趙孟頫)가 쓴 화상찬(畫像贊)만이 고국에 돌아왔습니다. 조선에서 남아있던 자손은 번성하여 여러 파로 나뉘어 끊임없이 성씨를 계승하고 있습니다. 심양에서도 두 아들을 두었다고 하는데 지금 그 자손들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자가 이야기하기를, 동녕과 심양에 사는 사람 중 유씨(柳氏) 성을 가진 자는 모두 고려를 본적으로 한다고 하니, 승상의 자손이 아니겠습니까. 대인들께서는 심양 사람이니 귀하의 땅에서 유씨 성을 지닌 자를 만난다면 이 시를 보여주길 바랍니다. 간절한 심정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단목에서 임금 나온  요 임금 시대와 같으니 / 檀木生君並帝堯
홍황의 시대를 교화한 것은 아득한 옛날이었네 / 洪荒陶冶歲年遙
무왕에게 홍범 고하고 멀리 동쪽에 봉해지고 / 九疇告武東封遠
나라가 삼한을 통치하니 속국이 많았네 / 三氏治韓屬國饒
백제 합병한 신라는 전국을 통합했고 / 合濟新羅都版籍
고려 개국한 왕건은 풍속을 바꾸었네 / 開麗王建變風謠
접해에 둘러싸인 강역에서는 제후 도리 다하여 / 環疆鰈海虔侯度
날랜 배로 거센 파도 넘어 상국에 정성 다했네 / 飛舸鯨濤欵上朝
강동에서는 동안 사씨가 있는 알았고 / 江左百年知有謝
상중에서는 삼호 중에 소씨가 가장 칭송되었네 / 湘中三戶最稱昭
고흥 유씨는 빛나는 가문의 성씨요 / 華門姓氏高興柳
현상의 맑은 이름은 순 임금 때의 고요라네 / 賢相名淸舜代陶
세자를 모시고 고국을 떠나서 / 奉翊儲君辭故國
중국을 돌아다니면서 먼 곳에 머물렀네 / 逡廵中夏滯遐軺
굴원이 참소 당하자 회왕은 무관에 유폐되었고 / 楚子離讒武關
소무는 안문 멀리서 부절을 지키고 있네 / 蘇君持節鴈門迢
북조〔원나라〕가 굽어 살피니 은혜는 바다를 적시고 / 北朝垂鑑恩涵海
동토에 분봉하니 요동에 가까운 땅이었네 / 東土分茅地近遼
팔천의 자제는 하나도 건너오지 못하고 / 子弟八千無一渡
오백의 동남은 가는 배에 맡겨졌네 / 童男五百付歸橈
왕손의 서화를 보니 정영위가 돌아온 느낌이요 / 王孫書畫鶴仙感
상국의 영화는 도경처럼 유랑하였네 / 相國繁華桃梗漂
동쪽의 자손들은 오이덩굴처럼 번창하고 / 八葉在東同蔓瓞
두 아이 중국에 머무르니 교목으로 옮긴 듯하네 / 二兒留夏似遷喬
우리 임금 축수하는 것이 무당 의식으로 전해졌고 / 吾王萬壽傳巫祝
우리말이 천년 동안 어린아이들에게 맡겨졌네 / 夷語千年寄齕髫

굴원은 초나라에서 태어났지만 전욱의 자손이고 / 屈原生郢宗顓頊
오나라 계찰은 주나라 관광하고무소를 알았네 / 吳季觀周識武韶
서쪽으로 가는 수레에 기름칠 하니 백발로 바뀌었고 / 西轄三脂危鬢換
동녕을 거듭 건너니 늙은 혼이 사그라지네 / 東寧重渡老魂消
후손이 유업 잇는 것이 참으로 늦었으니 / 耳孫肯搆誠遲暮
선조가 남긴 집이 적막함을 탄식하네 / 鼻祖遺宮歎寂寥
반산으로 들어가니 하늘은 들판 끝까지 펼쳐졌고 / 路入盤山天竟野
밤새 비가 내려 물이 언덕에 스며드네 / 水浸濠岸雨終宵
서생은 어디서 와서 만나게 되었나 / 書生何處來傾盖
여관에서 오늘 아침 함께 머무르네 / 逆旅今朝共頓鑣
자리 비추는 풍모는 시원해 놀라운데 / 映座風栽驚颯爽
먼 길 떠나는 행색은 참으로 쓸쓸하네 / 遙程行色苦蕭條
기운 형제는 낙양 향하자 천 사람이 굴복하고 / 機雲向洛千人廢
식철 형제가 사천 떠나자 만 사람이 쑥덕이네 / 軾轍辭川萬口囂
가문은 비록 동해 변방에 멀리 있지만 / 家世雖遐東海徼
문장은 노하의 조수를 말아 올릴 기세라네 / 詞源欲捲潞河潮

고려조의 다른 풍속을 누구에게 물어볼까 / 前朝殊俗憑誰問
오랜 뒤에 동향을 만날 줄은 생각지 못했네 / 曠世同鄕實未料
꽁무니엔 바퀴 있어적현에서 노닐건만 / 吾尻有輪遊赤縣
그대 몸엔 날개 없는데도 청운에 오르려 하네 / 君身無翼上靑霄
홍진의 성 밖은 길이 비록 멀지만 / 紅塵城外途雖逈
백옥경 에 가는 자취 함께라네 / 白玉京邊跡共超
천자 뵐 거리 지척이니 얼마나 다행인가 / 何幸朝天趨咫尺
계수 잡고 회오리바람 타는 있으니 / 佇觀攀桂馭扶搖
훗날 조서 받들어 우리나라에 오거든 / 他年奉詔臨藩境
온 나라가 고개 들고 고아한 모습 우러를 터 / 擧國擡頭望雅標
허리를 굽힌 사람들이 사신 맞이하거든 / 僂背倘容迎使价
부드러운 말로 반료 속에 있는지 묻겠지 / 溫言能問廁班僚
내 보잘것없는 문장 누가 중한지 알까 / 文章累黍知誰重
사업은 얼음을 조각한 같아 무료하다네 / 事業雕氷不自聊
지는 해는 광채 없이 엄숙한 기운을 간직하고 / 金景無輝藏肅氣
가을 하늘은 불타듯 더운 바람을 부채질하네 / 火旻如烘煽炎飈
말 몰고 가시는 길에 귀한 몸 삼가 보존하소서 / 驅騑愼保千金軆
석양에 누각에 기대어 이별의 회포에 젖네 / 斜日離懷倚麗譙

[-D001] 단목에서 ……  : 

단목은 신단수(神檀樹), 즉 단목(檀木)인 박달나무이다. 단군(檀君)이 태백산(太白山) 신단수 아래에서 나온 것을 가리킨다.

[-D002] 홍황(洪荒) : 

아직도 세상이 개명되지 않은 때를 가리킨다.

[-D003] …… 통치하니 : 

상고 시대에 한반도 남부에 자리 잡고 있던 마한(馬韓), 진한(辰韓), 변한(弁韓)을 가리킨다.

[-D004] 접해(鰈海) : 

가자미가 나는 바다로 여기서는 중국 동쪽의 바다인 고려를 가리킨다.

[-D005] 강동에서는 …… 알았고 : 

여기서 사씨는 남송의 시인 사영운(射靈運)을 가리킨다.

[-D006] 상중에서는 …… 칭송되었네 : 

상중(湘中)은 초나라가 있던 호남성 지역을 가리킨다. 중국 남쪽 초(楚)나라 상수(湘水) 지역으로, 초나라 굴원(屈原)이 간신의 모함으로 조정의 요직에서 내쫓겨 상수 근처에서 쓸쓸한 나날을 보내다가 울분을 견디지 못한 나머지 상수의 멱라연(汨羅淵)에 몸을 던져 자살하였다. 한편, 삼호(三戶)는 초나라의 삼대성(三大姓)인 소(昭), 굴(屈), 경(景)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초나라에서 소씨(昭氏) 가문이 가장 칭송받았음을 말한다.

[-D007] 굴원이 …… 유폐되었고 : 

초 회왕은 굴원의 간언을 무시하고 진(秦)나라로 갔다가 인질이 되어 객사했고, 굴원은 참소 당해 절명시를 남기고 멱라수에 몸을 던졌다. 《史記 卷40 楚世家》

[-D008] 소무는 …… 있네 : 

소무(蘇武)는 한나라 무제(武帝) 때 중랑장(中郞將)으로 있다가 흉노(匈奴)에 사신으로 갔는데, 흉노의 선우(單于)가 갖은 협박을 하는데도 굴하지 않다가 큰 구덩이 속에 갇혀 눈을 먹고 가죽을 씹으면서 지냈다. 그러다가 다시 북해(北海)로 옮겨져서 양을 치며 지냈는데, 그때까지도 한나라의 부절(符節)을 그대로 잡고 있었다. 그 뒤 갖은 고생을 하면서 19년 동안 머물러 있다가 소제(昭帝) 때 흉노와 화친하게 되면서 비로소 한나라로 돌아왔다. 《漢書 卷54 蘇武列傳》

[-D009] 분봉하니 : 

원문은 ‘분모(分茅)’로 제후에 봉해지는 것을 말한다. 천자의 대사(大社)에는 오색의 흙을 쌓아서 단(壇)을 만드는데, 옛날 천자가 제후를 봉할 때에는 그 땅의 방위에 걸맞은 색깔의 흙을 단에서 떠서 흰 띠풀[白茅]에 담아 수여했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書經 禹貢 註》

[-D010] 팔천의 …… 못하고 : 

항우는 유방과의 전투에서 오강까지 쫓겨와 “강을 건너 후일을 도모하라”는 촌로의 조언에 대해 “나는 몸소 강동 자제 8천 명을 이끌고 장강을 건너 서쪽을 정벌했는데 지금 단 한 사람도 남지 않았다. 강동의 원로들이 여전히 나를 아껴 아무 원망도 하지 않고 왕으로 모신다 해도 내가 무슨 낯으로 그들을 볼 것인가?” 하였다. 《史記 卷7 項羽本記》

[-D011] 오백의 …… 맡겨졌네 : 

진(秦)나라 때 방사(方士) 서복(徐福)이 진 시황에게 글을 올려 삼신산(三神山)에 신선이 살고 있다고 하고, 불로초를 구해 오겠다며 동남동녀(童男童女) 3천 명을 거느리고 바다로 들어가 돌아오지 않았던 일을 염두한 표현이다. 《史記 卷6 秦始皇本紀》

[-D012] 왕손의 …… 느낌이요 : 

여기서 왕손의 서화는 서(序)에서 언급되었던 조맹부의 화상찬을 가리킨다. 학선은 정영위의 요동학을 말한다. 조맹부의 화상찬이 고국에 돌아온 것을 마치 정영위의 학이 요동에 돌아온 것 같다고 비유한 것이다.

[-D013] 도경(桃梗) : 

나무로 만든 인형을 말한다. 《전국책(戰國策)》에 “토우인(土偶人)이 도경과 더불어 서로 낫다고 말을 했다.” 하였다. 객지에 유리되어 다니는 자를 비유한 말이다.

[-D014] 동쪽의 …… 번창하고 : 

‘자손들’의 원문은 ‘팔엽(八葉)’으로 불교의 용어이다. 범부가 비록 확연히 깨닫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각자 팔엽의 연화(蓮花)와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는 만큼 이 마음을 관조하여 활짝 피우는 것과 같은 삼매를 불교에서 ‘팔엽연화관(八葉蓮花觀)’이라고 한다. 《宗鏡錄 卷26》 여기서는 유청신의 후손을 가리킨다. 또 ‘오이덩굴’의 원문은 ‘만질(蔓瓞)’로, 이는 면면과질(綿綿瓜瓞)과 같다. 오이 덩굴이 끝없이 뻗어나가 주렁주렁 열리는 것처럼 자손이 번창하는 것을 뜻한다. 《詩經 大雅 綿》

[-D015] 교목으로 옮긴 듯하네 : 

원문은 ‘천교(遷喬)’로,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옮겨 감을 뜻한다. 맹자가 “나는 어두운 골짜기에서 나와 교목으로 옮겨 간다는 말은 들었으나 교목에서 내려와 어두운 골짜기로 들어간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吾聞出於幽谷, 遷于喬木者, 未聞下喬木而入於幽谷者.]” 한 데서 유래하였다. 《孟子 滕文公上》

[-D016] 굴원은 …… 자손이고 : 

전욱(顓頊)은 오제(五帝)의 하나인 고양씨(高陽氏)를 말한다. 굴원은 전욱의 후손이다.

[-D017] 주나라 관광하고 : 

원문은 ‘관주(觀周)’로, 춘추 시대 오(吳)나라 공자 계찰(季札)이 노(魯)나라에 사신으로 왔다가, 주대(周代) 각국(各國)의 음악을 모두 듣고는 하나하나 품평을 하였던 고사가 있다. 《史記 卷31 吳太白世家》

[-D018] 무소(武韶) : 

소(韶)는 순(舜) 임금의 음악이며, 무(武)는 주(周)나라 무왕(武王)의 음악인데 이들은 모두 태평성대를 상징하는 음악이다. 《禮記 樂記》

[-D019] 서쪽으로 …… 하니 : 

유몽인이 사행을 세 번 다녀온 것을 가리킨다.

[-D020] 유업 잇는 것이 : 

원문은 ‘긍구(肯構)’로, 긍구긍당(肯構肯堂)의 준말이다. 《서경》 〈대고(大誥)〉에 “만약 아버지가 집을 지으려 작정하여 이미 그 규모를 정했는데도 그 아들이 기꺼이 당기(堂基)를 마련하지 않는데 하물며 기꺼이 집을 지으랴.[若考作室, 旣底法, 厥子乃弗肯堂, 矧肯構.]” 한 대목에서 온 말로, 자손이 선대의 유업을 잘 계승하는 것을 뜻한다.

[-D021] 만나게 되었나 : 

원문은 ‘경개(傾盖)’로 수레를 멈추고 일산을 기울인다는 뜻으로, 두 사람이 서로 처음 만나게 된 때를 말한다. 《사기(史記)》 〈추양전(鄒陽傳)〉에 “흰머리가 되도록 오래 사귀었어도 처음 만난 사이처럼 생소하기만 하고, 수레를 처음 맞댄 사이이면서도 오랜 옛 친구를 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속담이 있다.[諺曰: 白頭如新, 傾蓋如故.]” 하였다.

[-D022] 기운(機雲) : 

진(晉)나라의 저명한 문학가인 육기(陸機)와 육운(陸雲) 형제를 말한다. 그들이 함께 낙양(洛陽)에 들어가서 사공(司空)으로 있던 장화(張華)를 찾아가자, 장화가 한 번 보고는 기특하게 여겨 명사(名士)로 대접하면서 제공(諸公)에게 천거했던 고사가 있다. 《三國志 卷58 吳書 陸遜傳》

[-D023] 식철(軾轍) : 

식철은 송(宋)나라 때의 문호인 소식(蘇軾)과 소철(蘇轍) 형제를 가리킨다. 소식은 퇴직 후에 그의 고향인 사천(四川)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는 계획을 세웠고 소철도 그렇게 했다고 한다.

[-D024] 가문은 …… 있지만 : 

여기서 동해가는 ‘심양’을 가리킨다. 보도와 보인 형제의 가문이 변방에 있음을 말한다.

[-D025] 문장은 …… 기세라네 : 

문장의 원문은 ‘사원(詞源)’으로, 글 솜씨를 가리킨다.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에 “글 솜씨는 삼협의 물을 거꾸로 쏟아낸 듯, 붓글씨는 천 명의 적군을 홀로 쓸어낼 듯.[詞源倒流三峽水, 筆陣獨掃千人軍.]”이라는 구절이 보인다. 《杜少陵詩集 卷3 醉歌行》 노하(潞河)는 북경의 동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북경과 항주를 연결하는 대운하의 북쪽 종착지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문장의 명성이 북경에서 떨침을 의미한다.

[-D026] …… 있어 : 

엉덩이가 변화해서 수레바퀴가 된다는 말로서, 정신을 뜻한다. 자여(子輿)가 병이 들자 자사(子祀)가 문병을 가서 묻기를 “자네는 그 병을 미워하는가?” 하니, 자여가 대답하기를 “아닐세. 내가 어찌 미워하겠는가. 병이 점점 더 심해져서 나의 엉덩이가 수레바퀴로 변하면 정신을 말[馬]로 삼아 그대로 타고 다닐 것이니, 어찌 멍에를 멜 필요가 있겠는가.” 하였다. 《莊子 大宗師》

[-D027] 적현(赤縣) : 

전국 시대 제(齊)나라 추연(鄒衍)이 중원(中原) 지방을 일컬으며 표현한 ‘신주적현(神州赤縣)’의 준말로, 여기서는 중원을 가리킨다.

[-D028] 백옥경  : 

백옥경은 원래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원시천존(元始天尊)이 산다는 도읍으로, 일반적으로는 왕경(王京)을 가리키며, 여기서는 북경을 의미한다.

[-D029] 계수 …… 있으니 : 

여기서 계수를 잡는다는 것은 과거 시험에 급제한 것을 말한다. 당(唐)나라 이래로 과거에 급제하는 것을 ‘월궁에서 계수나무를 꺾었다’라고 표현하였다. 회오리바람을 탄다는 말은 《장자》 〈소요유〉에 대붕이 멀리 날아가는 모습을 형용하여 “회오리바람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 구만 리이다.[摶扶搖而上者九萬里]”라는 내용을 인용한 것이다.

[-D030] 얼음을 …… 같아 : 

얼음을 조각한다는 것은 곧 수고만 할 뿐 보람이 없음을 뜻한다. 한(漢)나라 환관(桓寬)의 《염철론(鹽鐵論)》에 “안으로 바탕이 없이 겉으로 문만 배운다면, 아무리 어진 스승이나 훌륭한 벗이 있더라도 마치 기름덩이에 그림을 그리거나 얼음을 조각하는 것과 같아서 시간만 허비하고 보람은 없을 것이다.[內無其質而外學其文, 雖有賢師良友, 若畫脂鏤冰, 費日損功.]”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