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물길이 어찌 한갓 수천 리뿐일까마는 / 水路奚徒數千里 |

믿음을갖자 2022. 9. 16. 10:43

속동문선 9 / 칠언절구(七言絕句) 

을유년 2 28일에 직산의 성환역에서 제주에서 양을  받치러  사람 김극수도 역시  있었다그래서 밤에 얘기를 하는데 대강  풍토와 산물을 물어보고  말을 기록하여 탐라가 14수를 지었다[乙酉二月二十八日宿稷山之成歡驛濟州貢藥人金克修亦來因夜話略問風土物産遂錄基言爲賦乇羅歌十四首]

[DCI]ITKC_BT_1365A_1390_020_0410_2002_010_XML DCI복사 URL복사

김종직(金宗直)

 

우정에서 서로 읍하매 서로 친한 것 같은데 / 郵亭相揖若相親
겹으로 싼 집에는 갖가지의 약물이 진기하다 / 包重般般藥物珍
옷소매는 비린내를 띠었고 말은 까다롭거니 / 衣袖帶腥言語澁
보건대 그대는 진실로 바다 속 사람이다 / 看君眞是海中人

 

당초에 손발로 서매 그가 신인인데 / 當初鼎立是神人
그 짝은 해 뜨는 물가에서 좇아왔다 / 伉儷來從日出濱
백세의 혼인은 다만 세 가지 성이라 / 百世婚姻只三姓
전한 풍속과 말하는 것 보면 주진과 같다 / 遺風見說似朱陳

 

성주가 이미 망하매 왕자가 끊어졌고 / 星主已亡王子絕
신인의 사당도 거칠어 쓸쓸하다 / 神人祠廟亦荒涼
세시에는 아직도 부모를 멀리 생각하나니 / 歲時父老猶追遠
퉁소와 북으로 다투어 광양당에 베푼다 / 簫鼓爭陳廣壤堂

 

물길이 어찌 한갓 수천 리뿐일까마는 / 水路奚徒數千里
해마다 오고가매 전부터 잘 기억한다 / 年年來往飽曾諳
구름돛을 달면 문득 화살처럼 달리나니 / 雲帆掛却馳如箭
하룻밤 순풍이면 해남에 도착한다 / 一夜便風到海南

 

한라의 아득한 기운이 방사에 통하여 / 漢挐縹氣通房駟
구름같은 비단 물풀 사이에 나뉘어 흩어진다 / 雲錦離披水草間
한 번 호원이 감목한 뒤로부터 / 一自胡元監牧後
해마다 화류는 천한에 들어갔다 / 驊騮歲歲入天閑

 

오매와 대모와 검은 산호와 / 烏梅玳琄黑珊瑚
부자와 청피는 천하에 없나니 / 附子靑皮天下無
그 물산은 오직 동방의 부고일 뿐 아니라 / 物産非惟東府庫
정영은 모두 사람을 살리는 약에 든다 / 精英盡入活人須

 

큰 새우와 해월과 또 호산과 / 車螯海月與蠔山
거구와 문린 등 얼마나 많은가 / 巨口文鱗又幾般
해가 저물어 비린 연기가 향정을 덮으면 / 日暮腥煙羃鄕井
수우의 많은 배들은 생선을 싣고 돌아온다 / 水虞千舶泛鮮還

 

만 집의 귤과 유자가 가을 서리에 익으면 / 萬家橘柚飽秋霜
그것을 따서 대바구니에 넣고 큰 바다를 건넌다 / 採着筠籠渡海洋
대관이 받들어 붉은 섬돌에 올리면 / 大官擎向彤墀進
아직도 완완히 빛깔과 맛과 향기가 완전하다 / 宛宛猶全色味香

 

사군의 수레와 말이 빽빽하게 에워싸면 / 使君車騎簇長圍
꿩과 토끼와 사슴 등의 온갖 종류가 엎드린다 / 雉兎麏䴥百族披
바다 섬에는 다만 곰과 호랑이와 표범이 없어 / 海島但無熊虎豹
숲 속으로 다니거나 한데 자도 놀라거나 의심하지 않는다 / 林行露宿不驚疑

 

뜰 끝에서 풀을 베다가 전룡을 만나는데 / 庭除草際遇錢龍
술로서 빌고 향을 사르는 것은 바로 지방 풍속이다 / 祝酒焚香是土風
북쪽 사람이 놀라고 두려워하면 다투어 서로 웃나니 / 北人驚怕爭相笑
도리어 지네가 대통에 있을까 두려워한다 / 還恐吳公在竹筒

 

여염집 자제들은 상서에 놀아 / 閭閻子弟游庠序
지금도 음악과 글 외기에 교육을 즐거워한다 / 絃誦而今樂育多
넓은 바다에 왜 일찍이 지맥을 끊었던가 / 滄海何曾斷地脈
뛰어난 인재가 가끔 외과에 뽑히거니 / 翹材往往擢巍科
근원 없는 산 위의 신령스러운 못물은 / 頭無岳上靈湫水
가뭄도 말리지 못하고 비가 와도 불리지 못한다 / 旱不能枯雨不肥
벽력과 구름과 산기운이 갑자기 생겨나니 / 霹靂雲嵐生造次
노니는 사람으로 누가 감히 신위에 무람없으리 / 遊人疇敢褻神威

 

화탈도 서쪽의 물이 서로 치면 / 火脫島西水相擊
바람과 우레는 용솟음치고 성낸 물결은 높다 / 風雷噴薄怒濤高
만 섬의 바다미꾸라지가 곁으로 지나가면 / 萬斛海鰌傾側過
나그네의 생명은 기러기 털과 같다 / 行人性命若鴻毛

 

바람을 기다려 조천관에 머무러 있으면 / 候風淹滯朝天館
아내와 자식은 서로 보면서 술잔을 권한다 / 妻子相看勸酒盃
한낮이 되어 부실부실 가랑비가 뿌리나니 / 日中霡霂霏霏雨
알겠다 이것은 추어가 기운을 뿜어 오는 것이다 / 知是鰍魚噴氣來

[-D001] 성주(星主) : 

제주도의 특별한 벼슬이었는데 고려 말년과 조선 초기에 있었다. 그 곳 고씨(高氏)만이 할 수 있었는데, 뒤에 와서는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D002] 바다 미꾸라지[海鰌] : 

바다의 미꾸리라고도 하는데 그 크기가 고래의 몇 10 배나 된다고 옛 사람들은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