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관련기록

가경(嘉慶) 신유년(순조 원년, 1801) 유구(琉球)ㆍ중산국(中山國)등을 두루 구경하고

믿음을갖자 2022. 10. 21. 23:20

1801년 유구국은 유구와 중산국으로 분리 존재하였다

 

지봉집 9유구사신증답록(琉球使臣贈答錄신해년(1611, 광해군3) 연경(燕京) 갔을 때이다.

유구국 사신에게 주다. 근체시 14수〔贈琉球國使臣近體十四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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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성에서 우연히 서로 만나 / 相逢萍水帝城中
한번 보고 뜻이 통함을 알았다오 / 目擊從知意自通
서운 대궐에는 아침 패옥소리 울리고 / 金闕瑞雲朝佩響
달빛 아래 옥하엔 술동이가 비었어라 / 玉河明月夜尊空
해외의 건곤이 다르다 하지마소 / 休言海外乾坤別
하늘의 우로가 똑같음이 기쁘다오 / 却喜天心雨露同
남주에는 매화 소식이 빠르다 하니 / 聞道南州梅信早
봄빛을 기러기 통해 보내주실는지 / 肯將春色寄來鴻

 

머나먼 연운의 누대에서 한바탕 웃었나니 / 一笑燕雲萬里臺
뜨는 곳으로 돌아갈 그대가 부럽다오 / 羨君行色日邊回
중원의 땅은 남해에서 끝이 나고 / 中原地向南溟盡
가는 뱃길은 백월에서 시작되네 / 去路船從百越開

안개 짙은 귤포에는 비취새가 울고 / 橘浦煙深啼翡翠
비에 젖은 용계에는 양매가 익었으리 / 龍溪雨濕熟楊梅
동풍이 온화하여 파도가 잔잔한 때이니 / 東風入律波濤息
훗날에 행여 다시 사신으로 오실는지 / 爲問他年倘再來

용계(龍溪) 복건(福建) 있는 지명이다.

[-D007] 중원(中原) …… 시작되네 : 

백월(百越)’ 중국 남방에 사는 월인(越人)들의 총칭으로, 그들의 부락이 매우 많았기 때문에 백월이라 일컬으며, 또한 월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을 가리키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유구 사신이 배를  항구가 있는 복건성(福建省) 연안 지역을 가리킨다.  부분은 유구 사신이 사신의 임무를 마치고 연경을 떠나 귀국하는 노정 중에서 중국의 땅이 끝나는 남해이자, 배를  항구가 있는 복건성 연안 지역에 대해 말한 것이다. 참고로, 뒤에 실린 지봉의 〈후기[]〉에, “유구 사신 일행이 경술년(1610, 광해군2) 9월에 본국을 떠나 해로(海路)로 항해한  5일 만에 복건에 도착하였고, 복건에서 육로(陸路)로 7천 리를 가서 신해년(1611, 광해군3) 8월에 북경에 도착하였다.[庚戌九月離本國, 水行五日抵福建, 由福建陸行七千里, 辛亥八月達北京.]”라고 하고, 《지봉유설(芝峯類說) 2 〈제도부(諸國部) 외국(外國) 유구국(琉球國)》에, “유구국은 동남쪽 바다 가운데 있는데, 복건 매화소의 항구에서 배를 타고 7일을 가면 도착할  있다.[琉球國在東南海中, 自福建梅花所開洋, 七日可至.]”라고  것을 참고해 보면, 유구 사신이 귀국하는 노정은 연경에서 복건 연해에 있는 항구까지 육로로 가고, 복건 연해의 항구에서 유구국까지 해로로 항해해 돌아가는 것이다.

[-D008] 안개 …… 익었으리 : 

귤포(橘浦)’ 귤주(橘洲)라고도 하는데, 중국 호남(湖南) 장사시(長沙市) 서쪽 상강(湘江) 가운데에 위치한 지역으로, 지금은 귤자주(橘子洲)라 불린다. ‘용계(龍溪)’는 중국 복건성 장주(漳州)에 있는 지역 이름이다. 양매(楊梅)’ 소귀나뭇과의 상록 활엽 교목으로,  열매가 빨갛고 크기가 탄알만한데 5 중에 익으며, 맛이 달고  것이 매실(梅實) 같으므로 양매라 한다. 열매는 식용하고 껍질은 물감으로 쓴다.  부분은 유구 사신이 귀국길에 중국 남방의 안개가 짙게 끼고 비가 많이 오는 귤포와 용계 지역을 거쳐  것이므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

 

그대가 장기 바닷가에 산다 하니 / 聞說君居瘴海
하늘 닿는 파도 가없이 펼쳐지겠소 / 拍天鯨浪闊無津
강역이 오랫동안 탐라 가까웠으니 / 封疆久與耽羅
풍속은 틀림없이 낙월과 비슷하리라 / 風俗應將駱越親
남극의 성신은 일천 섬을 비추고 / 南極星辰千島曙
북산의 화초는 사시사철 봄빛일세 / 北山花卉四時春
교린의 오랜 우호 생각해야 할지니 / 交隣舊好須相念
이역에서의 만남을 어찌 꺼릴쏜가 / 異域何嫌識面新

유구국은 우리나라의 탐라(耽羅) 매우 가깝다고 하고, 북산(北山) 유구국에 있는 지명으로 지기(地氣) 몹시 따뜻하다 하기 때문에 이렇게 운운한 것이다.

[-D010] 풍속은 …… 비슷하리라 : 

낙월(駱越)’은 옛날 백월(百越)의 하나로, 지금의 중국 남방에 위치한 운남(雲南), 귀주(貴州), 광서(廣西) 일대에 살았다. 유구국이 남쪽 바다에 위치하고 있어 중국의 남방에 살았던 낙월과 가까우므로  풍속도 비슷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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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012] 북산(北山) …… 봄빛일세 : 

북산 유구국에 있는 지명으로, 유구 본도(本島) 북산, 중산(中山), 남산(南山) 3 지방으로 나뉘어 있다. 참고로, 유구국은 예전에는  지역이 작은 영토로 나뉘어 아지[按司]라는 지도자가 통치하였는데, 이들 아지들이 점차로 병합 확장하여 14세기 중반에 와서는 유구 본도에 3개의 작은 국가,  북산국, 중산국, 남산국을 수립한다.  시기를 삼산(三山) 시대라 부른다. 이후 1406년 유구 내륙의 작은 아지 출신인 사소(思紹)가 중산을 공격하여  왕을 축출하고 스스로 왕위에 올랐고, 사소의 뒤를 이은 중산왕 상파지(尙巴志)가  전체를 통일하여 유구왕국을 수립하였다. 《하우봉 , 朝鮮과 琉球, 아르케, 1999, 13~16쪽》 유구국이 남방에 위치하고 있어 날씨가   내내 봄철처럼 따뜻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아득한 바다 가운데 무더운 섬나라 / 炎鄕杳在海中間
예로부터 풍연이 백만과 닿았다오 / 從古風煙接百蠻
지세는 용백국을 웅장히 마주하고 / 地勢雄臨龍伯國
파도 위론 제령산이 우뚝이 솟아 있도다 / 溟濤屹立濟靈山
경초로는 예전부터 곱디고운 파초가 있었고 / 輕綃久識芭蕉細
기물로는 일찍부터 윤기 나는 대모가 있었네 / 異貨曾聞玳瑁斑

돌아갈 황은의 성대함을 터이니 / 歸去應知皇澤厚
유쾌하게 봄빛 따라 함께 귀국하리라 / 好隨春色一時還

제령산(濟靈山) 유구국에 있는 이름이다. 파초포(芭蕉布) 대모(玳瑁) 바로 유구국의 토산물이다.

[-D014] 아득한 …… 닿았다오 : 

원문의 염향(炎鄕)’ 몹시 더운 고장이란 뜻으로, 유구국을 가리킨다. ‘풍연(風煙)’ 바람과 안개를 뜻한다. ‘백만(百蠻)’은 고대 남방(南方)에 살던 소수 민족의 총칭이고, 또한 백만이 살던 지역을 이른다. 무더운 섬나라 유구국이 남쪽 바다에 있으므로 예로부터 바람과 안개가 중국 남방의 백만과 닿았다고 말한 것이다.

[-D016] 경초(輕綃)로는 …… 있었네 : 

경초 가벼운 깁이라는 말이다. ‘파초(芭蕉)’ 파초포(芭蕉布), 파초에서 뽑아낸 실로  베이다. ‘대모(玳瑁)’ 거북의 등껍질로, 관자(貫子), 비녀 등의 장식품을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 파초포와 대모는 모두 유구국의 특산물이다. 참고로,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180 〈교빙고(交聘考) 10 역대각국교빙(歷代各國交聘) 조선(朝鮮)〉에 선조(宣祖) 33년(1600)에 유구국 중산왕(中山王)의 세자(世子) 상녕(尙寧)이 사신 장사(長史) 정도(鄭道) 등을 통해 자문(咨文)을 보내어 본국 하지사(賀至使) 한덕원(韓德遠)의 편에 부쳐 왔는데, 일본 관백(關白) 평수길(平秀吉)이 죽은 것을 겸하여 하례하고 이어 토하포(土夏布)ㆍ파초포  20필과 배초(排草) 20근을 보내왔다고 하였다.

 

사명을 받들고 해외국에서 오면서 / 銜命來從海外天
역로에 산천을 얼마나 지나오셨소 / 驛程行盡幾山川
황가에서 수레와 문자 통일한 때이고 / 皇家一統車書日
사신들이 함께 예악을 보는 해라오 / 使節同觀禮樂年
땅의 바람서리는 붓에서 일어나고 / 燕地風霜春筆下
절강의 안개비는 저녁 돛배에 내리겠지 / 浙江煙雨暮帆前

작별한 서로 그리는 마음이 있어 / 遙知別後襟期在
밤마다 틀림없이 조각달이 걸리리라 / 夜夜分明片月懸

[-D020] () 땅의 …… 내리겠지 : 

유구 사신이 사신의 임무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북방에 있는 연경(燕京) 주변 지역에서는 풍상(風霜) 몰아치는 봄철의 풍광을 시로 읊으며 지나갈 것이고, 남방에 있는 절강(浙江) 연해 지역에는 안개비가 자주 내리는 풍광을 보며 지나갈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불바다가 아득히 대황에 이어지니 / 火海茫茫接大荒
나무배에 의지해 진량을 삼는다오 / 秪憑刳木作津梁
파도 속의 일월은 봉역을 환히 열고 / 波間日月開封域
변방 밖의 산하는 직방에서 빠졌도다 / 徼外河山漏職方
땅은 주향이 나오니 공물에 채우고 / 地產珠香充貢篚
몸은 옥백을 받드니 반열에 끼었네 / 身將玉帛側班行
사신이 돌아가면 사람들에게 말하리라 / 使歸定向居人道
지금 중국에 성스런 황제가 계시다고 / 中國于今有聖皇

[-D025] 땅은 …… 채우고 : 

주향(珠香)’ 구슬과 향을 이른다. 원문의 공비()’ 《서경》 〈우공(禹貢)〉에, “공물은 옻과 생사이고, 광주리에 담아서 바치는 폐백은 무늬 있는 직물이다.[厥貢漆絲, 織文.]”라고  데서  말로, 전하여 공물(貢物) 뜻으로 쓰인다. 유구국에서 토산물인 구슬과 향료를 명나라에 조공(朝貢)으로 바친다는 뜻이다. 참고로, 조선 시대  유구와 교류하면서 유구에서 조선으로 보내온 물품을 살펴보면, 약재, 향류, 직물류, 공예품 등이 있었는데, 그중 향류로는 단향(檀香), 침향(沈香), 목향(木香) 등이 있고, 구슬로는 대모(玳瑁), 남만유리(南蠻琉璃) 등이 있었다. 《하우봉 , 朝鮮과 琉球, 아르케, 1999, 149~152쪽》

 

박초풍이 불어오매 바다 기운 비릿한데 / 舶趠風來海氣腥
교룡  위로 어둑어둑 비가 오누나 / 蛟龍窟上雨冥冥
그늘진 절벽엔 시월에도 매화가 하얗고 / 陰崖十月梅花白
굽은 언덕엔 삼동 내내 여지가 푸르러라 / 曲岸三冬荔子靑

동쪽 끝이라 양곡의 해가 먼저 보이고 / 東極先看暘谷日
남쪽 바다라 노인성이 굽어본다오 / 南溟俯瞰老人星
우리 만남은 전생의 인연 덕분이니 / 相逢自是前緣在
기이한 얘기 지금 모두 들을 만하구려 / 異說如今儘可聽

[-D029] 그늘진 …… 푸르러라 : 

원문의 ‘여자(荔子)’는 여지(荔枝)로, 남방에 나는 과일 이름이다. 유구국이 남방에 위치하고 있어 기후가 따뜻하므로 시월에 매화꽃이 하얗게 피고, 겨울에 푸른 여지가 달려 있다고 말한 것이다.

 

오만관에서 처음 만나 함께 담소 나누니 / 傾蓋烏蠻笑語同
마음으로 친해져 상서의 통역 필요 없었다오 / 心親不待象胥通
나그네 시름에 연산의 밤달을 마주했고 / 羈愁夜對燕山月
고향 생각은 해교의 봄바람을 따라가리라 / 鄕思春隨海嶠風
땅은 파도 아래로 들어가니 상하가 모호하고 / 地入波濤迷上下
하늘엔 성두가 걸리니 동서가 분별되네 / 天懸星斗辨西東
그대는 달고 편안하게 돌아가리니 / 知君掛席歸程穩
흥취가 허무를 가리키는 있겠구려 / 興在虛無指點中

 

일찍이 여지지에서 상고하여 / 曾從輿地誌中參
풍속이며 산천을 알고 있었다오 / 風俗山川已熟諳
일월은 해내와 해외를 나란히 비추고 / 日月竝明天內外
파도는 해동이며 해남에 막힘없이 통하네 / 波濤不隔海東南
리의 무더운 수륙 노정 몹시 험난했고 / 間關水陸炎程萬
번의 통역을 거치며 온갖 고생 겪었구려 / 辛苦梯航象譯三
오늘 우연한 만남 참으로 다행스러우니 / 邂逅今朝眞自幸
사신이 돌아가면 후일의 기담거리 많으리라 / 使還他日足奇談

 

신선은 본디 해중에 거처하니 / 神仙本自海中居
남두 별자리가 태허에 빛난다오 / 南斗星躔切太虛
바람은 서불의 나라에 오가고 / 風汛往來徐巿
산천은 축융 땅에서 출몰하도다 / 山川出沒祝融墟
백일에 있는 나무는 상역에 이어지고 / 樹浮白日連桑域
청천에 치솟는 파도는 미려로 들어간다오 / 浪蹴靑天入尾閭
어이하면 그대 따라 가벼운 띄우고 / 安得隨君輕棹去
서로 함께 봉래 찾아 고래를 탈거나 / 共尋蓬島跨鯨魚

 

석목진이 아스라이 바다에 이어지는데 / 析木津連積水
다행히도 사신들이 중화에 모였구려 / 幸逢冠蓋會中華
누선은 풍이의 굴을 멀리서 건너왔고 / 樓船遠涉馮夷窟
사신은 해객의 뗏목을 타고 왔도다 / 使節來乘海客槎
만리 땅에서 연북의 눈을 밟았고 / 萬里踏殘燕北雪
이년 동안 일남의 꽃이 피고 졌으리 / 二年開盡日南花
사람이 태어나면 모두 형제인데 / 人生落地皆兄弟
하물며 거서를 같이하는 일가임에랴 / 況値車書共一家

[-D047] 이년 …… 졌으리 : 

일남(日南)’ 태양의 남쪽이란 말로, 남방에 위치한 유구국을 가리킨다. 뒤에 실린 지봉의 〈후기〉에, “유구 사신 일행이 경술년(1610, 광해군2) 9월에 본국을 떠나 해로(海路)로 항해한  5일 만에 복건에 도착하였고, 복건에서 육로(陸路)로 7천 리를 가서 신해년(1611, 광해군3) 8월에 북경에 도착하였다.”라고 하였는데, 이것을 의거해 보면 유구 사신이 사명(使命) 받들고 고국을 떠난  2년의 세월이 지났으므로 고국의 꽃들이  차례 피고 졌을 것이라고 말한 듯하다.

 

남쪽 바다 가운데 약목의 서쪽이니 / 漲海之中若木西
봉역이 예로부터 조제와 가깝다오 / 提封自昔近雕題

땅은 남기에 닿아서 성신이 크고 / 地窮南紀星辰大
하늘은 동해에서 트여 일월이 낮도다 / 天豁東溟日月低
산에는 기이한 새가 나오니 취우가 넉넉하고 / 山出異禽饒翠羽
물에는 신령한 짐승이 사니 문서가 풍부하네 / 水藏靈獸富文犀

펼치면 장쾌한 순풍을 맞을 터이니 / 揚帆會得長風便
발아래 파도에도 헤매지 않으리 / 脚下洪濤路不迷

[-D050] 남쪽 …… 가깝다오 : 

유구국 동남쪽 바다에 위치한 섬나라이므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 원문의 창해(漲海)’ 남해(南海)  이름으로, 《구당서(舊唐書) 45 〈지리지(地理志) 4〉에, “남해는 해풍현 남쪽 50리에 있으니,  창해로 끝없이 아득하다.[南海在海縣南五十里, 卽漲海, 渺漫無際.]”라고 하였다. ‘약목(若木)’ 전설상의 신목(神木)으로, 해가 지는 서쪽에 있다 한다. 《산해경(山海經) 12 〈대황북경(大荒北經)〉에, “대황 가운데 형석산, 구음산, 형야지산이 있다.   위에 붉은 나무가 있는데 잎은 푸르고 꽃은 붉으니, 약목이라 부른다.[大荒之中, 有衡石山、九陰山、泂野之山, 上有赤樹, 靑葉赤華, 名曰若木.]”라고 하였다. 조제(雕題)’는 칼로 이마에 문신을 새겨 넣는다는 뜻으로, 고대에 남방의 소수민족 사이에 유행했던 풍속인데, 여기서는 남만(南蠻)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초사(楚辭) 〈초혼(招魂)〉에, “조제와 흑치는 인육을 얻어 제사를 지내고  뼈로 젓을 담근다.[雕題黑齒, 得人肉以祀, 以其骨爲醢些.]”라고 하였다.

[-D052] 산에는 …… 풍부하네 : 

유구국의 토산물에 대해 말한 것이다. ‘기이한  유구국에서 생산되는 비취새, 공작새 등을 가리킨다. 취우(翠羽)’ 비취새의 깃털을 이르는 말로, 장신구나 공예품의 재료로 쓰였다. ‘신령한 짐승 유구국에서 생산되는 수우(水牛),  물소 가리킨다. ‘문서(文犀)’ 무늬 있는 수우각(水牛角) 이르는 말로, 활을 만들거나 혁대를 만드는 재료로 쓰였다. 참고로, 조선 시대  유구에서 조선으로 들어온 물품 중에는 공작우(孔雀羽), 취우 등의 특산품과 수우각, 서각(犀角), 상아(象牙) 등의 각류(角類)가 있었고, 물소, 공작, 앵무새, 원숭이 등의 진귀한 동물이 들어오기도 하였다. 《하우봉 , 朝鮮과 琉球, 아르케, 1999, 149~164쪽》

 

익히 중역 통해 천자를 알현했으니 / 慣憑重譯覲天王
유구의 국호가 당나라에서 비롯됐다오 / 國號流求肇自唐
천고의 산천은 향으로 경계를 이루고 / 千古山川香作界
지방의 백성은 바다로 고향을 삼도다 / 一方民物海爲鄕
고래가 뿜어대니 언제나 비가 오고 / 鯨鯢噴水恒成雨
귤과 유자는 겨울 내내 서리를 맞지 않누나 / 橘柚經冬不見霜
성화가 지금 원근의 차이 없으니 / 聖化秪今無遠邇
문교가 궁벽한 변방까지 미치리라 / 想看文敎洽窮荒

유구(流求)라는 국호(國號) 한창려(韓昌黎) 〈정 상서를 전송하는 서〔送鄭尙書序〕〉에서 처음으로 보인다. 《능엄경(楞嚴經)》에향진(香塵)으로 인하여 생기므로 향진으로 경계를 삼겠느냐?〔因香所生 以香爲界〕라고 하였다.

[-D053] 유구(流求) …… 비롯됐다오 : 

유구(流求)’ 유구(琉球) 통용된다. ()나라 한유(韓愈) 송정상서서(送鄭尙書序)〉에, “영남(嶺南) 해외 잡국으로는 탐부라, 유구, 모인, 이단 등의 나라 임읍, 부남, 진랍, 우타리 등과 같은 나라가 있다.[其海外雜國, 浮羅、流求、毛人、夷亶之州, 林邑、扶南、眞臘、于陀利之屬.]”라고 하였는데, 지봉이  한유의 글에 의거하여 유구라는 국호(國號) 당나라 때에 비롯되었다고  것이다. 《韓昌黎文集 21 送鄭尙書序》 참고로, 《수서(隋書)》 권81에 〈동이(東夷) 유구국열전(流求國列傳)〉이 실려 있는데, 이것으로 미루어 볼 때 유구의 국호가 중국 역사에 나타나는 것은 당나라 이전의 일이니, 지봉이 여기에서 당나라 때 처음 보인다고 언급한 것은 착오가 있는 듯하다.

[-D054] 천고(千古) …… 이루고 : 

원문의 향작계(香作界)’ 《능엄경(楞嚴經) 3에서 비식계(鼻識界) 대해 논하면서 아난아, 너는 평소에 밝힌 대로 비근(鼻根) 향진(香塵) 인연관계를 이루어 비식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렇다면  비식은 다시 비근으로 인하여 생기므로 비근으로 비식의 경계를 삼겠느냐? 아니면 향진으로 인하여 생기므로 향진으로 비식의 경계를 삼겠느냐?[阿難! 又汝所明, 鼻香爲緣, 生於鼻識. 此識爲復因鼻所生, 以鼻爲界? 因香所生, 以香爲界?]”라고  데서  말인데, 여기서는 단장취의(斷章取義)하여 유구국에서 단향(檀香), 침향(沈香), 목향(木香) 등의 향류(香類)를 많이 생산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천고토록 오래된 유구국의 산천은  생산되는 향으로 경계가 구분된다는 말이다.

 

더운 변방의 인가가 그대 고향이니 / 炎徼人煙是故園
만리 이역의 봄바람이 귀로를 이끈다오 / 東風萬里引歸軒
물가의 푸른 풀잎엔 봄빛이 일렁이고 / 湖邊靑草春光動
영외의 누런 띠풀엔 장기가 자욱하리 / 嶺外黃茅瘴氣昏
길은 칠민에서 다하여 바다만 아득하고 / 路盡七閩惟有海
하늘은 남극과 잇닿아 땅이 없는 듯하네 / 天連南極欲無坤
저무는 연산 객지에서 서글퍼하노니 / 客中惆悵燕山夕
한없는 석별의 정에 말씀 드리겠소 / 多少離情贈一言

[-D058] 길은 …… 아득하고 : 

‘칠민(七閩)’은 고대에 중국 복건성(福建省) 일대에 있었던 소수 종족 또는 나라의 이름으로, 《주례(周禮) 〈하관(夏官) 사마 (司馬下) 직방씨(職方氏)〉에, “직방씨는 천하의 지도를 관장하고 천하의 땅을 관장하여,  방국, 도비, 사이, 팔만, 칠민, 구맥, 오융, 육적의 인민을 분별한다.[職方氏掌天下之圖, 以掌天下之地, 辨其邦國、都鄙、四夷、八蠻、七閩、九、五戎、六狄之人民.]”라고  데서 보인다. 유구 사신의 귀국할 여정 가운데 복건성에서 육로가 끝나고 그곳에서 배를 타고 아득히 펼쳐진 바다를 건너가야 하므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

 

삼가 수창하여 조선 대사에게 전별의 뜻으로 공경히 드리다〔奉酬贐敬朝鮮台使〕유구 사신(琉球使臣) 채견(蔡堅)

해외에서의 상면은 기이한 만남이니 / 海外覿面是奇逢
한번 보고 포용해줄 어찌 알았으랴 / 知一見卽包容
끝없는 황은은 다함께 고루 입었지만 / 皇恩浩蕩均霑被
화려한 주옥은 홀로 많이 얻었구려 / 珠玉淋漓我獨深
빼어난 재략은 아무도 짝할 없고 / 長才偉略靡雙匹
나라 위한 계책은 천하에 으뜸이로세 / 幹國謀王第一人
감사하는 이내 마음 참으로 잊으리니 / 予心感佩眞忘寐
훗날 다시 가르침 받기를 기다리겠소 / 耑竢他年敎復臨

삼가 조선 대사에게 전별의 뜻으로 드리다〔肅勤申贐朝鮮台使〕유구 사신 마성기(馬成驥)

요의 하늘과 순의 태양이 지방을 비추니 / 堯天舜日照遐方
바다 건너고 넘어 황제 나라에 조회 왔네 / 航海梯山來帝邦
천하의 나라들이 기약 없이 모였으니 / 不期而會天下國
혈기 가진 모든 생령 빠짐없이 복종하도다 / 凡有血氣悉稱降
우리가 만난 것은 뜻밖의 일이지만 / 邂逅相遇雖萍水
전생 인연 덕분이지 우연이 아니라오 / 前緣夙定非偶然
그대의 가르침을 진실로 바랐더니 / 喜承晤敎固所願
어느덧 동남으로 나뉘어 돌아가는구려 / 倏爾東南兩分還

 

[-C001] 유구사신증답록(琉球使臣贈答錄) : 

지봉이 1611년(광해군3) 가을에 ()나라 조정에 왕세자의 면복(冕服) 내려주기를 청하기 위해 동지사 주청사(冬至使兼奏請使) 부사(副使) 차출되어 명나라에 갔을 연경(燕京)에서 유구국(琉球國) 사신 채견(蔡堅) 마성기(馬成驥) 만나 유구 사신에게 지어 근체시(近體詩) 14, 유구 사신이 화답한 2, 유구 사신에게 사례하여 지어 1, 그리고 그들과 문답(問答) 내용 등을 기록한 책이다. 말미에는 섬라국(暹羅國) 사신과 만나 섬라 사신에 지어 2, 섬라국 사신 섬라국에 대한 특징 등에 대한 기록을 덧붙여 두었다. 당시 사행단의 정사(正使) 이상의(李尙毅), 서장관은 황경중(黃敬中)이었다. 《光海君日記 4 6 7日》 《東州集 6 先考……府君行錄》 참고로, 유구국은 오늘날 일본의 오키나와에 세워진 왕조이고, 섬라국은 오늘날 태국에 세워진 왕조이다. 《지봉유설(芝峯類說) 2 〈제국부(諸國部) 외국(外國)〉에 나라가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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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세유표 2 / 동관 공조(冬官工曹) 6

사관지속(事官之屬)

 

전환서(典圜署): 제조 1, 주부 중사 2, 봉사 하사 2.

서리 2, 조례 8.

 

전환서란 주전소(鑄錢所)이다. 옛적에 구부환법(九府圜法)이라 것은 모두 만드는 것을 이른 것이다. 지금 만드는 일은 모두 영문(營門)에서 하는데, 제도가 만에 하나도 같지 않아서, 혹은 크고 혹은 작으며, 혹은 두껍고 혹은 얇다. 글자가 흐릿하고 분명치 못하여, 우둔(愚鈍) 백성은 사사로 주조한 것과 분별해낼 수가 없다. 하물며 () 재료를 조합하면서 거칠고 약한 물건을 섞으므로, 손에 닿는 대로 부서져서 능히 10년을 견디어내지 못한다. 이것도 또한 이용감에서 중국의 주전법(鑄錢法) 배워 모두 전환서에서 주조할 것이다.

환법은 본디 경중이 있는데, 경중은 가벼운 돈과 무거운 돈을 말한다. 만약 돈을 1 꿰미 주조할 때에 무게를 닢으로 같으면 1 꿰미만 주조해도 작은 1 꿰미에 해당하며, 무게를 닢으로 하면 100꿰미만 지어도 중간 1 꿰미에 해당된다. 그렇게 하면, 주조하는 데에 공비가 줄고 유통하는 데에 계산하기가 편리할 아니라, 닢이 두꺼워서 오래도록 견딜 것이니 이것이 경중의 본법(本法)이다. 지금 천하 만국에 은전(銀錢)ㆍ금전(金錢) 있고, 은전ㆍ금전 중에 대ㆍ중ㆍ소 3층이 있다.

나주 흑산도 사람 문순득(文淳得) 가경(嘉慶 : 淸仁宗의 연호, 1796~1820) 신유년 겨울에 서남(西南) 바다에 표류하여, 유구(琉球)ㆍ중산국(中山國)ㆍ영파부(寧波府)ㆍ여송국(呂宋國)ㆍ안남국(安南國)을 두루 구경하고 광동(廣東) 향산(香山) 모퉁이에 이르러 해외 여러 나라 큰 장사치들을 많이 보았는데, 그들이 사용하는 돈이 대개는 이와 같았다고 하였다. 지금의 동전 무게로써 은전 닢을 주조하여 동전 50 당하고, 은전 무게로써 금전 닢을 지어서 은전 50 당하게 하되, 대ㆍ중ㆍ소 3층이 있도록 하면, 3종류의 금속이 9종류의 돈으로 되는바 참으로 9부환법이라 있겠다.

참고 : 가경(嘉慶신유년(순조 원년, 1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