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23. 13:24ㆍ백두산
농암집 제11권 / 서(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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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명에게 답함 을축년(1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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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17일에 보낸 편지를 받고 부모님을 모시는 자네의 근황이 편안하고 좋다는 것을 알게 되어 걱정스럽던 마음이 진정 위로되었네. 더구나 자네의 멋진 화산(華山) 유람이 눈앞에 선하여 내 정신을 그리로 치달리게 하니, 내가 있는 이 성산(盛山)이 해변에 있다는 것도 잊었네.
여기에 와 보니 인적 없는 큰 사막이 정말 장관이나 수천 리 넓은 곳에 경기(京畿)의 좋은 경치와 비슷한 강물 하나, 산 하나도 없네. 경흥(慶興)에 백악(白嶽)이란 산이 있는데 북쪽 지방 사람들이 “이보다 더한 명산은 없다.”고 말한다네. 그래서 내 얼마 전에 한번 위험을 무릅쓰고 깊숙이 들어가 보았네만, 몇몇 봉우리들이 바위를 이고서 상당히 높이 솟아 있는 것 빼고는 당최 도봉산, 관악산의 손자뻘도 못 되었네. 단지 먼 변방 사람들이 견문이 적기 때문에 그 정도를 가지고 기이하게 여기는 것뿐이니, 이는 진정 우물 안 개구리 같은 견해로서 손뼉 치며 웃을 만한 일이네.
내일 아침에는 또 칠보산(七寶山)에 가 볼 예정인데 그곳은 과연 어떠할지 알 수 없네. 많고 많은 사연을 다 적지 못하네. 오로지 몸조심하기를 바랄 뿐이네.
ⓒ 한국고전번역원 | 송기채 (역) | 2001
答敬明 乙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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昨得十七日書。憑審侍況安勝。慰釋良深。況華山勝踐。歷歷如在目前。令人神馳。不覺盛山之屬海堧也。此來絶跡大漠。固足爲壯游。而數千里間。無一流峙髣髴於神甸諸勝。慶興有所謂白嶽者。北人稱爲無上名山。頃嘗冒險迂入。則數峰戴石。稍自巉秀。而曾不足爲道峰冠嶽兒孫。特荒裔之區。人少所見。故以此爲奇耳。此眞井蛙之見而可以拊掌也。明早。又作七寶行。未知此果何如耳。千萬不究。只希眘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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